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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 : 있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자유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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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래, 이 맛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끓여주던 된장찌개 같은 맛,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온 스님의 글맛!

1980년대 법정 스님, 오현 스님과 함께 『사랑하며 용서하며』로 필명을 드날렸던 향봉 스님이 우리 앞에 다시금 ‘산골 노승의 글쓰기’를 내놓았다.
향봉 스님은 잊혀진 스님이다. 젊은 시절 한때, 세상 무서울 게 없던 시절도 있었다. 불교계 권력의 실세 역할도 해보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뒤늦게 철이 들어’, 마흔 무렵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15년간 인도와 네팔, 티베트, 중국을 떠돌며 구도행을 이어갔다. 이후 돌아와 20년째 익산 미륵산 사자암에 머무르며, 홀로 밥 지어 먹고, 글 쓰고, 산책하며 산다. 그렇게 70대 중반의 노승이 되었다.
향봉 스님의 글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담백하지만 맛깔스럽다. 유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울림이 있다. 그런데 순간순간 울컥해진다. 유쾌하게 이어지는 문장을 따라가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다가도, 어느새 가슴이 먹먹하고 절절해진다. ‘눈물방울 두어 방울’ 적시지 않고는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흔하지 않은 글맛이다. 오랜만에 눈이 맑아지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스님이 겪어온 삶의 역정과 치열한 구도기 속에서, 진리와 한몸이 되어 살아가는 ‘자유인의 삶’이 드러난다.

출판사 서평

산골 노승이 온몸으로 펼쳐 보이는
삶의 애환, 그리고 깨달음의 기록!

“남은 미역국에 밥 말아 먹으니 세상이 배 안에 담겨 부족함 없이 행복하다. 누군가 법당의 부처님 앞에 사과 한 알을 놓고 가, 그 사과로 후식까지 즐기고 있으니 이만하면 산골 늙은이의 화려한 점심을 마친 셈이다.” -본문 중에서

노인들을 보면 간혹 부러울 때가 있다. 그들이라고 어찌 인생이 쉬웠겠는가. 그러나 어쨌든 그들은 숱한 위기와 위험의 나날들을 견뎠고 살아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견고한 삶의 지혜마저 자연스레 형성되었을 터이다. 늙어가며 죽을 날이 가까이 다가온다는 건, 그만큼 고통스런 날들도 차츰 소멸되어 간다는 의미도 품고 있다. 오늘의 삶에 충실하며 당당하게 죽음을 준비하는 노인들을 보면, 몹시도 부러울 때가 있다.
산골 노승, 향봉 스님은 말한다. “무엇이든 나누면 기쁘고 덜어내면 가뿐하다. 있으면 있는 대로 행복하고 없으면 없는 대로 자유롭다.” 어떤 상황에서도 편안함의 여유와 당당함의 결기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인의 경지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스님의 젊은 시절 모습은 어땠을까? 스님은 솔직하다.
“젊은 시절 별명은 ‘일방통행’이거나 ‘불칼’이었다. 성질이 지랄처럼 급하고 말투와 행동이 거시기하게 거칠었던 탓이다. 그러긴 하나 쉽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며, 마음이 여리어 영화를 보면서도 눈물을 찔금거리는 못난이 바보였다. 강한 자에겐 더욱 강하였고, 적당히 타협하는 어설픈 일 따위는 체질상 맞지 않아 ‘전쟁’ 아니면 ‘평화’였다.”
오죽했으면 해인사 ‘똥물 사건’과 ‘곡괭이 사건’의 주동자였을까. 어찌 보면 이 책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은 향봉 스님의 ‘구도기’이자 ‘깨달음의 기록’이다. 1장은 젊은 날의 자화상, 2장은 산골 사자암의 일상, 3장은 치열한 구도행의 흔적, 4장은 스님이 확철하게 깨친 진리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향봉 스님이 이끄는 대로 웃다가 울다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한층 성장한 자신의 모습과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삶의 본질적인 질문 앞에 다시 서게 된다. “나는 누구이고, 이 세상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아직 답을 섣불리 말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을 곁에 두고 오래도록 곱씹다 보면 답은 선명하게 떠오를 것이다.

추천사


마음을 열어 누군가와 말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군불 지피듯 이해를 넓혀갈 수 있는 디딤돌과 버팀목이 그리운 오늘이다.
행복과 자유, 그리고 빛을 향해 떠나는 게 인생의 나그넷길이다. 그러나 빛은 짧고, 어둠은 길게 허무의 그림자처럼 누워 있다.
젊어서도 늙어서도 빛과 그림자는 타는 목마름으로 외로움의 터널에 갇혀, 헐떡이는 호흡처럼 더러는 흔들리고 더러는 방황하며 철이 든다.

