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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란 문자 메시지 하나로 큰 여운을 남겼던 <안녕, 우주>(에린 엔트라다 켈리/ 밝은미래/ 2018년)의 작가, 에린 엔트라다 켈리가 새로운 동화로 돌아왔습니다. 네 명의 동갑내기 아이들이 겪은 하루 동안의 모험 이야기는 아직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에린 엔트라다 켈리의 신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제 기대치는 하늘로 피어올랐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에린 엔트라다 켈리/ 밝은미래/ 2021년)는 곧바로 제 손에 의해 펼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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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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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면 세 명의 아이가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주요 등장인물이 세 명인가 보네’ 정도만 생각하고 읽어간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니 앞선 표지가 처음보다 좀 더 깊어진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집 마당에서 하늘 어딘가를 바라보는 세 아이와 그 옆으로 피어 올라가는 연기, 세 아이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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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표지의 세 아이가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이 아이들은 한 집에 사는 남매지간이지요. 모자를 쓴 첫째 캐시는 농구를 좋아하지만, 점프력이 형편없고, 슛도 잘 넣지 못합니다. 심지어 유급을 당해, 농구부에서도 나와야 했지요. 좋아하는 농구지만 잘하지 못하다 보니, 자신이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며 괴로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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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 손을 넣고 서 있는 맨 오른쪽에 서 있는 아이가 피치입니다. 피치는 오락을 무지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매일 오락실에 들러서 ‘해벅 소령’이란 게임을 하지요. 피치는 항상 짜증이 나 있고, 언제든지 화를 터트릴 준비가 되어 있지만 피치 자신도 왜 계속 이런 마음 상태인지 모르는 눈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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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운데 서 있는 여자 아이가 피치의 쌍둥이 동생인 버드입니다. 버드는 우주에 관심이 많은 모범생으로 꿈도 최초의 여성 우주선 사령관입니다. 하지만 버드는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친구가 없습니다. 자신이 하는 말을 가족이나 친구, 모두가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자신은 투명인간인 것 같다고 여기지요. 언제나 반듯하지만, 자신의 꿈이 헛된 것은 아닌지 계속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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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중인 챌린저호 (출처: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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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챌린저호 발사를 앞둔 1986년 1월 1일 이야기가 시작되어, 2월 1일에 끝맺습니다. 한 달간의 이야기에는 우주에 관한 많은 지식과 정보가 담겨 있는데 이 우주에 관한 존재론적인 이야기가 세 명의 10대들 삶과 꿈, 고민과 참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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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와 피치, 버드의 삶은 조금씩 엮이다가 ‘쾅’하고 터집니다. 챌린저호 발사가 이륙 73초 만에 허공에서 ‘오작동’을 일으킨 것처럼 말이죠. (버드는 챌린저호의 불운한 사고를 ‘오작동’이라고 부르고 싶어 했지요. 저도 그렇게 부르고 싶네요.) 혹시 표지 한 귀퉁이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이나요? 챌린저호의 사고를 상징할 수도 있고, 아이들의 부서진 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세 남매의 뒷모습이 이 책의 부제 ‘가족은 복잡한 은하다’와 참 잘 어울리지요. 아이들의 부서진 마음 곁에는 함께 밤하늘의 별을 바라봐 줄 가족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부서진 이유가 가족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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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1년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부르는 뉴베리상에서 아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안녕, 우주>로 2018년 뉴베리 대상을 받았고, 올해 아너상을 수상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뉴베리상을 2회 이상 수상한 작가가 5명밖에 되지 않는데, 2회 이상 수상자 가운데 대상을 받은 적 있는 사람은 단 2명이고 그중 하나가 에린 엔트라다 켈리입니다. 작가의 예전 수상 소감 가운데 이 말이 기억나네요. “책은 놀라운 선물입니다.” 정말 이 책은 책을 읽으실 모두에게 놀라운 선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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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송현주 인터파크도서 아동MD(joo@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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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사진주혜진(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