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꽤 긴 시간 농農을 보고 자랐지만 제대로 아는건 없다. (항상 이 어설프고 어정쩡함 앎이 사람을 건방지게 한다지--;;). . 관행농을 본 눈이 지나친 생계의 노동력 투여로 인한 농이 아니라 텃밭에 기대는 기분좋은 즐거운 노동을 참 어렵게 하곤 한다. 그냥 내버려 두는게 너무 어렵다. --;; 그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내겐 모든걸 화학품이 아닌 자연의 것들을 조제하여 사용하는 거름이나 비료대용등의 기타의 것들도 왠지 성가시게 다가온다. 지금 텃밭도 주변의 들판들이 어느시기에 무엇들이 어찌되어가고 있는지 컨닝하며 시기를 맞추며 우리의 노동력, 자연의 기분들이 주는 정직?함에 만족하려 하며 살아가려 한다. 그래서 잡초가 식량이 될수 있음을 보게 해준 책이 참 고마웠다.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이 책은 최소의 인위적인 행동을 가하여 텃밭에 기대어 끼워 달라고 용쓰며 살아갈 이후의 삶들을 위해 들여다보고 있는 책중에 하나다.

 

멀칭, 사이짓기, 섞어짓기, 돌려짓기등의 행위를 규정짓는 용어도 처음이다. (우리 부모님은 이런 용어를 아실까--?). 내가 하는 행위를 규정짓는 단어가 이미 세상에 정해져 있었던것다. 그만큼 주입식 농과 컨닝농에 충실했으리라.

온전히 텃밭을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손으로 하면서 경험했던 일을 책에서 만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구마를 옮겨심으면 몸살을 심하게 앓아 생존의 어려움을 겪는것, 파, 열무, 고추가 얼마나 키우기 힘이 드는 작물인지. 잎채소의 밀도조절을 잘하지 못했을때 일어나는 일들이나 28점박이 무당벌레와 배추벌레의 무서운 식욕으로 인한 식량싸움, 그밖의 새와 벌이는 콩묻기등 땅과 하늘과 물과 작물과 이들을 둘러싼 여타의 생명들과의 관계는 내겐 아직도 역시 어렵다.

 

이 책은 규모가 작은 텃밭을 가꾸며 먹을 거리를 생산하며 먹는 즐거움을 알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참 유용하다. 그림과 사진을 통한 매우 친절한 설명과 보여짐과 함께 시기별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준다. 또한 비닐, 비료, 농약, 업소용 퇴비를 사용하지 않고 조제하는 방법도 실려 있고 병충해나 날씨에 대한 대처법도 잘 나오는 책이다. 내겐 읽기 불편하게 하는 문체와 그림이 걸렸지만 내용이 참 좋기도 하고 간간이 웃긴 말장난들이 돋보인 책이다

 

잡설) 그 힘든 농과 관련된 땅에 내가 돌아가려 하는 이유를 택한 것은 생존과 행복에 있는것 같다. 도시속에서 인간의 자유, 자립과 자급이 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이속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것이 하등 쓸모없는 것들인 동시에 (전기가 없다면? 석유 자원이 고갈된다면? 사회적 약속이 깨진다면?) 언제나 존재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를 지금 행복하게 한다는 모든것들이 얼마나 깨지고 허물어지기 쉬운것인지를 인정하니 남는 것은 그냥 살아가다가는 이 사회에 익숙해진 또 쓸모없게 되는 나라는 존재인 것 같다. 그래서 연습중이다. 자꾸만 화폐나 기술, 기계와 멀어지는. 그리고 나를 들여다보고 내가 행복해지고 자유로워지는 순간들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