목차

1장 | 반쪽짜리 자화상
뻐드렁니와 똥배꼽
어른불알과 땅개
반쪽짜리 자화상
옹골찬 싸움꾼도 노승이 되어
어떤 스님의 러브스토리
육군하사 이용주
창건주 할머니와 군법사 대행
〈섬집아기〉와 〈고향땅〉
‘똥물 사건’과 ‘곡괭이 사건’의 주동자
법거량과 선문답
베스트 셀러, 『사랑하며 용서하며』
그때 그 시절의 해제비
승려시인회
사람다운 사람
돌이켜보면 눈물뿐인 바람
타는 목마름의 원초적 본능
누나의 웃음과 형님의 울음
간절하게 철이 드는 때
돈과의 인연
투사와 보살
어머니의 태몽 이야기
책은 길이요 빛이다
야단법석
절반의 남자
뒤끝이 좀팽이인 사자암 주지

2장 | 더러는 눈송이 되어
더러는 빗방울 되어
동화 속의 암자
산골 늙은이의 화려한 점심
바느질을 하며
여름궁전 겨울궁전
동전 열한 개
어느 퇴임 교장 이야기
황소불알스님과 양주
두 할배의 겨울나기
어느 중년 여인의 가르침
정훈희의 〈스잔나〉
“이 아이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총각거사
사자암 주차장의 1인용 텐트
“그렇다면 사자를 보여주시지요?”
성직자가 필요 없는 세상
그렇고 그렇다네
나의 생활 염불
도반 모임이 있는 날
지리산 순례
새벽녘 뜰을 거닐며
참 세상 간단하다
천사와 보살
적막강산의 외톨이
스님, 저 왔어요
좋은 도반 도법 스님에게

3장 | 아픔 속에서 나날이 철이 들고,
철이 들면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것
세상은 길이고 인생은 여행이다
세상의 주인공은 나
1996년 12월 1일, 티베트에서의 기록
새끼염소와의 이별
의문투성이의 수상한 여행자
덫과 올가미
처연하고 슬프디 슬픈
고산증세로 쓰러지며
안간힘을 다해 쓴 글
어젯밤의 누군가
또 하나의 탈출
예배당에서 사탕 받아먹던 아이는
온몸이 박살 나는 아픔 속에서
장거리 여행길의 화엄세계
7대 건강 진단법
화 삭히는 방법
먹이를 찾는 두 노인
순간의 실수와 순간의 선택
사모님과 아줌마
네 명의 남편과 한 명의 아내
인디아 갤러리의 음모
흰 가루의 비밀
위기의 순례길
칼춤의 현장
뚱보 미인과의 짧은 만남
바람을 닮은 적멸의 자유인
인도의 어느메쯤에서

4장 | 무아를 사무치게 깨닫는다면
변두리와 모서리를 키우지 않는다
우리네 인생
사람이 사는 이유
삶의 가벼움과 무거움
이 또한 지나가리라
도인의 삶
깨달은 사람에 대하여
챙김과 멈춤
영혼은 없다
무아를 사무치게 깨닫는다면
영혼의 덫
중도의 가르침
오늘의 세계를 누리라
사람이 부처 될 때
모든 것은 변한다
생활의 지혜
큰 바다는 또랑물을 마다하지 않는다
미운 사람
경쟁과 전쟁놀이
설법의 다섯 가지 원칙
곁에 있어도 그리운 친구
떠난 사랑은 떠나게 하라
부채질하는 여인
움직이는 선원
스님은 무엇으로 살아갑니까?
사라지면 그뿐인데
글을 쓰게 된 이유

본문중에서

나는 단순한 사람이다. 누우면 5분 안에 잠이 들고, 화가 나도 10분 안에 풀린다. 젊은 시절 별명은 ‘일방통행’이거나 ‘불칼’이었다. 성질이 지랄처럼 급하고 말투와 행동이 거시기하게 거칠었던 탓이다. 그러긴 하나 쉽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며, 마음이 여리어 영화를 보면서도 눈물을 찔금거리는 못난이 바보였다.
강한 자에겐 더욱 강하였고, 적당히 타협하는 어설픈 일 따위는 체질상 맞지 않아 전쟁 아니면 평화였다. 학력이 초등학교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라, 틈만 나면 책을 읽었고 돈만 생기면 서점에서 책을 샀다. 손에 잡히는 신문의 사설은 주제와는 상관없이 모조리 읽었고, 인도로 떠날 때쯤 모아둔 책이 3만 권을 넘었다. -20쪽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소복소복 담겨 한 권의 책이 발간된다. 『무설전』이라는 손바닥 크기의 작은 책이었다. 물론 자비출판이었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출판사에서 그 무설전을 보고 글을 더 모아 책다운 책을 내보자며 솔깃한 제의를 해왔다. 그렇게 하여 『사랑하며 용서하며』가 사랑출판사에서 발간된다. 이 책은 나중에 판권을 밀알출판사에서 이어받아 같은 책이름으로 발간되는데, 팔린 책이 60만 부에 이르게 된다. 베스트셀러로서 긴 생명을 유지하며 장수를 누린 셈이다. -38쪽

