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류동민 지음│위즈덤하우스 刊

 

칼 마르크스라 하면 공산주의와 직결되는 양세기를 넘나드는 셀러브리티가 아닌가
요즘 아퍼하는 청년 프롤레타리아가 수두룩하다.  마르크스가 그 아린 통증을 치유
해 주지 못하고 대안을 제시해 주지 못하면서 아프냐고 묻는다면 어불성설이다. 시
대에 뒤떨어진 공산당 선언같은 어젠다나 제시하는 짓거리는 피곤한 노릇일 뿐.

 

그러나 저자 유동민의 마르크스 강의는 탈이념적이다. 빨갱이따위는 거론조차 없다.
거부반응이 없는 마르크스를 지향하는 탐구적 인문학이다. 데카르트의 고기토 에르
고 줌Cogito ergo sum과 지그문트 포로이드와 우리네 호프 문인 김훈도 등장 시킨
다. 자본주의의 부조리와 붕괴 시대(는 결코 오지 않는다지만)에 마르크스를 한 번쯤
만나 본다고 손해볼 일이 없겠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마르크스로 박사학위를 딴

저자의 어휘구사가 예사롭지 않게 청명하다. 현학적이지도 않고.

 

물질은 ‘진보하고 정신은 ‘상실’돼가는 이 시대에 가끔씩은 일용할 양식이 되는 책이
있게 마련이다. 요즘 통합진보당의 작태는 눈쌀을 찌프리게한다. 속물들의 난장판을
넘어서는 이전투구판이다. 진보는 양심의 결백이 우선시되는 시대에 개판에 다름 아
니다.  뻔질나게 회자되는 권력형 비리보다 더 나쁜 것들이 향연을 벌이고 있음에야.

 

진보나 삐급좌파는 제도권에서 호의호식해야 하는지 고민 해보라. 마르크스가 운다.
마르크스도 현대 엘리트 경제학자에 의해 낭만과 휴머니즘 철학을 이입해보니 개운
한 맛이 솟는다. 아무쪼록 출타시 전철 칸에서 쓰잘데기 없이 스마트 폰에 골몰하지
말고 그립감도 안성맞춤한 책을 들여다 보면 본인도 좋고 남보기에도 훈훈하잖을까
싶ㅎ다.

마르크스가내게아프냐고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