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7>란 책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를 비롯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2016년 소비트렌드를 회고하고 2017년의 소비트렌드는 어떨지를 전망하는 책이다. 그동안 매년 이 책이 나왔다고 하는데, 이제야 보게 되었으니 그동안 참 책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2016년 소비트렌드 회고에서 내 눈길을 끌었던 주제는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에서는 그동안 비주류로 평가받던 1인 방송이 메이저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도서관, 김이브, 양띵, 허팝, 최군, 악어, 슈기, 영국남자, 소프...
이들 모두 1인방송을 통해 스타가 된 인물들이며, 연간 2∼4억원의 엄청난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대도서관의 경우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20만명이고, 광고수익이 월 5천만원∼6천만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1인 미디어는 친근함을 무기로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대중과의 공감에 성공했다. 나도 영국남자가 만든 콘텐츠 몇 개를 본 기억이 있는데...제목대로 영국남자 조쉬 캐럿이 미국인이나 영국인에게 한국음식을 소개하고, 직접 먹어보게 하며 그 반응을 찍은 내용들이다. 개인적으로 그 콘텐츠를 보게 된 것은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음식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라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주기에 적격이었던 거 같다. 소맥, 불닭 볶음면 편들에서 외국인들의 반응이 참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국 1인 미디어 시장도 중국 리서치 전문기관이 2016년 중국내 온라인 1인 방송 시장이 약 100억위안(1조 8,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할 만큼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국내 유명 1인 BJ들도 한류 열풍에 힘입어 옷,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등 ‘K-스타일’ 관련 콘텐츠를 가지고 속속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비주류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이 LG유플러스는 2016년 9월 인기 유튜브 콘텐츠를 IPTV 서비스 U+ TV에 가상채널로 편성, 검색없이 리모콘 조작만으로 간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U+ TV 유튜브 채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1인 미디어가 앞으로도 계속 그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콘텐츠에 대한 수익 기반이 다양해지고 있고,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과 같은 어린이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이며, 1인 가구의 증가로 1인 미디어가 일상속 즐거움을 주는 친구와 같은 존재로 다가서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7년 소비트렌드는 2017년이 닭의 해임을 감안해서 CHICKEN RUN 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전망하고 있다. 아래는 그 전망들의 간략한 요약이다.
C C'mon, YOLO! (지금 이 순간, ‘욜로 라이프’)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라는 문장을 줄인 약자이다. 즉 ’한번 뿐인 인생‘이란 뜻이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충동적인 의미가 아니라 후회없이 즐기고 사랑하고 배우라는 삶의 철학이자 본인의 이상향을 향한 실천을 중시하는 트렌드로 소개한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접은 현대인들의 절망의 외침인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는 긍정의 메시지인 것이다.
H, Heading to 'B+ Premium'(새로운 B+프리미엄)
가성비가 중요시되는 시대이지만 무조건 저가의 상품이 인기를 끌지는 못한다. 단순히 가격을 낮춰 가성비를 확보하기 보다는 좀 더 프리미엄한 가치를 제공하고 제 가격을 받는 방향으로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다.
I, I AM the 'Pick-me' Generation(나는 ‘픽미세대’)
오늘날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취업을 위해 최고의 스펙을 갖추었지만, 여전히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세대이다. 이 책에서는 픽미세대가 소비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역인 동시에 사회 변화의 중심 세력으로서 가능성을 지닌 것에 주목한다.
C, Calm-Tech, Felt but not Seen(보이지 않는 배려 기술, ‘캄 테크’)
캄테크란 조용하다는 의미의 캄(calm)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일상 생활환경에 센서와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를 보이지 않게 내장하고 이를 활용해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종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뜻한다.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의 니즈를 잘 해결해줄 것 같았지만, 기술 중심의 솔루션은 소비자의 니즈와 반대로 흘러가기 쉽다. 소비자는 생각보다 보수적이고 명분없이 무턱대고 신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캄테크가 기술과 사람사이의 접착제이자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K, Key to Success: Sales(영업의 시대가 온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영업이 없어질 제1의 직업군이라고 이야기되고 있지만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영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인자동차나 드론배달처럼 첨단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음에도, 소비자는 물건을 사고파는 과정에서만큼은 여전히 인간적이고 따뜻한 서비스를 원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단지 팔고 치우는 ‘매출 올리기형’ 영업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지속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관계 만들기형’ 영업으로 변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 Era of 'Aloners'(내멋대로 ‘1코노미’)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 노력해왔던 현대인들은 이제 ‘자발적인 고립’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최소화하고 나 자신의 행복과 안위를 추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개인주의자들은 한 손에 젓가락을 들고 혼자 밥을 먹고 있지만 다른 한 손으로는 쉴 새 없이 스마트폰을 터치하며 SNS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인다. 철저히 혼자만을 위하면서도 때로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N, No Give Up, No Live Up(버려야 산다, 바이바이 센세이션)
정리하고 버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는 무소유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사기 위해, 그리고 새로 살기 위해 버리는 삶을 실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제 물건을 소유하지 않아도 특정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오늘날 우리의 삶은 클라우드화되어 가고 있다.
R, Rebuilding Consumertopia(소비자가 만드는 수요중심시장)
공급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수요중심시장이 소비자에게는 편리함과 높은 만족감을, 기업에게는 디지털 생태계의 성공적인 확장을, 스타트업 기업과 창업자에게는 상상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의 무대가 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U, User Experience Matters(경험 is 뭔들)
경험이 곧 경쟁력인 시대. 포켓몬GO 게임을 위해 미국인들이 걸어다닌 총량이 1,440억 걸음으로, 지구와 달 사이를 143회 왕복하는 것과 같은 거리라고 한다. 순간의 즐거움과 가치있는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이제까지 없었던 체험과 감성을 자극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N, No One Backs You Up(각자도생의 시대)
무능한 정부에 대한 실망감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개인주의적 생존전략이 사회전반에 퍼지고 있다. 저자는 전보다 더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부정적인 기운을 극복하고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지향하는 자생적 시스템의 국가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2017년을 명확히 전망할 수 있을 만한 키워드를 통해 소비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고,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를 예측한다. 김난도 교수가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우리 경제상황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고, 그 속의 개개인들은 매일매일을 힘든 경쟁 속에 떠 밀려 생활하고 있다.
저자가 서문 말미에서 이야기했듯이 또한 키워드 CHICKEN RUN이 말해주듯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변화하고 혁신하려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비상을 할 수 있는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트렌드코리아2017,
김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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