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스케치북 속 오래된 수채화 그림처럼 이 시집은 유영복 시인의 첫 시집으로 낡은 스케치북 속 오래된 수채화 그림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어릴 적 추억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 떠나 버린 사람들을 그리워하면서 살아온 날들에 대한 애틋함과 따뜻함이 휴머니즘으로 구현되고 있다. 시인의 솔직하고 담백함이 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첫 시집을 내면서 _ 4 제1부 귀로 귀로 _ 10 검정 고무신 _ 12 술 취한 아이들 _ 13 엿장수 _ 14 삽 _ 16 누룩소 _ 17 왁자 _ 18 산지기 _ 19 전설 1 _ 20 전설 2 _ 21 정경유착 _ 22 기차 구경 _ 23 친구 _ 24 주는 정 주는 사랑 _ 25 가난 _ 26 상심 _ 27 하늘 1 _ 28 하늘 2 _ 29 하늘 3 _ 30 여동생 제삿날 _ 31 할미꽃 _ 32 돌아가고 싶다 _ 33 다세대 주택 _ 34 토담집 _ 35 비 _ 36 자유 _ 37 쌀농사 _ 38 유전 _ 39 머물다 간 자리 _ 40 제2부 탈랑 탈랑 _ 42 거짓말 _ 43 비 내리는 밤 _ 44 행복 _ 45 대화 _ 46 자화상 _ 47 백수 _ 48 두 친구 _ 49 정우 막걸리 _ 50 골초 _ 51 배려 _ 52 비틀거리는 세상 _ 53 빨래 _ 54 비틀거리는 예수 _ 55 문상 _ 56 정다방 정 마담 _ 57 영역 _ 58 박 사장 _ 59 분향소 _ 60 참새와 허수아비 _ 62 발가벗고 싶다 _ 63 버릴 것들 _ 64 피라미드 _ 65 유산 _ 66 부정 _ 67 새장 감옥 _ 68 군대 _ 69 용산참사 _ 70 어쩌구저쩌구 _ 71 걷기 _ 72 붕어빵 _ 73 내일은 있는 걸까 _ 74 달 _ 75 명예 가장 _ 76 싫은 이유 _ 77 제3부 너의 이름 너의 이름 1 _ 80 너의 이름 2 _ 82 너의 이름 3 _ 83 석류 _ 84 하얀 도화지 _ 85 첫눈 _ 86 이별 금지 1 _ 87 이별 금지 2 _ 88 엽서 _ 89 아름다운 사람들 _ 90 신년 문자 _ 91 바다 1 _ 92 바다 2 _ 93 만남 _ 94 마주보기 _ 95 내장산 단풍 1 _ 96 내장산 단풍 2 _ 97 내장산 단풍 3 _ 98 그리움 _ 99 그곳 _ 100 강물 _ 101 마라톤 _ 102 속도 _ 103 여로 _ 104

길을 걷다가 문득 지나온 길이 그리워 되돌아갑니다 조금 가다 보니 주막집이 나옵니다 막걸리잔 속에는 중년의 사내가 술에 취해 쓸쓸히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입니다 막걸리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또 한참을 갑니다 우물이 나옵니다 우물 속에는 우물가 옆집 소녀를 짝사랑하던 까까머리 중학생이 두레박으로 물을 길러 세수를 하고 장다리꽃 무성한 넘새밭 가에서 하모니카를 불고 있습니다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또 걸어갑니다 개울가가 나옵니다 개울물 속에는 개울물에 떠내려가는 검정 고무신을 바라보며 어린 소년이 울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가 고파 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이 보입니다 배고픔에 지친 걸음으로 또 걸어갑니다 막다른 골목길 끝에 토담집이 나옵니다 여기는 1962년 3월 13일 새벽 4시 작은 시골마을 갓난 사내아이가 태어나 “응애” 하고 우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옵니다 그리고 길은 막히고 더 이상의 길은 기억나지 않아 되돌아옵니다 _<귀로(歸路)>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