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째 주 이벤트>         

이은식 지음 타오름 刊

저자 이은식님의 우리 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섹션별 서사에는 호가 난 상태다.
역사는 과거의 일의 기록임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다시금 컨셉을 정해서 세밀하게
접근하여 분석하고 현대의 도덕기준으로 裁尺하고  그 흔적을 찾아 음미하고 반추
하는 패러다임의 묘미도 일품이다.

자아, 이제는 그윽한 어머니들의 얘기다 역사적 자취를 남긴 이들의 어머니는 과연
어떻게 아이를 낳고 기르고 가르치는, 生子難 養子難 敎子難을 넘어서서 위대한
역사를 일궈냈는지 살펴 볼 시료집을 보는 셈이다.

이 책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어머니의 표상인 신사임당을 배제하고 그저 순흥 안씨
성주 이씨 해평 윤씨 정도로만 불리우면서도 아들의 훼예포폄의 뒤안길에서 희생과
때로는 엣지함을 유지하며 강인한 본능을 보여주는 어머니들을 조근조근 조명했다.

단종복위에 실패한 사육신 중 한 명으로 멸문지화를 당한 박팽년의 유복자 박비의
어머니 성주 이씨는 노비 소년으로 전락한 아들을 딸깍바리 선비로,  가문의 중시조
로 르네상스적으로 탈태시키는 직관력과 끈기와 강한 모성애는 신성하기까지 하다.

성임/성간/성현 삼형제를 반듯하고 후세에도 귀감이 되는 선비로 길러낸 순흥 안씨
역시 명문가문의 출신이라 가능 했겠지만 그 헌신과 끈기는 맹모삼천지교를 무색케
한다.  서성의 어머니는 맹인이란다. 자식을 향한 오로지한 어머니의 헌신과 몰입은
거의 동물적 본능의 발로라 하겠다, 가히 어머니들의 숭고함은 세상천지에 비할 데
없을 것이다.

사족이지만,훌륭한 어머니는 아들 삼형제를 두는 게 트렌드인지는 몰라도 양사언/
양사기/양사준 삼형제의 어머니 문화 유씨는 자신이 서출로써 자식들을 혹독한 신
분 사회에서 서출로 취급당하지 않게끔 자신의 목숨을 서슴없이 버린다. 그 숭고한
결과물로 '태산이 높다 하되. . .하늘 아래 뫼이로다' 를 읊으며 문명을 드높힌 문인
선비를 창출해 낸 것이 아닐까. 숱이 많은 이 책을 덮으며 잠시 먹먹해 진다.

이은식의 역사 책을 읽는 데에는 글만 따라가면 된다는 독서 메뉴얼이 굳어져 있다.
기행문 형식으로 한 번 다루었던 인물의 자취를 찾아 다니는 성실하고 독특한 여정
을 보여주며, 드라마틱한 사실을 발굴해서 독자들에게 친절한 A/S를 베풀어 준다.

박팽년, 성임, 선비, 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