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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필자는 『오다 노부나가』(2018년 4월), 『도요토미 히데요시』(2022년 11월), 『전국시대 다이묘들』(2023년 3월), 『도쿠가와 이에야스』(2023년 10월)를 잇따라 출간했습니다. 그중에서 『전국시대 다이묘들』은 다른 세 권의 책을 정독하기 위한 기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국시대 다이묘들』을 출간한 후, 필자가 조명한 여섯 명의 다이묘 중에서 특히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에 대하여 깊이 알고 싶은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에 관한 내용을 많이 보완했습니다. 제2부에 등장하는 호조 소운北？早雲 · 사이토 도산？藤道三 · 마쓰나가 히사히데松永久秀 · 모리 모토나리毛利元就보다 내용을 충실하게 하여 보완판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지면이 늘어나면서 새로 등장한 인물과 생소한 지명이 읽는 재미를 반감시키겠지만, 정독하면서 내용을 음미하면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을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구태훈 교수의 일본사 傳 시리즈 중에서 『전국시대 다이묘들』은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
토미 히데요시』가 출간된 후에야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원래 필자는 노부나가 · 히데요
시 · 이에야스에 초점을 맞춰 중세에서 근세로 크게 전환하는 과도기를 조명할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노부나가 · 히데요시 · 이에야스의 활동 무대였다고 할 수 있는 전국시대의 실
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했고,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독자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늦게나마 전국시대의 실상을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올해 봄에 『전국시대 다이묘들』을 출간했습니다. 제1부에서 전국시대란 무엇인
지 살펴보았고, 제2부에서 하극상의 화신으로 일컬어지는 호조 소운을 비롯한 네 명의 다이묘
의 일생을 간략하게 소개했고, 제3부에서 일본인들이 남다르게 기억하거나 숭앙하는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간행되자 필자가 조명한 여섯 명
의 다이묘 중에서 특히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을 보다 상세하게 써 달라는 요청이 많았
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자가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에 관한 내용을 보완하여 증보판
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증보판을 내면서 7
책을 내면서 11
제1부 전국시대와 다이묘 17
CHAPTER1. 전국시대란 무엇인가? 19
CHAPTER2. 오닌의 난 30
- 전국시대의 문을 연 내란
CHAPTER3. 전국시대를 수놓은 다이묘들 54
제2부 하극상 시대의 풍운아 71
CHAPTER1. 호조 소운 75
- 떠돌이의 성공담
CHAPTER2. 사이토 도산 96
- 나라를 훔친 기름 장수 증보판을 내면서 7
CHAPTER3. 마쓰나가 히사히데 116
- 악역무도한 자의 대명사
CHAPTER4.모리 모토나리 151
- 권모술수의 화신
제3부 불세출의 영웅 187
CHAPTER1. 일본인이 숭배하는 난세의 맞수 189
CHAPTER2. 다케다 신겐 209
- 인사의 귀재 용병의 달인
CHAPTER3. 우에스기 겐신 256
- 의리에 살고 정의를 위해 싸운 생애
참고문헌 302
무로마치 시대 연표 305
인물별 연표 310
색인 322

◎ 무로마치 막부 초기부터 무너지기 시작한 장원제도는 15세기 중엽 오닌의 난이라는 미증
유의 혼란기를 거치며 완전히 무너졌다. 그 후 다이묘大名는 일본 열도의 토지를 나누어 점유
하고 다스린 권력자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었다.(21p)
◎ 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의 부인은 귀족 가문의 딸 히노 도미코日野富子(1440~96)였는
데, 그녀는 매우 자유분방하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비심이나 수치심이 없는 여인이었
다.(35p)
◎ 아사쿠라 노리카게朝倉？景(1380~1463)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개 같은 짐승이라고 업
신여김을 당해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 말에 전국시대의 정신이 오롯이 깃들어 있
다.(50p)
◎ 호조 소운은 늦은 나이에 간토 지방을 쟁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실패에서 배울 시
간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매우 신중하게 행동했다. 공격할 때는 먼저 주변의 정세와 지
