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에서 펼쳐지는 추격 미스터리

 

 일본 미스터리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그가 유명한 동계 스포츠 마니아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몇 달 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그의 에세이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단순히 취미를 넘어 전문적인 지식까지 갖추고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스키장을 비롯한 겨울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 역시 꾸준히 내고 있다. 워낙 소재와 배경을 가리지 않는 다작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의 취미가 반영된 이런 스키장 배경 작품들은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전국 최대의 스키장을 배경으로 추격 게임을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 [눈보라 체이스]는 제목에서부터 그의 동계 스포츠에 대한 취미가 반영되었는가를 제대로 엿볼 수 있다. 자신을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단 한 명의 인물, 여신을 찾아 헤매는 과정 자체가 스릴감 넘친다. 읽고 나서 오래 가는 여운이나 작품성 보다는 눈 위에서 펼쳐지는 스릴러를 보는 기분이 들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설산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소설 역시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눈보라체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