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회사를 다니며 마케팅에 대한 공부는 깊게 하지 못했다. 마케팅에 아무런 지식이 없었기에 취업이 어려울 줄 알았다. 하지만 콘텐츠 작성이 주가 되었기에 그런 지식 보다 글쓰기 능력 때문에 취업이 됐다. 고객이 원할 만한 글을 쓰는 게 주된 업무였다. 분명 마케팅을 알고 계획을 해서 쓰는 것과 막무가내로 글을 쓰는 것은 다르다 생각했다. 책을 참고하기보다는 실무를 통해 그동안 해왔던 회사의 로직에 맞춰 일하게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본 보다 요령에 의지해 콘텐츠를 작성했다. 제대로 된 자료를 보내오는 클라이언트는 없었다. 이미 계약부터 문제가 있었다. 왜 회사에서 창작 전공자를 찾았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일을 하면서 나름 마케팅 책들을 찾아 읽었지만 확 와닿는 책들이 없었다. 실무 위주로 일을 했기에 어떤 이론이 내 업무들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이해하기에는 비전공자라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며 다니던 마케팅 회사는 건강 악화와 함께 작별을 고했다. '이제 마케팅은 안녕~'이라 생각했지만 모든 일에 엮인 마케팅의 중요성을 회사를 나와 알게 됐다. 마케팅 회사에서 일을 할 때보다 더 꾸준히 마케팅 서적을 읽게 된 것이 아이러니하다. 여러 권의 마케팅 서적을 접했고, 이번 책은 그동안 읽은 책들을 포괄하는 내용을 다룬 책이었다. 마케팅 대부분을 다루기에 '정석'이라는 제목을 지은 것 같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는 제목이라 낯선 저자임에도 신뢰가 갔다. 

 

  총 9장으로 구성하여 '마케팅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을 위한 실무서'라는 부제에 부끄럽지 않게 튼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떤 책은 이론에 집중해서 실무에 응용하려면 나 같은 비전공자들에겐 난감할 때가 있는데 사례 중심의 구성은 그 점을 보완한다.

 

  마케팅 전반에 대해 공부를 하며 실무에도 활용할 수 있는 책이다. 마케팅을 이제 막 접하는 이들이나 마케팅 개념이 잡혀 있지 않은 이들이 참고하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마케팅은 익숙한 듯 어렵게 기업을 움직인다. 정석을 잘 알아두면 앞으로의 포석에도 대비할 수 있듯이 마케팅의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책이며 기본을 잘 갖춘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새 천년의 첫날 연세대학교 교정의 윤동주 시비 앞에서 시를 쓰겠노라 다짐하던 시절을 떠올린다. 문예창작과에 들어가기 전까지 제대로 된 시집 한 권도 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송시라며 외울 수 있던 시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였다. 중고교 시절 그렇게 국어 과목 시에서 죽을 썼어도 사랑했던 윤동주 시인의 시. <서시>와 <별 헤는 밤>,<자화상>은 타자 연습 때문에 자의적으로 가장 많이 타이핑했던 시가 아닐까? 작사 때문에 전공을 선택하고 과목이 없음에 시를 선택한 기반에는 그런 정서가 내게 은연중에 새겨졌으리라.

 

  그토록 사랑한 시인이기에 전집은 물론 그의 시에 언급된 시인들의 시집도 읽었다. 뭐 그렇다고 외울 정도로 사랑한 시인은 없었으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만난 것은 나름의 수확으로 기억한다.

 

  동주 다이어리는 윤동주 시인의 시와 글들은 물론 그가 사랑한 시인들의 시들을 만나며 5년간 기록을 할 수 있다. 연도가 정해지지 않았기에 기록은 쓰는 사람의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길게 쓰려 한다면 1년으로 끝낼 수도 있으나 부담 없이 주어진 칸에 그날의 단상을 적어가며 5년을 기록하길 추천하고 싶다.

 

  약 5일마다 만나게 되는 윤동주 시인의 시와 그가 사랑한 시인들의 시를 5년간 만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초반부에 나오는 윤동주 시인 관련 자료들은 그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놓치기 싫은 순간을 만들어 줄 것 같다. 월과 5일마다 접하는 온전한 시 전문들의 여운도 좋지만 매일매일 접하는 시구절들도 짧은 글로 하루를 정리하는 이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책이 아닌 다이어리에 오랜만에 설렌다. 다시 시를 쓰기로 마음을 먹은 내게 오는 운명 같은 일들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 흔한 다이어리에 질려 있고, 감수성이 메마른 이들에게 촉촉한 시의 빗방울을 만나게 할 책이라 전하고 싶다. 새해부터 적어갈 단상들이 부디 윤동주 시인의 시심에 영향받아 좋은 시를 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리뷰를 줄인다.

 

 

  나는 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 책의 설명에 나오는 내용 중 나와 비슷한 부분이 보인다. 조금 별난 이들이 모여 있던 문예창작과에서도 평범했는데(내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왜 걸리는 게 많을까? 호기심 천국이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는 성향이었고, 하나에 빠지면 목표를 이룰 때까지 몰입하기도 했기에 혹시 나와 관련된 책이 아닌가 싶어 읽게 된 책이다.

 

  문과 출신이라 도파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다. 책을 읽을수록 도파민의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문제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알면 그래도 주의를 할 수 있고,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책을 읽어나간다. 종종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나오나 내가 겪은 비슷한 내용을 만나게 될 때는 왜 그때 그랬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최근에 접했던 한 저자의 강연의 내용도 떠올리게 된다. 우울함도 결국에는 이 도파민의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지 그 부분은 강연자가 추천했던 책을 참고하면 더 확실할 것 같아 잠시 판단을 유보한다.

 

  내가 과거 보수주의자였는데 지금은 진보주의자가 된 이유도 도파민에서 찾게 된다. 최근의 정치적인 문제들도 책에서 부분적으로 이해를 하게 된다. 진보주의자도 상황에 따라서는 상황에 따라 보수주의자가 되는 경우도 보았기에 특별히 구분을 두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여전히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부족한 상황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창의적인 생산에 시간을 더 내어주게 됐다. 변화시키기 어려운 경제적 결핍을 시 쓰기로 채우려는 시도 같기도 하다. 어려움 속에서 글을 쓰는 이들의 마음이 이제는 이해가 된다. 책을 가지면서 얻는 즐거움도 도파민의 자극이 한몫을 했다. 넘치는 책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면서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 욕망의 근원에 도파민이 있었음을...

 

  반쯤 미치고 반쯤은 천재인지도 모른다. 중독자이자 창조자로 만드는 도파민을 좀 더 이해해서 성공의 길에 들도록 보다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본인 스스로 무엇에 쉽게 빠지고 중독이 잘 되는 이들이라면 책을 읽어 도파민을 이해해 그 중독을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길 바라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