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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섭의 『유모차를 타고 가는 아이나비』는 크게 5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문희숙(시조시인)
안창섭의 시조는 스스로에게 슬픔을 허락하는 순정한 삶의 자세를 보인다. 그의 시편들은 굵은 선으로 터치한 가문비나무 같다. 삶이 버거워 축축 처진 가지임에도 그 처져 있음이 오히려 크리스마스 나무로 유용하게 인정받는 역설적인 특성을 지녔듯, 시인은 삶에 고인 눈물들을 활달하고 미래를 반짝이게 하는 내적 힘으로 치환하고 있다. 또한 그의 시적 개성은 마치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걷는 자의 분명한 자기만의 개성을 거느리고 있다. 진부한 현실의 중심에서 독자를 거침없는 시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리듬감은 과거와 현재를 다스려 미래를 꿈꾸게 하는 곡진함으로 승화되고 있다.
그는 슬픔을 받들어 ‘유리창 한 뼘 햇살 눈물로 끓이는데’도 오히려 이를 일상의 능동적 계기로 삼아 ‘플라이 낚시처럼 슬픔을 잡아채’면서 삶은 견디는 일이라고 재차 긍정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온종일 울어보라고 함박눈이 내린다’고 진술하며 슬픔으로 물러서지 않는 삶의 근육을 도저하게 그려낸다. 시인의 첫 시집 발간을 계기로 그의 붓이 더욱 옹골차고 아름다운 작품을 펼치는데 힘찬 디딤돌이 되기를 기원한다.

｜시인의 말

제1부 그냥 그런 날들
금강송면 왕피리 13/ 사냥 14/ 주상전하 납시오 15/ 달걀을 던지다 16/ 멍게 17/ 내수면 연구소 18/ 봄비, 날다 19/ 영이와 철수 20/ 숯 21/ 가로등 22/ 해바라기 23/ 못생길수록 춥다 24/ 키커 서면 25/ 한자 이야기 26

제2부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
아이나비·1 31/ 아이나비·2 32/ 편의점에 뜬 달 33/ 뿌리 없는 나무 34/ 고무신 35/ 붙임쪽지 36/ 솔꽃 37/ 당산나무 38/ 달개비꽃 40/ 잠들지 않는 밤 41/ 범이 생각 42/ 그곳에 가면 43/ 참살이 44/ 꿈꾸는 감자 꽃 45/ 고비에 발을 묻고 46/ 몽골의 바다 47

제3부 아주 가깝고도 먼 이야기
풍연심 51/ 키보드 52/ 먼 나무 53/ 삘기 꽃 당신 54/ 섣달 초아흐레 55/ 상강 무렵 56/ 똥구멍 미래는 밝다 57/ 저녁의 내부 58/ 학생 부군신위 59/ 숫눈처럼 60/ 느린 우체국 61/ 대패삼겹살 62/ 홍시 63/ 혜원의 봄날 64/ 안양 문 65/ 라디오스타 66/ 사랑 좀 빌립시다 67

제4부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그림자
옥수수 집 71/ 두부의 눈물 72/ 밤을 잊은 그대에게 73/ 찔레야 찔레야 74/ 폭포의 눈물 75/ 돌고래 연가 76/ 컴퍼스 78/ 꽃을 웃긴 소 79/ 내광쓰광 80/ 용두레 연서 81/ 섰다, 3­8 백화점 82/ 아브라카다브라 84/ 반달 85/ 달맞이 86/ BMW 87/ 전설 88/ 추억 속의 재회 89/ 디리하자 90

제5부 시작도 끝도 없는
말복 카페 93/ 불규칙한 뼈 94/ 너머의 너머 95/ 한 끼 96/ 늘 푸른 요양원 97/ 비둘기 날다 99/ 하일면 솔섬 99/ 나비야 배 띄워라 100/ 달려라 하니 101/ 크리센도 102/ 줄다리기 103/ 장군멍군 104/ 분수 105/ 살구와 자두 106/ 리장만 이십 년 107

작품해설 : 이달균
안창섭의 시조, 탐구와 순례의 갈림길에서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