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낯선 자가 당신에게 충격적인 비밀을 폭로한다, <스트레인저>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구구절절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이루어 놓은 것이 많은 스릴러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매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그의 수많은 작품들을 뭉뚱그려서 하나의 문장으로 줄일 수 없겠지만, 대체로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면서 과거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애덤 역시 안정적인 직장과 화목한 가정을 일군 가장이지만 어느 날 한 남자가 들려준 말 한 마디로 그 평온했던 일상이 서서히 균열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사랑하는 아내가 임신을 하고 유산을 했던 일이 모두 거짓이라는 메시지였다. 의심이 의심을 낳으면서 마침내 애덤은 아내 커린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그 일에 대한 진실을 요구한다. 하지만 커린은 자신에게 시간을 달라는 말 한 마디를 남기고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사실 그동안 감쳐줘 있던 비밀이 폭로되는 사건으로 시작하는 스릴러 작품들은 이미 무수히 많았고, 이 작품 역시 그 길로부터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할런 코벤은 또 다른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이 중반부터 얽히면서 새로운 사건으로 나아가는 방식을 취함으로 인해 차별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작품이 선사하는 긴장감이나 몰입감은 그의 다른 대표작들에 비해서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애덤을 비롯한 이 사건에 휘말린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과정이 너무 억지스럽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이들을 엔딩 전에 엮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애덤에게 비밀을 폭로한 낯선 자와 그 동기 역시 놀라웠다기보다는 황당했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웠던 점은 이 요란한 소동이 끝맺어지는 마지막 부분이었다. 이 소설은 그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범작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하고 싶다. 

스트레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