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의 사도세자 이맹희                   
이용우 지음│평민사 刊

 

장안의 지가를 올리며 인구에 회자되는 삼성가 자식들의 유산 상속 소송은 막말을 넘어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이전투구판이 자못 흥미롭다.  흥정은 붙히고 싸움은 말리라
지만 탐욕적인 싸움질은 말린다고 들을 형제가 아니다. 이미 콩가루니까. 재화도 적당히
많아야겠건만 도덕적 측면에 비추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으니 싸움의 볼륨도 꽤나
크다. 그래서 더 엔터테인먼트로 귀추가 주목된다. 별다른 낙이 없는 서민들의 심심풀이
땅콩은 되잖겠는가.

 

책의 디테일을 보아하니 자극적인 주간지 기사 수준이 아니다. 아예 삼성 실록 수준이다.
삼성가를 로열패밀리라 하는 데에는 이의가 없지만 그들이 가문적인 거버넌스가 태부족
이라는 지적에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비단 삼성가에만 벌어지는 갈등은 아니다. 다양한
분파가 형성된 거대 부유 가문들, 즉 재벌들이 투명하고 체계적인 재산 형성과정을 거치
지 않았기에 벌어지는 분열의 양상이다.

 

인간사 다 그렇다지만 암투와 납치, 모략, 음해 따위는 궁중 드라마만은 아니다. 삼성가는
그 정도가 심하다, 막돼먹음은 돈이 많고 적음에 정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어느 재벌가의
야구 방망이를 휘두른 총수는 차라리 낭만스럽다.  그가 몰지각하지만 가족을 위해 그런
거거든. 재벌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지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속이 편타. 그들 수
출 드라이브 정책의 온상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난 재벌은 버핏도 빌게이츠도 카네기도 아
닌 지독한 속물 집단일 뿐이다.

 

이 시대에 혹자들 간에 극명한 평가가 엇갈리는 삼성가의 안하무인과 탈법 상속과 추접
함을 안볼 수는 없는 노룻이다. 도덕과 윤리가 결여된 떼부자는 이 시대의 계륵인가. 책
을 덮으며 훅 끼치는 불쾌함마져 느끼는 건 처음이다, 저자의 저널리즘에 입각한 팩트규
명에 박수를 보내지만. 허긴 그들이 메디치가는 아니지만 웃긴 일이다. 메디치가도 축재
의 디테일은 깔끔하지 않았지만 공공경영governance 은 역사가 증명하듯 존경조차 받는
가문이며 르네상스와 영예를 나누지 않는가 말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