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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목사다.

기도를 글로도 하는 목사다. 이름하여 글기도인 영혼일기를 써왔다. 거의 하루도 빠짐 없이 써온 일기가 해산을 해야겠다고 나는 압박해댔다. 태아가 양수를 터뜨리자 산모가 어쩔 수 없이 아랫배에 힘을 주듯, 줄탁동시, 그런 순리의 산물이기도 하다. 암튼 태아였던 일기가 자진 ‘해산-수고’를 외치며, 세상으로 뛰쳐나가버린 형국이다. 좀 당황하고, 면구스럽다. 그런 벌거숭이 날 것, 비린 것을 커밍아웃한다. 시집으로 『사막은 나이테가 없다』 등이 있다.

이승우(소설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느낌이었냐면요, 물론 영혼일기라고 해서 내면을 많이 드러내셨는데, 저에게는 파스카의 팡세를 읽는 그런 느낌이 있었구요, 각성이나 성찰에 대한, 변증적인, 진리를 변증하는 그런 목소리가 알기 쉽게 표현되어 있었고, 그런가하면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도 포함되어있었을 뿐만 아니라-심지어 유머, 문학적 감흥-시인의 영혼, 그 언어가 느껴졌어요. 문자를 조합해서 시를 썼느냐가 아니라, 시인의 심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을 바라보고, 그 부분에 뭉클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사람 허기- 이런 표현 등. 하나님만으로 충분해야 하는 성직자의 삶을 사는 분들, 영성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사람 허기라는 것이 더 간절할 수 있구나, 더 외로울 수 있구나 생각하는 부분인데, 김성찬 목사의 내면 고려를 통해 드러났다 여겨집니다.
(중략)
이 책은 자유의 질서를 통한 지배가 해방을 만들어내는, 진정한 의미의 글쓰기. 자화상, 초상화 빗대서 이야기하면, 자기 이야기하면서 초상화를 드러내는. 나를 표현하면서 세상에 대해 진리에 대해 말하는 방식- 다시 말하면, 일기라는 가면을 쓴 수준 높은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일기라는 가면을 쓴 수준 높은 에세이 입니다. 굉장히.
(후략) 이승우(소설가, 조선대 문창과 교수)

내 영혼의 어두운 밤에
詩/비린 비
누수(漏水) 가면의 생 나는 무죄다 나는 생생합니다 친애하는 오해춘 목사님께 올립니다
단어를 찾아서
어둠 속에서 벨이 울릴 때
심방, 그 유미재 갤러리하우스의 봄
암연(暗然) - 흐리고 어두움
끝이 아침인 인생
대게 세상 2
하나님의 기습

about 영혼일기 내러티브(narrative), 그 지금 내게 필요한 것
about 영혼일기
근데, 굿 나잇?
「야곱 신부의 편지」

인생은 예술처럼
詩/사랑의 건축학 원론
그의 현현(顯現)
인생을 예술처럼
테러리스트 햄릿
굴비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소리의 요철
그는 나의 시(詩)다
망중투한(忙中偸閑)
남자의 변신도 무죄다!
아이에게, 내 서정적 변절(?)에 대한 변명
감이후지 坎而後止
아내가 사라졌다
시인(詩人)
마르타, 마르타 아~마르타

살며 견디며 사랑하며
詩/첫눈
고(故) 최진실
불암산은 없다
살며 견디며 사랑하며
내 어린 딸이
思友-After forty years
그냥~, 그 부사적 삶의 묘미
자기애(自己愛)의 동기(動機)는
풀빵전문식당
난 외롭지 않아, 정말?
아노덴(ανωθεν), 그 위에서 오는(from above) 신생(新生) Ⅱ.
십×조, 일백만 원 그 낯설음에 대하여
“세상에서 제일로 맛난 차는?”
그가 내 멘토다 빨래 끝∼★
사는 것처럼 사는 것밖에는
사는 것처럼 사는 것밖에는(Ⅱ)
수사(修士)의 땅에서, 우리의 아들 요셉에게 하나님을 공개적으로 망신시키기!
여호와는 나의 현찰이시니……? 고마웠어, 아지야 ♡ 그 반편(半偏)들이
돌은 다른 돌을
너의 가는 길에~
쫓아가서 기다렸다가 쳐라
짧고 알찬, 엘리스 먼로의 단편 같은 하루

about NOYES
about NOYES
NOYES-1
‘아니오(no)’를 ‘예(yes)’하는 것에 대하여
유혹
다시 'NOYES'에 대하여

영혼일기 1500 : 영혼일기 1500회 상황을 견디게 한 글쓰기를 넘어

……… 각양각색의 사연이 담긴 편지를 듣고 중보기도해 주는 사역을 사명으로 여겼던 야콥 신부가 내뱉은 이런 내용의 대사가 내 맘에 와 닿았다. 영혼일기를 쓰고 있는 내 입장을 재점검하게 하는 의미 있는 대사였다.

“(사연 많은 구구절절한 편지에 기도로 응답해 왔던 일이 사명자로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 일이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그 일이 내 일일 뿐이었고, 외려 그 일이 날 예까지 지탱시켜 주신 하나님의 일이었노라”고 야콥 신부는 뒤늦게 깨닫는다.

