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가 쉬웠던 책은 아니었지만 정말 읽길 잘했단 생각이 드는 도서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나의 자녀 교육법과 나도 부모로서의 권력을 울 아이들에게 그저 넘겨준 그런 부모는 아니었는지 심각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도서이기도 했다. 저자의 말처럼 나 또한 저명한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곧이 곧대로 믿으며 울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나와 동등하게 대우해 주기 위해 노력하며, 웬만하면 모든 일에 아이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결정권을 주기도 했다. 그것이 인격적으로 성숙한 부모이자 좋은 부모란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더불어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나를 뒤돌아 보는 계기도 마련해 주어 너무나 자유롭게 아이들이 하고 싶은대로 둔 나를 진정 반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역시나 아이들은 그저 아이들일 뿐인데 요즘은 너무나 많은 권력을 우리는 아이들 손에 쥐어 준다. 미성숙한 사고의 존재인 아이들에 대한 인식보다는 너무나 민주적이란 방법으로 아이들을 대한 나 자신에 대해서 내가 왜그랬을까 하는 후회도 밀려왔다.

많은 이야기들을 이 속에 담고 있는데 저자의 주장들에 다 수긍이 가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모두 다 이해가 되는 것도 아니었기에 두 번 읽기도 한 부분도 많았다. 설명이 조금 미약했던 부분도 내겐 보였고, 결론이 명확하지 않아 조금은 답답했던 내용도 있었다. 그리고 앞부분보다는 뒷부분으로 갈수록 집중하기에 좋았다.

내용 중 유독 수긍이 가지 않는 건 양육은 아이들의 성격 발달에 있어 그 역할이 아주 적다는 주장이었다. 저자는 아이들의 성격은 약 50%가 유전자의 영향이고 10%는 환경, 40%는 전반적인 주변 환경이나 운이라는 내용은 조금 황당하기도 했다. '운'이라...

-...부모가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곧 부모가 무력하다는 뜻이다. p 143 

아이들의 안전을 너무나 염려한 나머지 아이들 곁에 항상 부모가 있어야 한다는 사고는 솔직히 나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놀이터에 갈 때면 절대 혼자 보내지 않고 꼭 함께 갔으며, 외식을 가거나 배달을 시킬 때도 아이들의 의견을 꼭 물어 봤고, 공부가 하기 싫다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도 않았고,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아이들에게 폰을 강제로 빼앗지도 않았다. ​이 모든 걸 반성한다.

저자는 몇몇의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비판하기도 하고 옹호하기도 한다. 이런 내용은 참 참신했는데 몇몇 부분만 인용되어 있다보니 완벽히 이해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저자의 주장들은 과학적인 이유가 그 바탕에 깔려 있었고, 그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연구들도 종종 인용되기도 해서 더욱 신빙성 있게 느껴지는 부분도 참 많았다. 육아에 대해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 양상들이 비슷함에 놀랍기도 했는데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현상이란 생각도 들었다.

조금은 힘들게, 진지하게 이 책을 읽음에 마지막 내용에 뻥지기도 했다. ​저자가 결론 내리길 '완벽한 부모'는 아니, '가장 좋은 부모'는 자기 아이가 없는 부모라고 끝맺고 있다. 아이가 없는 사람을 부모라고 우리는 부를 수 있는가? 반문하고 싶다...

결혼하면 부부고, 아이를 낳으면 부모...아닌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부모'에 대해 반기를 든 책이란 표현을 쓰고 싶으며, 현 시대의 잘못된 부모상을 아주 잘 짚어 주고 있음에 많은 부모들이 읽길 바란다. 분명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니깐.

이 책을 통해 자녀를 진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게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같은 어른, 어른같은 아이가 참 많은 요즘이다. 나는 과연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스스로 울 아이들에게 넘겨 준 '권력'을 나도 이젠 되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