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책을 고른 것은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는 딸에게 주는 레시피라는 비소설을 읽어서 공지영 작가의 소설은 정말 오래간만에 읽는 것 같다(물론 내가 요즘 책을 잘 안 읽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ㅋㅋ). 요즘에 누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책 모으는 것이 취미라고 대답할 정도로 확실히 예년에 비해서 책을 많이 읽지 않는 것 같다. 깊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올해부터는 조금씩이라도(주로 최근에 구매한 책을 먼저 읽다 보니 예전에 구매한 책은 계속 쌓여가는 것 같은 느낌......)읽으려고 노력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우선 책을 사면서 단행본인 줄 알았는데 예전에 발표했던 작품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이었다. 그리고 공지영 작가가 원래 이런 자전적 소설을 많이 썼던가를 잠깐 생각하며, 작품을 읽으면서 마치 소설이 아니라고 느낄 정도로 실제 공지영 작가인 것 같은 인물이 여러 작품에서 등장한다.

월춘 장구는 제목이 무슨 뜻일까 고민했는데 책을 읽고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된다. 겨울을 맞이하기 전에 월동 장구가 필요하듯 봄을 맞이하기 전에 월춘 장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약간 기괴한 소설이라고 생각하는데 소재는 나름 재미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는 작품에 나오는 다음의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우리 삶에서 가장 하기 힘든 일은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이며 우리 삶의 비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시 끝없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며 사는 것이라고. 이 문구는 메모장에 적어놓고 가끔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활 무렵은 주인공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들면서 최근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었던 금수저 흙수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맨발로 글목을 돌다는 나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섯 작품이 소재는 다르지만 모두 나름 재미가 있었고 소설이지만 나에게 무엇인가를 하나 이상씩 생각하게 했다는 점에게 의미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