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우성의 자연스런 연기에 비해 웬지 어색하고 튀는 엄정화의 연기..거의 10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온만큼.. 너무 잘 하려는 욕심이어서인지..몸에 힘이 너무 들어간 느낌이었다.
다행히 후반부로 갈수록 자연스러워져..그나마..다행이었다..

첨에.. 엄정화 얼굴이 왜 저래? 감우성 귀엽네.. 이 영화 디게 야하네..와 같은 잡생각으로 영화에 몰입하지 못했던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영화에 몰입해갔다..

과연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첨에 연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나는 준영이 연희와 싸운 후 연희가 차곡차곡 정리한 사진첩을 보는 장면에서.. 연희의 마음을 조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하고픈.. 소망
사진속의 모습처럼.. 행복하고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싶은 소망..

하지만..실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결혼을 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싸워야 하구..
때로는 치사한 말두 해야하고.. 못볼꼴(?)도 서로 보여줘야 한다.
서로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도.. 아이 문제같은 핑계로 평생 그 밉상을 보며 살아야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런 실상을 뻔히 알면서도..
대부분 결혼이라는 것을 한다..
정말 어쩔 수 없이.. 각자.. 나름대로의 이유와 타당성을 내세우며..
그래도 안하는 것보단 낫다라는 자위로 위안을 삼으며..말이다..

하지만.. 영화 속 여주인공 연희는 다르다..
사랑과 결혼의 장점만을 교묘히 취한 그녀의 전혀 거리낄 것 없는 태도와 "그저 난 남보다 조금 더 바쁘게 살 뿐이야"라고 당당히 내뱉는 모습에서.. 여자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