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프로듀서와 세계 각국 남성 보컬들의 만남

 

 

요즘 들어 일본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때 처음들은 일본 음악, 그 당시만 해도 한일 양국 간의 영화나 음반시장의 개방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시절이기에 일본음악을 듣고 산다는 것은 매우 힘든 시절이었다. 지금도 남아 있을지 모르겠으나 명동과 광화문 레코드 가게에서 불법으로 녹음하여 파는 곳이 성업 중이었기에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구매하여 청취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호기심 왕성한 사춘기 시절 일본 음악에 대한 동경은 학생들 사이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빠르게 번지기도 했고 간혹 어른들의 따갑고 곱지 않은 시선에 반대 깃발을 들기도 한 기억에 당시와 현재와 비교해보니 그동안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새삼 실감한다.

 

게임 Ridge Racer, 괴혼 등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조금만 유심히 관찰했다면 'Sakai Asuka'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 게임의 음악을 감독하고 M-Flo, Double의 음악을 리믹스한 장본이니 바로 여성 프로듀서 'Sakai Asuka'로 그의 음악경력은 꾸준히 계속 되어 왔다. 이런 그녀가 뒤늦게 33세라는 나이에 첫 앨범 발표했다. '33 trenta tre'라는 앨범 재킷의 제목이 말해주듯 자신의 나이인 33을 강조하여 발표했는데 역시 여성그러운 감수성이 이 앨범에 녹아있다.

 

 

그의 음악은 Jazz를 하우스로 표현해 낸 것이 특징으로 자신이 직접 연주한 피아노의 선율이 예술적 경지에 이른다. 섬세함과 기교 있는 연주가 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며 완성도 있는 앨범으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또한, 이 앨범의 특징 중 하나로 컴필레이션 음악과 같은 성격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 각국의 남성 보컬을 영입하여 작업한 부분이 그것으로 기존 컴필레이션 음악이 여러 뮤지션들 제각각의 성격을 띄었다면 'Sakai Asuka'로의 앨범은 그녀가 총감독한 음악을 여러 남성 보컬이 불렀다는 점에서 비교점이 된다.

 

그러나 음악이 단조롭거나 한 가지를 주제로 같은 리듬이나 멜로디가 반복된다는 것이 아니다. 음악 하나하나가 모두 성격이 있는 음악으로 때로는 발라드풍으로 때로는 재즈와 보사노바 같은 리듬감과 피아노의 선율이 살아있다. 연주와 음악에 볼륨감있는 스트링 세션 등 화려함보다는 깔끔한 편곡이 돋보이는 앨범으로 전문가들 사이에 극찬을 받고 있다고 한다. 프로듀서, 브렌드, 일러스트레이터 함께 만든 '33 trenta tre'. 여성 프로듀서와 세계 각국 남성보컬의 만남을 통해 드라마틱한 음악을 즐겨보자.

 

[오른쪽 사진 출처 : 인터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