별것 아닌 것들의 소소한 행복이 나를 기쁘게 하고 들뜨게 한다. 산이 쩡쩡 울릴 만큼 바위벽의 얼음이 녹아내리면, 여전(旅錢) 한 닢 마련 없이도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남은 미역국에 밥 말아 먹으니 세상이 배 안에 담겨 부족함 없이 행복하다. 누군가 법당의 부처님 앞에 사과 한 알을 놓고 가, 그 사과로 후식까지 즐기고 있으니 이만하면 산골 늙은이의 화려한 점심을 마친 셈이다. -75쪽

사자암 주지는 생긴 꼴에 비해 어지간히 복이 많은 사람이다. 겨울에는 겨울궁전에서 찰밥을 즐겨 먹고 여름에는 여름궁전에서 잔치국수를 오이채 곁들여 자주 먹는다. 자고 싶으면 자고 일어나면 책을 만나거나 허드렛일을 찾아서 게으름 없이 몸을 움직인다.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고 찾아가야 할 사람도 듬성듬성 박혀 있어 온종일 한가롭다. -80쪽

새벽녘 뜰을 거닐며 추억의 숲을 새처럼 날고 있다. 모질게 다잡았던 수행이라는 외진 길은 사람의 길이 아닌 모진 자만이 걸을 수 있는 세상 밖의 길이었다. 이제 할 일 없는 노인으로 흔들리는 건강을 다독이며 훅 불면 꺼져버리는 호롱불의 사라짐을 배워야 한다. 되돌아보면 절반은 빛이었고 절반은 어둠이었다. 허무의 그림자였고 머묾 없는 바람이었다. -113쪽

“아가야! 마음이 몹시도 아프구나. 이 세상에는 그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이란다. 우리처럼 이렇게 만나면 이내 헤어지는 아픔 속에서 나날이 철이 들고, 철이 들면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것이란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는….” -135쪽

티베트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자루에 넣어 사찰 부근의 천장터로 오게 된다. 그 자루에 든 시체를 영국인 수행자는 작두칼로 내리쳐 독수리 밥으로 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미 달관한 초인의 모습이었다. 생멸의 고통에서 벗어나 적멸의 자유인으로 향해 가는 수행자가 되어 있었다. 그가 작두칼로 내려치는 것은 관습과 허울을 벗어버린 진공(眞空)의 묘유(妙有)를 찾는 작업일 터. -182쪽

어떤 사상과 철학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간다. 그러므로 우리네 삶에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빛과 어둠이 뒤엉키며 종교의 신앙마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열 명의 애인이 있어도 채울 수 없고 주머니가 빵빵해도 허기질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집착하지 말 일이다. -218쪽

조계종단에서는 비구승의 최고 법계인 대종사 품수라는 제도가 있다. 나는 이미 단호하게 분명하게 대종사 품수를 거절했다. 그저 평범한 사람 향봉, 스님 향봉에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꾸미거나 감추거나 돋보임 없이, 자연인 향봉 스님으로 바람처럼 살다 사라지면 그뿐인데…. -243쪽

불교는 전생과 내생을 키우지 않는다. 불교는 오늘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영원하다. 영원한 오늘의 주인공으로 자유와 평화와 행복을 누리며 살 일이다. -245쪽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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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익산 미륵산 사자암 주지. 상좌도 공양주도 없이 홀로 밥 지어 먹고, 글 쓰고, 산책한다. 어린 시절에 백양사로 출가했고, 해인사 선방을 거쳐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부사장을 지냈다. 조계종 총무원 포교부장, 총무부장, 중앙종회 사무처장,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하며 불교계 ‘실세’로 활동하기도 했다. 반면에 1973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서, 수필집 『사랑하며 용서하며』가 60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세를 떨쳤다. 지은 책으로는 『작아지는 아이』, 『무엇이 이 외로움을 이기게 하는가』, 『일체유심조』, 『선문답』 등 20여 권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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