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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야처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모세의 모든 율법을 따라 여호와께로 돌이킨 왕은 요시야 전에도 없었고 요시야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
_열왕기하 23장 25절

구약성서의 신명기에서 시작하여 열왕기하까지 이어지는 ‘신명기 역사’는 구약성서의 중추에 해당한다. 따라서 구약성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필수적임에도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신명기 역사에 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하였다. 미국의 세계적인 신학자 로버트 쿠트 교수의 「신명기 역사」는 신명기 역사에 대한 최신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그 정치·사회적 의미를 밝히고 있다.
쿠트 교수는 신명기 역사를 이스라엘 왕국이 멸망한 후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남유다 왕실의 요시야 시절에 유다 왕실이 이스라엘에 대한 통치권을 가지고 있음을 선전하기 위해 작성한 문서로 본다. 즉 이스라엘 왕국이 분열된 다음에도 살아남은 다윗 왕조가 그 합법성에 대한 주장을 계속 간직해오다가 북부의 이스라엘 왕국이 멸망한 것을 계기로 그 합법성을 다시 천명하는 문서로 보는 것이다.
이 책은 ‘구약성서 형성의 역사’ 시리즈 4권 중 J 문서를 다룬 제1권, E 문서를 다룬 제2권에 이은 제3권으로서, D 문서를 다룬 책이다.

요시야의 개혁과 신명기 역사

다윗의 아들인 솔로몬이 죽은 후 이스라엘은 북부의 이스라엘 왕국과 남부의 유다 왕국으로 분열되는데, 그 중심은 이스라엘 왕국에 있었고 유다 왕국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할 뿐이었다. 그러나 유다 왕국은 자신의 합법성에 대한 주장을 포기하지 않고 간직해 왔다. 그러던 중 기원전 722년에 북부 이스라엘 왕국이 앗수르 제국에 의해 멸망한다. 이스라엘 왕국의 멸망을 계기로 남부의 유다 왕실은 이스라엘 전체에 대한 통치권이 유다 왕국에 있다는 선전을 하는 한편, 잃어버린 영토의 수복 운동을 벌인다. 이를 위해 유다 왕실의 왕 요시야는 대대적인 개혁 정책을 단행한다. 이 책은 신명기를 요시야의 개혁정책과 영토 수복 운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작성된 문서라고 본다.
이 책의 제1부가 신명기 역사에 대한 종합적인 개설이라면 제2부는 신명기와 관련된 개별 주제들을 다루는 각론이다. 즉 이스라엘의 기원과 그 사회경제적 발전, 토지 문제 및 신명기 시대의 예언자인 엘리야와 엘리사를 다룸으로써 신명기 역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킨다. 그리고 저자가 직접 작성한 이스라엘의 역대 왕조 도표를 수록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추천의 글 9
한국어판을 위한 저자 서문11
글을 옮기면서14

제1부: 신명기 역사
1. 들어가는 말: 통치권을 정당화하는 역사
2. 정치적 반대를 물리치다
3. 역사의 기초와 히스기야의 역할
4. 신명기 역사는 정치 이야기이다
5. 신명기 역사서의 자료
6. 요시야의 개혁
7. 요시야 개혁의 역사
8. 여호수아서의 역사적 상황으로서 히스기야의 개혁과 신명기 역사서의 구조

제2부: 관련 주제
1. 이스라엘의 등장, 다시보기
2. 이스라엘의 사회적, 경제적 발전
3. 땅/토지
4. 엘리야
5. 엘리사
6. 이스라엘의 역대왕조 (도표)

여기에 소개하는 신명기 역사서에 관한 필자의 견해는 히브리 성서의 학자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하는 내용이 아니다. 이 글이 전개하는 내용 상당 부분은 이 분야의 대표적인 학자들이 대체로 인정하는 내용이지만 어떤 학자들은 거의 모든 내용을 반박하기도 한다. 성서학은 어느 부분이나 늘 그렇다. _ 11~12쪽

