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죄송해요. 그녀의 허름한 아파트 벽면에 너저분하게 그려진 그녀의 필체.
우울한 청춘백수 20대인 나는 어느날 아버지의 전화를 받는다.
"니 고모가 죽었단다. 니 고모의 집에 가서 유품을 정리하거라 나는 곧 올라가마"
나에게 고모가 있다고? 나는 고모라는 사람을 본적도 없을 뿐더러 고모가 있다는 소리조차 들어본적이 없었다.
한반도 만나 본적이 없는 나의 고모 "마츠코"
그녀의 유품을 정리하며 나는 마츠코 그녀의 잃어버린 25년과 마주하게 된다.
그녀의 아버지는 웃지 않는다. 병든 동생이 언제 세상을 등질지 모른다는 걱정때문이다. 어린 마츠코의 외로움은
그때부터 였던 것 같다. 그녀는 아버지의 관심을 받고 싶었다.
언제나 표정이 없던 아버지는 그녀가 언젠가 지은 우스깡 스러운 표정에
함박웃음을 터트리셨다. 이후 그 표정은 그녀의 무기가 되었고, 언제나 곤란한 상황과 만나게 되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중학교 교사가 된 그녀는 제자가 일으킨 절도행각의 범인으로 오해받고 학교와 집을 떠나게 된다.
집을 떠난 그녀는 작가지망생인 남자친구와 동거를 시작한다. 가진것이 없어도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그녀를 사랑해 주는 단 한사람과 그의 관심만 있다면 말이다. 행복도 잠시 그녀의 남자친구는
불투명한 미래를 비관해 자살을 택하고, 갈곳없는 그녀를 위로했던 남자친구의 친구와 불륜을 저지르게 되지만
얼마가지 않아 버림을 받게 된다. 그녀의 삶은 항상 이랬다. 사랑하고 버림받고 또 사랑하고 버림받고
마츠코 ㅠㅠ
그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이 영화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누군가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 이다.
제목처럼 그녀는 전혀 혐오스럽지 않다. 되려 그녀의 미련한 순수함은 사랑스럽기 까지 하다.
제목의 혐오스런은 마츠코를 가르키는 수식어가 아닌 "마츠코의 일생" 을 가르키는 것 일 것이다.
그녀의 일생은 마치 봐서는 안될 내 가족의 초라함을 목격한 그런 속상한 느낌이랄까?
예를 들어 아버지나 혹은 언니 등 가족 누구에게 볼일이 있어 그의 직장에 찾아갔다
먼 발치서 상사에게 혼이 나고있는 그나 그녀를 발견했을 때의 그런 가슴아림????????
빠른 전개와 음악이 어우려져
뮤지컬연극을 본듯한 여운은 나의 눈과 마음을 모조리 사로잡았다.
감독은 요즘 트렌드 영화에서 빠져서는 안될 코믹적인 센스 또한 잊지 않았다.
여러모로 내 인생 최고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