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지음

시공사

 

유럽 각지의 공연장, 페스티벌 오페라 하우스를 다니며 소개해준

클래식 이야기가 나를 설레게 했다.

멋진 사람, 낭만적이고, 지적인 사람, 나도 저런 여행을 해보고싶

다.

이 책은 클래식 음악 해설서도 아니고 명반 가이드북도 아닌 한

남자의 음악과 음반에 대한 편력기라 하였다.

2003년 6월 레코드 가게를 낸 정신과 의사 박종호님은

조용히 앉아 음악을 듣고 책도 읽고 차를 마시며 점원들과

음악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꿈의 가게 '풍월당'

이라는 레코드점을 내었다.

책속에는 흥미로운 클래식 이야기가 듬뿍들어있다.

클래식을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꼈던 내게 좋은 지침서가 되어주었

다. 책 사보느라 늘 주머니돈이 넉넉하지 않은 내게 음반의 유혹은

몹쓸 병이된다. ㅠ.ㅠ

 

책속 밑줄

*슈베르트는 진정으로 피아노를 사랑한 사람이었다. 그는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의 피아노를 가져본 적이 없었지만 최고의 피아노곡

소나타 제21번을 남겼다. 자신과의 위대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슈베르트 가곡집 겨울 여행은 크바스토프가 연주한것이 있는데

연주는 그가 원하듯이 뛰어난 음성과 연주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

이다. 기교가 화려하지도 않고 감정이 크게 드러나지도 않지만 그의 노래에는 인품이 묻어있다. 소리는 온화하며 귀족적인 스타일이

다. (.....작품해설을 어찌나 멋지게 써놓으셨는지 홀딱반해서 듣고

싶은마음에 심장이 벌렁벌렁거렀다.)

 

*불후한 생애를 살았던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는 제노바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항구에서 하역에 관한 사업을 하는 사람

이었다. 그는 음악을 좋아했지만 아들에게 체계적인 음악을 가르칠

정도는 아니었다. 파가니니의 교사는 오케스트라의 아마추어나

구두공, 재봉사, 도금장이,목수, 식료품상 같은 사람들이었다.

파가니니는 그런 틈에서 음악적 기술과 지식을 연마해 나갔다.

악기를 다루는 재주가 탁월해 일곱살 때 공개연주를 했고 10대에는

유렵에 연주여행을 다녔다.

파가니니는 바이올린 연주 기교로 많은 관객들을 깜짝놀라게 했는

데, 어려운 기교는 입소문을 타고 파가니니가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넘긴 대가로 악마의 기교를 얻었다는 소문이 퍼졌고,

많은 이들은 그것을 믿었다. 그런데 그 소문은 그가 만들어 냈다는

설도 있어 현시욕과 명예욕이 강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제노바 시청에 있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은 1년에 단 한번, 방탄

진열장에서 나와 그 전설적인 소리를 세상에 낸다. 해마다 10월에

열리는 제노바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파가니니를 계승하는

우승자가 시청의 과르네리로 영광의 수상 공연을 하게 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