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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재일 동포’나 ‘재일 한국인’, ‘재일 조선인’과 같은 단어로 뭉뚱그려진, 일본에 사는 한국인 그중에서도 제주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제주도의 역사적 사실을 자세히 기술함으로써 어째서 많은 제주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가야만 했는지를 상세히 알 수 있어 역사서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이를테면 한 개인의 삶을 통해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 역사의 흐름 속에 표류하는 개인의 삶을 조망할 수도 있는 보물과도 같은 책이다.
저자는 혼돈의 사춘기를 거쳐 센슈대 법학과에 진학하지만, 당시 일본에서 재일동포가 변호사가 되는 것이 법 제도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입학 후 알게 된다. 그 후 실의에 빠져 학문에 열중하지만, 학문의 세계에서조차 재일동포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당시 저자가 느꼈을 절망감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컸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절망감을 다시 꿈과 희망으로 바꾸어 지역 의료 활동에 도전한다. 저자가 유년 시절을 보낸 제주도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떠올린 것이다.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의료기관이 없어 고통받은 수많은 이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을 것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간 저자의 굳은 의지는 재일동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용기를 북돋아 줄 것이다.

서문
제1장 제주도-내 고향
1. 제주도의 성립
2. 유배의 땅, 제주도
3. 외부 침입자
4. 내 고향 구엄리

제2장 일본 식민지하에서의 생활
1. 선조와 조부, 그리고 아버지
2. 생과 사
3. 월가와 나의 출생
4. 오사카로 이사
5. 정기항로와 고향으로 가는 길

제3장 유년시절
1. 후시키마루를 타고 고향으로
2. 소학교 시절

제4장 소년시절-일본에서의 생활
1. 기미가요마루를 타고 귀환
2. 영화관 불빛 아래서
3. 군국주의와 구타
4. 내가 처음으로 본 아다치
5. 아다치에서 조선인 커뮤니티의 시작
6. 폐품업자와 민비
7. 알루미늄 냄비와 아버지의 징용
8. 도쿄 대공습과 아버지의 공장
9. 독학에 뜻을 품고

제5장 민족이 해방되고
1. 일본의 패전과 재일동포
2. 전후 사회 혼란
3. 아다치 동포 조직과 변천
4. 아다치 조선상공인의 발자취
5. 조련 해산 이후 조직의 변천

제6장 반항과 정열의 사춘기
1. 아다치 청년연성회 결성
2. 첫 사업을 모색하며
3. 3주간 단식에 도전
4. 진로를 고민하다

제7장 폭풍 속에 살아온 청춘
1. 탄압과 저항
2. 학창시절의 시작
3. 대학 사연과 민과
4. 친구와의 이별
5. 세상을 떠난 친구-자살과 사혼
6. 곁에 남은 친구-‘레미제라블’과 ‘사선을 넘어서’

제8장 학생운동과 학문의 사이에서
1. 학생운동에 몸을 던지며
2. 학동 활동의 시작
3. 학동 임원 활동
4. 격동의 1950년
5. 한국전쟁과 재일동포
6. 과격해지는 학생운동
7. 민과에서 배우다

제9장 학생운동에서 지역 활동으로
1. 독서회를 계기로
2. 의원 경영의 시작
3. 고난 속에서의 결혼
4. 의원의 재출발 3
5. 지역에 밀착한 의료
6. 또다시 닥친 의원 경영의 수난

종장 가라앉는 배
1. 아카후도 병원의 완성
2.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3. 또다시 폭풍 속으로-문세광 사건
연보
옮긴이의 말 Ⅰ
옮긴이의 말 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