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를 하는 여자들은 대부분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할 것이다.

 

어떤 날은 미친 듯이 행복했다가, 또 어떤 날은 바닥에 가라앉을 듯 우울하고 겁이 나는 그런 경험.

 

 

결혼을 하게 되면 엄마가 되고 여자의 역할은 두개고 세개고 늘어난다.

 

완벽한 아내, 완벽한 엄마를 꿈꾸면서 마냥 행복하기만 한 해맑은 여자는 아마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참 시기적절하고 고맙게도, 좋은 책 선물을 받았다.

 

 

 

* 책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한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이 책 저 책 손대고 번갈아가면서 읽는 아주 못된 독서습관을 어렵게 고쳐놨는데

 

마음이 분주하니 다시금 슬그머니 기어나와 결국 이 책도 책에 손을 댄지 몇개월만에 마지막장을 덮는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작가님, 미안합니다 -

 

 

 

이 책은 미국의 한 파워 블로거의 육아일기를 에세이형식으로 쓴 글이다.

 

'불량 엄마'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던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의 글이라는데,

 

읽는 내내 몇 번이나 큰소리로 웃었는지 모르겠다.

 

중간중간 조금 오버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번역에 따른 사소한 오해라고 생각한다.

 

내가 영어를 꽤 잘한다면, 원서로 다시 한번 읽고 싶고 그렇게 한다면

 

조금 더 즐겁고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걱정과 근심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이 것은 모두가 "완벽해야 한다"라는 강박에서 오는 것이다.

 

어떤 관계에서든 마찬가지이다.

 

강박을 버리고 나를 인정하는 것이 나는 너무도 어려웠다.

 

아니, 지금도 어렵다.

 

 

하지만 잠깐씩 이런 당당한 이들에게서 위로를 얻는다.

 

당당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애 셋 딸린 아줌마에게서 위로를 얻고 그제서야 찌푸렸던 이맛살을 편다.

 

 

 

아이들 양치 시키는 것을 자주 잊어버리고.

 

아이에게 손톱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것은 손톱을 깎아주지 않아도 될 일이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땅콩잼을 백밀로 만든 빵에 발라주는 것이,

 

모유가 나오지 않아 분유를 먹여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일이,

 

결코 완벽하지는 않지만 '엄마'라는 이름의 사람으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녀가 멋지다.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만이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엄마가 스스로 행복한 육아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일찍 깨닫고 나누는 그녀가 정말 멋지다.

 

 

 

유쾌하지만 경박스럽지 않게,

 

그야말로 속시원하고 입에 착착 붙는 찰진 말들로 풀어내는 그녀가 정말정말 멋지다.

 

 

 

그렇다.

 

나는 완벽하지 않고, 완벽할 수 없다.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내가 행복해지는 첫 걸음이라는 것을 나는 정말 몰랐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것은 나 뿐 아닌 모든 사람들이라는 것을 나는 정말 잊고 살았다.

 

완벽한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데 말이다.

 

 

완벽이란 사람을 위해 만든 단어가 아님을.

 

완벽이란 인생 앞에 붙는 수식어가 아님을 이젠 절절히 받아들여야겠다.

 

 

조금 더 편해져야 하겠다.

 

행복이라는 키치를 내 기준에서 좀 더 편안하게 만들어봐야겠다.

 

하고 부족한 나를 조금 더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만드는

 

이 책, 추천한다.

 

 

 

 

 

*워낙 즐기면서 술술 읽어내린 탓에 담아둔 글을 표시하지 못해 책 표지 뒷면에 나온 글귀들을 맛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