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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를 전공한 저자답게 긍정적인 측면에 무게를 두고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사의 이동추가 1500년을 전후로 움직였다고 보고 있다. 1500년 전까지 세계 초강대국은 중국이었다. 해양군사대국도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이 아닌 중국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명나라 환관이었던 정화가 대규모 전함을 이끌고 인도양을 거쳐 아프리카 해안까지 항해했던 역사적 기록을 보건대 분명 중국은 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어 가장 문명이 발달했던 국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어느새 역사의 변방으로 물러나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유럽의 선두주자로 서면서 해양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저자는 다음과 같이 책에서 기록하고 있다.

 

"일찍이 노르만족이 10세기에 지중해를 침략한 이래로 이슬람교도들을 위시한 여러 사람들이 지리와 해양에 관한 지식을 수집했는데, 포르투갈과 스페인 사람들도 이들 덕분에 기본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18)

 

위에서 말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바로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한 이슬람교도들이었다. 이슬람교도들은 나침반, 천문 관측기구 등의 도구로 하늘을 관찰하고 별들의 위치를 계산하면서 항해해야 했던 대양의 항해에 필요한 지식들을 가지고 있었고, 포르투갈(젤란, 바스코 다 가마 등), 스페인은 그 지식으로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전성기도 오래동안 유지할 수 없었다. 저자가 찬양하는 영국이 그 뒤를 이어 200년 넘게 세계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리게 된다. 영국이 근대로의 길에 가장 먼저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저자는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 유럽은 수백 개의 크고 작은 나라 간의 역동적인 경쟁 체제였다."(29)

" 영국은 뉴턴과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사람도 자신의 능력과 재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였다."(123)

" 무엇보다 사유재산권이 보장되었다."(124)

 

절대왕정(프랑스), 전제주의 국가를 지향했던 여타 다른 국가(중국)와는 달리 영국은 왕 조차도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하는 처지였다. 민주주의가 오래 전부터 발전했던 국가였기에 강대국의 지위를 일치감치 누릴 수 있었다.

 

영국은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여러 다른 의견들을 모두 포용하는 자유로운 국가였다. 심지어 민주주의 부작용마저도 토론의 주제거리였다. 평준화의 위험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대중이 다수의 횡포로 또 다른 독재를 할 수 있는 가능성마저도 생각했던 나라였다. 즉 다수의 횡포와 질 낮은 우중 정치를 고민했던 것이다. 언제? 1800년대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도 시대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 들여지지 않자 추락하는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영국을 이어 독일, 미국 순으로 세계의 중심추는 이동하게 되었다.

 

"자유와 소유와 권력이 한 사람이나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배분될 때 그 나라는 성공한 나라가 된다."(235)

 

"대부분의 나라들은 일단 성공하면 위험을 회피하려는 소심함, 혁신의 감소, 소비와 사치의 증가, 변화의 거부 등의 현상을 보인다. 이것은 쇠퇴의 증거다"(238)

 

변화에 둔하면 결국 추락하게 된다. 집단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가치일게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지금의 것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나브로 퇴보하는 것은 따논 당상이다. 위험하더라도 시도해 보고, 뼈를 깎는 아픔이 있더라도 혁신하겠다는 각오로 임하지 않는다면 찬란한 태양의 시절은 온데간데 없이 어두운 그림자만 가득하게 될 것이다.

 

지도자들은 유럽의 교훈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