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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간만에 소설을 읽었다. 평소에 가까이 하지 않았던 장르다. 알고 있는 소설가가 별로 없을 정도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11판이니 소설 매니아들에게는 꽤 인기있는 책인 것 같다. 기분 전환 할 겸 도전한 책이다. 순간 책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소설의 매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아이를 잃어버려 끝끝내 찾아냈지만 부부가 그동안 잃은 것은 아이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 전체였다는 내용이 담긴 <아이를 찾습니다>는 아이를 키워내고 있는 부모라면 한 번쯤 내 일처럼 여겨 가슴 쓰리면서 읽어야 하는 단편이다. 작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 상실이 주는 큰 충격을 들려주고 싶었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작가의 말'에서도 그는 2014년 세월호 사건이 본인에게도 B.C 와 A.D 였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던져진 충격이 최근 세월호 사건 말고 더 큰 것이 없었기에 그는 자신의 작품 방향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고 고백한다.

 

<오직 두 사람>이라는 제목이 달린 단편은 평생 아버지의 그늘 밑에서 살아간 딸의 이야기다. 이 책 전체의 책제목이기도 하다. 편애가 낳는 결과는 파멸임을 강조하는 듯 싶다. <슈트>, <최은지와 박인수>의 주인공들은 모두 편집자다. 출판계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작가와 편집자와의 관계, 출판사의 생리를 간접적으로 알게 되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특히 <최은지와 박인수>의 단편은 출판자의 오너가 겪는 리더십의 혼동을 말해주지만 결국 각 직장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가정을 한 번 쯤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은 픽션이지만 완전한 허구가 아니기에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한다. 내용을 이해하기 난해한 철학스러운 소설은 아직 대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인생사 갈등 관계를 엿볼 수 있기에 살이되고 피가 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