신명기 역사서의 목적이 다윗 가문의 통치권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면 신명기, 여호수아, 사사기처럼 다윗 이전 시기를 다루는 긴 이야기의 요점은 무엇인가? 다윗 가문의 통치권이라는 주제는 사무엘서와 열왕기서에 명료하게 드러난다. 이 주제는 다윗이 사울 가문의 통치권을 찬탈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해서 히스기야, 요시야(Dtr1)와 여호야긴(Dtr2)으로 끝난다. 그렇다면 사울과 다윗의 통치 이전의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는가? 신명기는 통치권 이야기의 틀과 잘 조화된다. 신명기는 모세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그 내용은 군주 시대의 개혁법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_ 27쪽

이제는 분명해진 것처럼 신명기 역사는 길고도 다채로운 내용이 들어 있는 작품이다. 거의 사백 년에 걸쳐 일련의 편집과정을 거쳤으며 중복되는 자료들도 여러 번 등장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이야기는 간단명료하다. 그것은 성서의 대다수 기본적인 이야기들처럼 제의를 통해 관할권을 주장하는 통치권에 관한 이야기이다. 성서 세계에서 통치, 정치 그리고 종교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다. _ 40쪽

요시야의 개혁에 대한 신명기 역사가의 설명은 주로 전형적인 고대 왕실 개혁에 근거한 것이다(왕하 22:3~23:24). 여기에는 왕실 성전의 수리, 채무면제라는 개혁법의 선포, 제의와 관할권의 급진적인 중앙집중화와 영토 확장이 들어 있다. 이것들은 서로 없어서는 안 되는 조치들이며 개혁을 추진하는 군주의 통치권과 관할권을 증진시켜준다. 이 같은 조치들은 요시야가 단 하나의 뚜렷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시행한 것이었다. 그것은 요시야가 대표하는 다윗 왕조의 권력 강화이다. _ 68쪽

역사를 돌이켜보건대 통치자들과 그 측근들이 권력을 잡거나 유지하기 위해 잠재적인 ‘인종적’ 갈등을 테러를 통해 인종말살과 같은 대량학살 정책으로 만드는 일은 아주 손쉽다. “이것은 홉스의 이론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정치 조직과 궁극적으로 국가는 개인의 폭력적 성향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조장한다.” 가장 최근에 요시야 개혁의 국토 수복 목적과 같은 사례로 벌어진 일이 바로 밀로셰비치 정부가 세르비아계를 통해 코소보 지역을 장악하려는 시도이다. _ 106쪽

고도로 일반화한 몇 가지 사항을 벗어나면 성서는 이스라엘의 기원과 상관이 없다. 지파의 조상들과 그 가족들이 이집트 강제부역에서 탈출하였다는 성서 전승이 왕정시대 이전 민간전승과 이스라엘의 지파 이데올로기적 전략을 반영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_ 120쪽

이스라엘은 후기 청동기 시대에 일종의 지파 체제로 등장했다. 철기 시대 초기(주전 12세기와 11세기)에 이 사회는 갈릴리 지역부터 네게브 지역까지 펼쳐진 중앙 산지에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정착촌을 감독했다. 왕정시대 이전의 초기 이스라엘 지파사회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오경, 여호수아서, 사사기에 나타난 전승들은 모두 나중에 기록된 것들이다. 추정하건대 이중 일부는 아주 이른 시기로 소급될 수도 있으나 거의 모든 전승이 후대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작성되었다. _ 147쪽

지파 전통의 영향력 때문에 그리고 강대국이 힘을 겨루는 장소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왕의 통치권은 흔들렸고 불확실했다. 이스라엘의 왕조들은 단명하여 겨우 한두 세대 존속했다. 예외적으로 오므리 왕조가 세 세대, 예후 왕조가 다섯 세대를 계승했을 뿐이다. 왕조들이 경험한 두 가지 상황이 군주가 이스라엘 영토를 다스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성서기사를 작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_ 165쪽

엘리야의 무덤이 없다는 것은 그의 이야기가 엘리사를 예견하는 일화들과 모세와 비슷하게 보이는 장면들을 합성하여 정교한 문학적 구조 속에 종합적으로 표현한 필연적인 결과이다. 이 이야기는 주전 842년 오므리 왕조를 찬탈한 예후 왕조를 정당화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작성 시기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인 주전 9세기 후반이었을 것이다. _ 1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