평소에는 거의 읽지 않는 자기계발서. 자기계발서적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그런 내용들을 현실 속에서 꾸준히,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에 독자들에게 그 실천에 대해 강조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굳이 챙겨 읽어야 하는 장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더 늦기전에 깨달아야 할 것들』은 '지금 즉기 행복해질 수 있는 31가지의 깨달음'이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이 행복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 역시 자기계발서의 틀 안에 존재하기에 자신 안에서 행복을 찾을 것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 다루고 있는 테마가 성공이나 가시적인 발전이 아니기에 조금을 다른 접근법을 택하고 있었다.

 저자는 책 속에서 몇 년 전 불었던 아침형 인간 열풍, 최근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 언제나 강조되고 있는 독서 등에 대해서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우리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위의 방법들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의 현재에서 행복을 느끼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이 책에서 행복에 대해 설명하는 전제가 되며, 인상적으로 다가온 내용 중 하나였다.

 책의 내용 중에는 '선택', '목표와 목적', '기부' 등을 다루는 부분이 있다. '선택'의 문제를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한 개인의 어떤 선택에 대해서 여러 그 개인만이 개인을 둘러싼 여러 요소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부분은 특히 흥미로웠다. 보통 누군가의 선택에 대해서 결국 선택을 한 것은 그 사람이기 때문에 선택을 행한 개인에게 최종적인 책임을 지우려 한다. 그런데 저자는 선택이라는 것이 전적으로 개인의 의지의 산물은 아니므로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 혼자 자책할 필요는 없음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 부분이 꽤 재미있게 읽혔다.

 '목표와 목적'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사람들은 인생의 목표와 목적을 혼동한 나머지 목표를 목적으로 착각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마치 인생을 다 살아버린 것인 양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잃고 방황한다.'라고 하는 구절이 나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업을 갖고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살고 싶다는 목표만을 좇아 살고 있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구절이 아닌가 싶었다. 목표가 아닌 목적을 갖고 산다면 그 과정에서 좌절을 겪는다 해도 더 잘 이겨낼 수 있고 더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기부'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에는 스스로의 삶을 넘어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개인의 행복과 모두의 행복을 연결지어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실천한다면 나 자신의 행복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고 사소한 것들 사이에 있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전체적인 흐름이다. 그런 흐름의 끝에 개인의 행복과 모두의 행복을 연관 짓는 코드로 기부를 선택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거창하게 생각되는 기부라는 것도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소소하게 실천할 수 있고, 그것이 나 자신의 행복과도 이어져 있음을 인식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읽으며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평소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가져보기도 하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소소한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출판계 종사자였던 저자의 내공을 볼 수 있게 문학에서 인문학까지 여러 책들의 내용이 인용되어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읽을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