나는 영혼일기를 쓰는 일을, 외람되게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긴 했다. 그러나 이 일이 나를 예까지 붙잡아 주신 하나님의 일이라는 생각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야곱신부의 편지」는 나에게 영혼일기에 그분께서 나를 보듬어 안아 주신 징표로 괄호를 치게 만들었다. 「영혼일기」

글머리에
『살며, 견디며, 사랑하며』
날 것. 비린 것을, 감히.
변신한 프로필 사진이 필요해서, 사진을 한 컷 찍었습니다. 표정이 얼고, 잡티 천지라며, 내 회색 원판에 뽀샵질을 해대는 사진사. 그는 아티스트 아니라 마술사였습니다. 변신에 변신을 더해가던 나 아닌 나. 결국 분칠한 기생오라비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공정을 들여다보다가, 난 첨으로 알았습니다. 나란, 거울로 내가 본 내가 아니라는 것을. 사진이란 남이 나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것을. 어쩜 그것도 내 실상이라는 것을. 예를 들면, 내가 거울로 본 나는 왼쪽 눈 밑에 색소 침착으로 생긴 옅은 점이 있었는데, 광학기기에 비친 나의 얼굴에서는 오른쪽에 그 점이 자리했습니다. 내 자화상은 타인의 눈으로 보면 가짜였습니다. 좌우가 바뀐 모습이었습니다. 그것이 일견 객관적인 내 초상이었습니다. 그래 자화상과 초상화는 분명하게 달랐습니다. 서로 달라, 서로의 실체를 분간할 수 없다는 말도 됩니다. 그래서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타인을 상호 이해한다는 것이, 본질적으로 불가능함을 나는 현상학적으로 인지했습니다.
그런 내가 타인에게 말 걸기에 나섰습니다. 그것도 포토샵에 의지하지 않은 날 것, 비린 것을 시장에 내놓습니다. 그것이 일기(日記)라는 형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비리고, 냄새납니다. 해서, 어떤 이들의 구토를 유발할는지도 모를 나를 공개합니다. 더군다나 허용된 위선으로 뽀샵하고 강단에 서는 거룩한(?) 목사가 내뿜은 토사물이라니. 일세를 풍미했던 산방한담의 선사 법정 스님께서도 “일기를 써 보고 싶었다”라고 심중의 말을 내뱉은 적이 있었습니다. 공개적인 일기 쓰기 말입니다. 그런데 그분도 그 소망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용기가 없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나는 천방지축입니다.

내 일기는 판독이 어렵습니다. 난해합니다. 해프닝을 이벤트화 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 사태를 뛰어 넘는 자기 성찰만을 토해 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더해 날 것이라고 하지만, 감추며 드러내는 뽀샵질을 심하게 해댄 까닭에 어떤 날의 일기는, 내 자신도 내가 무슨 사태나 사건에 대해 토로한 일기인지 분간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타인들에게는 내 일기가 매우 생경하고, 난해하리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것이 내 한계이니, 어쩔 수가 없네요. 힘내어 읽어 주실 분들에게 그저 감사를 표하는 수밖에는, 없어요,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측면에서는 일기란, 내 원판이기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내 일상에 대한 나의 거친 숨소리가 도드라집니다. 그게 적잖이 불편하시리라 여겨집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그리고 내 토사물로 인해 그 예복에 오물이 묻고, 내 격정으로 맘 상했던 분들에게 해서(海恕)를 빕니다. 굳이 변명하자면, 일기는 저널일 뿐이고, 에세이나 소설이나, 칼럼이나 더군다나 설교가 아닙니다. 각본 없는 일상처럼, 각본 없는 글쓰기일 뿐이기에, 나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너를 원색적으로 투사한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책으로 묶어 내려고 일기를 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지난 2008년 5월 22일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써 오다보니 1,500회에 이른 것입니다. 영혼일기에게 미안했습니다. 만삭의 몸이 되었으니, 해산(解産)을 해야겠다고 일기(日記)가 나를 압박해댔습니다. 태아가 양수를 터뜨리자 산모가 어쩔 수 없이 아랫배에 힘을 주듯, 줄탁동기(?啄同機), 그런 순리(順理)의 산물이 바로 이 책입니다. 암튼, 태아였던 일기가 옥동자 되어 자진 ‘해산(解散) 수고’를 외치며 세상으로 뛰쳐나가버린 형국입니다.
그 천 년 전, 천일야(千日夜)에 후배 목사가 홈피를 제작해 나에게 선사했습니다. 그 열린 화면에 나는 거의 공개적으로 일기 쓰기를 감행했습니다. 이름 하여, 「영혼일기」그 전일체(全一體)로서의 몸을 말하는 시대에, 내 영혼일기는 전인(全人)일기입니다. 목표가 전인(全人) 완성에 있습니다. 미완의 그 완성을 위한 한 몸부림으로 커밍아웃을 합니다. 감히, 그분의 영광을 위하여. 寧木 김성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