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임당이 다시 언급이 되고 있는것 같다. 사임당을 주제로 한 책들이 나오고

텔레비젼에서도 사임당을 주제로 한 이영애 주연에 드라마도 나오고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임당은 현모양처이고 훌륭한 어머니이시며 여자로서는 당연히 본 받아야

하는 그런 인물이시다.

화폐단위중에서도 가장 큰 화폐에 주인공이시기도 하고 율곡 이이를 낳아서 나라에

큰 인물로 만드신 분이기도 하시다.

 

비록 소설이지만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두가지 느낌이 들었다.

숨가쁘게 읽어졌고 옆에서 말을 하듯이 그 애기를 듣느라고 마음보다 눈이 느려서 숨이

가쁘게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또 한가지는 가슴이 아렸다. 이루지 못한 사람이 애달프기도 했고 같은 여자로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지만 결코 다시 이룰수 없음에 가슴 아팠다.

남자도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걸듯이 여자도 다르지 않다.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는것은 사람이기에 같은 것이다.

 

소설은 500년이라는 세월의 틈이 있지만 같은 이름 같은 상황이 같은 마음의 500년 전에 인선과

500년후에 인선이 모니터라는 매개체로 해서 애기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임당이라고 알고 있는 그녀는 모니터에 편지를 쓰듯 자신에 이야기를 써내려 갔고

현대의 인선은 그것을 읽는 걸로 애기는 풀어가고 있다.

500년전에 인선은 세상사람들이 만들어 놓고 채워져간 이미지에서 정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애기했고, 그런 인선의 애기로 현실의 인선은 스스로를 옭아 매는 고리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애기하고 있었다.

 

두 인선은 같은 고리에서 다른 상황으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흡사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고, 500전에 인선은 지금의 인선에게 멘토처럼 차근차근 자신의 애기를 풀어가면서

그녀를 위로하고 있는듯 했다.

비록 소설이지만 같은 여자로서 그 삶들의 무게가 나는 가슴이 아팠다.

사임당도 여자로서 그런 인생을 살면서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고,

소설임을 잊고 사임당을 이상한 여자로 매도하는 것이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래도

같은 사람이라면 시대가 달라져도 같은 느낌을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왜 비슷한 사람들이 만나서 자신의 맞는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더욱 불행하고 아픈 삶을 유지한다고 해도 끝은 늘 아픔인데 말이다.

삶이 늘 얄굿다. 누구에게나 말이다.

모처럼 위인이 나에 애기같고 아는 언니애기같고 내 주위애기 같아서 읽는 내내 너무 숨가픈

소설이였지만, 같은 여자라는 동맹아래 누구든지 그럴수 있으리라 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오히려

인간적인 이 소설이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기분좋은 시간이 였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섬 몇가지는 지니고 산다는데,,,아마,,,

신사임당님도 그러지 않았을까? 정말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자꾸 가슴이 아프다.

책을 덮을때는 그 메밀밭장면이 떠올라 괜히 나마저도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 가슴에이는 밤이

여서....여운이 오래 갈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