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은 왜 변기에 사인을 했을까? naver 북뉴스 099 0430

호세 안토니오 마리나 지음│안토니오 밍고테 그림│김영주 옮김│풀빛 刊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차분히 설명 듣기에 제격인 만화를 곁들인 서양미술사다.
제목이 질문형이다 '뒤샹은 왜 변기에 사인을 했을까' 라는 퀘스천에 자동으로 정답
을 제시한다. 즉 팝아트라 불리는 현대미술 사조에 영향을 끼친 마르셀 뒤샹은 예술
과 예술이 아닌 것의 차이로 심플하게 정의한다. 뒤샹 가라사대, 오브제가 있는 장소
에 따라 예술과 예술이 갈라지며 그 차이는 단지 그것이 있는 장소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전시회에서 사인을 담은 변기를 전시했다는. 일컬어 화장실에선 변기일 뿐
이고 미술관에서는 예술작품이라지.

 

쉽다, 이지하다 그렇게 이해가 간다. 그 난해한 용어들만 외울려도 어려운 게 미술사
이며 미술사조가 아니던가. 이 프랑스인 저자는 조근조근 친절한 내레이션으로 진행
한다. 5천 년 전 동굴미술부터 현대의 팝아트까지 쭈욱 따라가며 비주얼로 일러준다.
군데군데 장치한 노랑색 벙커에 빠져 미술용어 하나 하나를 터득하고 고개를 끄덕거
리며 빠져 나오게 한다.

 

이제서야 알겠다. 이 책은 그 난해한 바로크가 뭔가를 현학적인 장식성도 군더더기도

없이 심플하게 미니멀하게 설명한다. 미술에서 바로크란 르네상스의 조화와 인문주의

사상에서 탈피한 조금은 비트는 미술사조라는 거야. 그 대표적인 화가가 카라바조로

서 명암의 극명한 대조를 표현 하는 거라는. 테네브리즘tenebrism이라는 기법이란다.

평소에 그의 그림 중에 성마테오의 소명과 세례요한의 목을 따는 그림을 보면서 느끼

던 섬찍함은 그의 강렬한 빛에서 나옴이다. 그가 살인범이고 쫓겨다니다 말라리아에

걸려 요절하는 프로필도 테네브리즘인가 아닐거다.

 

두명의 저자 중 그림을 맡은 밍고테는 유머작가로 많은 상을 수상하였고, 스스로 그래
픽 유머의 새로운 가지 즉 바로크한 '밍고테 상'을 제정하였다. 글을 쓴 안토니오 마리
나는 철학가에 합리적인 교육에 관해 집중하는 사상가로도 유명하다니, 어련하겠는가.
그런만큼 쉽게 이해하려면 롱텀으로 예술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면 계속해서 뒤져 볼
책으로 자리매김 한다. 서양 역사도 미술사조도 철학적 측면에서 헤아리며 예술적이고
심미적 감각을 키우는 데에 적격인 책이다. 어디 청소년만 볼 책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