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나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인문학과 만남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가장 부각되는 게 바로 인문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 대한 가치를 부식시키는 자본주의 사회, 현대 문화에서 우리 인간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말초적인 쾌락만을 추구하는 지금의 문화에서 진정한 삶은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 여기에 나는 누구고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등등 단순한 유행 바람이 아닌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살고 싶은 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있는 건 아닐까? 저자는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한다. 나는 여기에 삶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게 인문학이라는 말을 첨가해 보고 싶다.

최근에 인문학의 위기라고 하지만 이는 인문학 자체의 위기라기보다는 인문학을 전달하고 이를 함께 하는 방식이 잘못돼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의 인문학에 대해 갖는 관심도를 본다면. 이 책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2]가 전편의 기대와 호응에 대응해 나온 것으로 본다면 말이다.

흔히 인문학 하면 생각하는 게 심리학, 회화, 역사 철학 등이라 생각하는데 인문학이란 깊이를 더해갈수록 더 많이 알고 싶어지는 학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존에 있던 분야 이외에 문학과 관련된 문예사조나 모든 지식의 역사 속에서 빠질 수 없이 등장하는 과학 그리고 인문학이 현실 속에 응용되어서 나오는 사회과학 분야 까지 그 어느 곳 다루지 못하는 곳이 없는 거 같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구성을 분야를 옮겨 갈수록 인문지식이 더 확장되는 계단식 목차를 잡았다고 한다. 즉 모네 이전의 회화를 읽고 나면 문학과 문예사조가 더 쉬워지고 과학의 독립사를 읽고 나서 사회이론의 대가들을 읽으면 그 지식이 더 명료하게 머리에 그려지도록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분야들은 그 하나하나가 의미 있는 역사적 흐름이고 현대를 사는 우리 교양인들을 위해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작인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이 뼈라고 한다면 이 책은 뼈대를 잡은 후 살을 첨가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결국 두 책을 같이 상보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모네 이전의 회화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회화서 전체를 조망하고 그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문학과 문예사조에서는 세계사와 사상의 흐름과 논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내가 가장 관심 있게 본 분야이다.

그리고 과학의 독립사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저자는 인문학에서 과학의 역사를 떼어낸다는 것은 지식의 흐름, 특히 철학의 흐름에서 지식이 어떻게 확실성을 얻는 가에 대한 중요한 부분을 떼어내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과학의 중요한 전환을 이루는 시점들에 등장하는 이론들은 인문학에서 언제나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밖에 없는 주제들이고 이는 곧 철학의 중요한 논쟁거리이기도 하다고 한다. 그 뒤에는 인문학의 실천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과학에 대해서. 근래 새롭게 관심과 함께 새로운 철학 분야로 자리 잡은 미학에 대한 개설적인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역시 이 분야는 좀 어렵다. 이 책을 바탕으로 좀 더 전문적인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전반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까지 몰랐던 그리고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들을 함께 다루고 있기도 하거니와, 많은 생각들을 해 보게 하는 분야도 있기에 부분을 읽기보다는 통관해서 읽는 게 필요한 거 같다. 지식에 대한 단편적이고 편식하는 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통합해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생각과 함께 깊어가는 가는 가을, 사색과 함께 따뜻한 차 한 잔 하며 읽으면 참 좋은 체계적인 인문학 교과서이다. 좀 더 폭넓고 다양한 인문 지식으로 세상과 만나고 세계에 대한 내 자신의 안목을 좀 더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