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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공예 기술의 모든 정보와 지식을 담은 디자인ㆍ리소스북 시리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에서는 우리 공예의 전통기술과 폭넓은 정보를 소개하기 위해 ‘우리공예·디자인리소스북’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한눈에 보는 나전칠기〉를 시작으로 천연염색, 소목, 장석, 한지, 백자, 누비, 옹기, 침선, 매듭, 입사, 청자, 옻칠, 소반, 제와, 금박, 화혜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리소스북 시리즈물을 17권 발간했다. 이어서 올해에는 〈한눈에 보는 칠보〉와 〈한눈에 보는 단청〉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우리의 전통 단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책

단청은 목조 건축물에 오방색의 안료를 사용하여 각종 문양을 채색하는 건축공예 기술 중 하나다. 단청 공예는 궁궐과 사찰의 전각은 물론이고 일반 가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특히 고구려 고분벽화 등의 유물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단청 양식과 문양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현존하는 궁궐과 사찰 전각에서 아름다운 색조와 화려한 문양을 볼 수 있다.

『한눈에 보는 단청』은 이렇듯 우리의 전통 공예인 단청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한국 단청의 역사’와 ‘단청 양식의 유형’부터, ‘단청의 쓰임’과 ‘단청의 제작 과정’에 이르기까지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단청의 아름다움과 가치에 대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눈에 보는 단청』은 공저자들의 전문적인 연구와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곽동해 한서대학교 문화재보존학과 교수는 각종 문헌사료와 유물 등을 통해 한국 단청의 역사와 다양한 단청 양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1장 단청을 말하다), 나아가 한국 단청의 대중화를 위한 독자적인 문양 브랜드 발굴의 방향성을 제시했다(4장 단청을 누리다). 임영주 한국단청문양연구소 소장은 한국 고유의 색채관에 따른 단청의 안료와 용구, 다양한 쓰임새 등을 살펴보고(2장 단청을 살피다), 우리나라 고유의 단청 용어와 제작 과정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했다(3장 단청을 만들다).

특히 무형문화재 단청장 이수자인 김현자 선생의 단청 제작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한국 단청을 대표하는 연화머리초 제작 과정을 사진과 영상(QR코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통적인 단청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통해 단청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

1장 단청을 말하다
단청이란 무엇인가
한국 단청의 역사
고대미술에 나타난 단청 양식
머리초 양식의 변천과 발달
단청 양식의 유형
단청 패턴의 형식과 종류
2장 단청을 살피다
도료
용구와 화구
오행설과 색채관
단청의 쓰임

3장 단청을 다루다
단청의 용어
단청의 순서
단청의 시공 과정
연화머리초 시공 사례

4장 단청을 누리다
한국 단청의 현재와 미래
한국 단청의 문양 브랜드 발굴
참고자료
단청 용어 해설
장인
공예.디자인 지도
도판 목록
참고 문헌
도움 주신 분·기관
색인

한국 단청의 격조와 숭고미

한국 단청의 역사는 실로 유구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예부터 단청은 목조건축이 발달했던 동아시아 건축문화에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파생됐다. 목부재의 내후성을 위한 채색으로 시작된 단청은 점차 기복과 권위의 의장으로 변천과 발달을 거듭했다.

단청은 근자에 이르러 한국의 전통예술에서 아름다운 색조로 각광을 받고 있다. 행복과 길복을 상징하는 각양의 길상문이 찬연한 채색으로 치장돼 오묘한 조화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백의민족으로 불릴 만큼 색상의 소박함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 단청의 채색은 극히 찬연한 색상 대비의 예술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민족의 예술성이 결코 무채색만을 선호했던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단초다. 단청은 가슴속에 잠재된 열정적인 감성을 화려한 색채예술로 표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민족의 예술혼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한국미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한국 단청의 역사부터, 양식과 채색 및 미래 활용 가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담았다. 다소 소략된 내용이 아쉽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단청을 쉽게 접하고 이해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한국 궁궐단청의 기술에 대한 연구 내용과 단청의 미래 계승 방향 등은 이 책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내용이다. 아울러 단청에 입문하는 이들의 쉬운 이해를 위해 풍부한 도판을 싣고자 노력했다.

저자 머리말 중에서

목조건축에서 단청은 필수조건이다. 예부터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주재료로 사용한 목조건축 문화가 꽃을피웠다. 그러나 목재는 갈라지거나 쉽게 썩기 때문에 내구성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따라서 고대의 목조건축은 내구성 확보가 최대의 관건이었다. 그래서 동북아 지역에서 건축재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이 소나무다. 소나무는 재질의 특성상 단단하고 잘 썩지 않으며 휨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목재 표면이 거칠고 건조 후에는 갈램이 크다는 단점도 따른다.

이에 고대인들은 쉽게 썩고 갈라지는 건축 목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했다. 그 해결 방안은 목재 표면에 칠을 하는 것이었다. 즉 목조건축의 내후성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재의 표면에 천연 채료를 칠하는 기술을 터득한 것이다. 이것이 곧 원시 단청의 출발점이다.

건축 부재에 칠을 하는 작업에도 인간 본성의 미의식이 발휘됐다. 단순히 내후성 강화를 위한 부재 표면의 칠 작업을 초월해, 인간의 미의식이 담긴 각종 문양을 채색하기 시작했다. 시대의 발달과 변천에 따라 파생된 권위적·종교적·기복적·내세적 의미의 각종 상징 문양이 건축 부재에 화려하게 장식됐다. 바로 여기에서 오늘날의 수려한 건축 채색이 파생됐음을 알 수 있다.

본문 14~15p 중에서

단청의 빛깔은 오색을 기본으로 하며, 그 빛깔은 오행五行에서 비롯됐다. 오행은 역의 사상에 기초해 우주 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다섯 가지 원기, 즉 금, 목, 수, 화, 토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옛 사람들은 오행의 원리로 우주와 인간 세상의 여러 현상을 해석하고 길흉화복을 점쳤다. 색채도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앞서 우주 생성의 근본이 되는 다섯 가지 색, 즉 백, 청, 흑, 적, 황의 조화를 중요시했다.

오행에는 오색과 오방五方이 따른다. 금의 빛깔은 백색, 방위는 서쪽에 해당한다. 목의 빛깔은 청색, 방위는 동쪽에 해당한다. 수의 빛깔은 흑색, 방위는 북쪽에 해당한다. 화의 빛깔은 적색, 방위는 남쪽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토의 빛깔은 황색, 방위는 중앙에 해당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은 『여유당전서』 「잡찬집」에서 “오색이라 함은 사물을 두루 분별하는 것이니, 동방은 푸른 빛, 남방은 붉은빛, 서방은 흰 빛, 북방은 검은 빛, 가운데는 누런 빛, 이를 바르게 한 것이 오색이라 일컬음이다.”라고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의 전통 색채인 오방색은 복식과 공예품 등에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수단인 동시에, 왕궁과 사찰의 단청 등에서 오행설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다.

본문 78~79p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