리적 이점을 살폈다. 달이 뜨고 지는 시각은 물론 바람이 부는 방향까지 관찰했다. 그리고 인
심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했다.(83p)
◎ 사이토 도산이 살모사로 불리게 된 것은 자신을 보호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주군을 살해하고 그 영지를 차지한 교활함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도산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
하여 온갖 음험한 술책을 다 썼다. 최후에는 아들에게 죽임을 당했다.(97p)
◎ 사이토 도산의 시신은 다섯 토막으로 잘리는 치욕을 당했다. 요시타쓰는 부친 도산의 수급
을 거두면서 귀와 코도 베었다고 전한다. 부친 사이토 도산에 대한 증오심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115p)
◎ 전국시대 다이묘는 대부분이 책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글자를 해독할 수 있는 다이묘는 얼
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마쓰나가 히사히데는 당시에 보기 드문 지식인이었다. 조정은 히사히
데의 능력을 인정했다. 1561년 2월 4일 조정은 그의 관직을 종4위로 높여주었다.(138p)
◎ 모리 모토나리는 매우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10살 때 고아가 된 뒤, 형 오키모토가
교토로 올라가 무로마치 막부에서 4년 동안 근무했는데, 그동안 모토나리의 후견인으로 정해
진 이노우에 모토모리井上元盛(?~1511)가 모토나리의 생활비로 충당하기 위해 설정된 영지를
횡령했다. 어린 모토나리는 끼니도 잇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나날을 보냈다.(154p)
◎ 오우치 요시타카는 배를 타고 피난하려고 했지만, 파도가 높아 단념하고 다이네이지大寧寺
(야마구치현 나가토시)를 찾았다. 요시타카는 그곳에서 마지막 밥상을 받았다. 그가 밥을 먹고
있을 때 반란군이 들이닥쳤다. 반란군이 사원에 불을 질렀다. 오우치 요시타카는 불 속에서
할복하여 죽었다.(170p)
◎ 다케다 신겐은 평생 부친 노부토라信虎를 추방하고 권력을 찬탈한 불효자식이며, 권력에
눈이 멀어 성실한 장남 요시노부義信를 죽인 비정한 아버지라는 소문에 시달렸다. 우에스기
겐신 또한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친형 나가오 하루카게長尾晴景와 매형 나가오 마사카게長尾
政景를 죽인 차가운 인물이라는 세상 사람들의 평판을 두려워했다.(191p)
◎ 다케다 신겐은 인사의 귀재, 용병의 달인으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다케다군의 장수는 대
부분 신겐이 직접 발탁하고 수족같이 부린 자들이었다. 우에스기군의 장수들도 겐신의 지도력
과 판단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평소에 불만이 있던 장수들이라도 일단 출진하면 겐신의
명령에 말없이 따랐다.(207p)
◎ 다케다 가문은 무로마치 막부가 임명한 가이甲斐의 슈고守護 지위를 대대로 상속하는 명
문이었다. 슈고 가문은 직접 거느리는 가신뿐만이 아니라 분가한 일족이나 인근 지역 호족 가
문의 인망을 얻어야 비로소 영지를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런 가문의 당주였던 다케다 노부토라
를 아들 신겐이 추방하는 결정을 내리고 또 실행할 수 있었을까?(220p)
◎ 다케다군은 총대장 신겐이 있는 본진을 겹겹으로 에워싸고 우에스기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진력했다. 적의 끈질긴 공격으로 다케다군 친위대의 방어선이 무너졌다. 총대장 다케다 신
겐이 있는 본진이 위태로웠다. 하지만 신겐은 여전히 조그만 의자에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230p)
◎ 다케다 가쓰요리는 간바라성을 공격하여 성주 이하 711명의 수급을 올리고, 수급 장부의
사본을 오다와라성으로 보냈다. 가쓰요리는 다음과 같은 협박 서신을 첨부했다. “다케다 가문
에 칼을 겨누는 자는 이와 같은 신세가 될 것이다. 마음에 새겨두는 것이 좋을 것이
다.”(246p)
◎ 나가오씨 일족이 모여 상의했다. “나가오 하루카게가 당주로 있는 한 나가오 가문이 쇠퇴
할 것이다.” “린센지로 출가한 카게토라는 지략과 투지가 뛰어나다고 한다.” “카게토라는 장
래 큰 인물이 될 수 있는 재목이다. 하루라도 빨리 카게토라를 추대하는 것이 좋을 것 같
다.”(265p)
◎ 나가오 카게토라는 덕장도 아니고 지장도 아니었다. 싸우면 반드시 이기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용장이었다. 그런데 가신들이 단합하지 않고 있었다. 성격이 급하고 우울증 증세
가 있던 카게토라는 단순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단결할 줄 모르는 가신들을 거느리고 싸워서
승리할 수 없다. 승리가 없는 곳에 내가 있을 이유가 없다.”(278p)
◎1601년 8월 24일 카게카쓰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명령에 따라 아이즈에서 요네자와성米？
城(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으로 본거지를 옮겼다. 이때 카게카쓰는 우에스기 겐신의 시신이 든
옹관甕棺을 요네자와성으로 옮겼다. 옹관 안에는 갑옷을 입고, 대도를 허리에 찬 겐신의 시신
이 앉은 채로 있었다.(30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