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신곡을 처음 읽었을 때, 분명히 한글로 적힌 글인데 나는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읽었던 글을 다시 읽고 또 읽어도 어렴풋이 추측의 상상만 될 뿐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한 채 흐지부지 끝나버린 기억뿐이다. 하지만 단테가 들려주는 주옥같은 시들은 좋은 느낌으로 어렴풋이 남아 있다. 이런 신곡을 작가 유홍종의 ≪신성한 노래를 들어라≫(유홍종 저 / 소이연 출판사)로 다시 읽게 되었다.

 

‘단테가 사후세계를 인류에게 제시하려고 했던 대담한 발상과 용기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라는 저자에 말에 공감한다. 어떻게 그 시대에 이런 생각을 하고 책을 쓸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에 정말 대단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신곡은 종합 백과사전과도 같은 책이다. 문학, 신화, 역사, 철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그러다 보니 이런 배경지식이 없는 이들에게는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나의 독서력을 본다면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원문을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신곡을 풀어놓은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이해하고 얻게 된다. 마치 참고서 같은 책이다.

 

긴 원문에 비해 내용 면에서 다소 축한 된 부분들이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나 같은 초보자들에게는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이 책 한 권으로 단테의 신곡을 읽었노라 말할 수는 없다. 원문을 읽기 전의 도움말 정도로 생각하고 편안하게 읽으면 좋겠다.

 

이탈리아 시인 단테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사후 세계, 지옥의 심연에서부터 연옥과 천국까지의 이야기를 펼치는 대서사시 신곡. 어렵지만 자꾸 읽게 되는 자석 같은 힘이 있을 만큼 매우 흥미롭다. 남은 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를, 죽은 뒤의 나는 어떤 모습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