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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으로 연서(a love letter)의 문자적 개념을 서술하지 않더라도 그 대상과 관계는 사람의 일이다. ‘첫눈 내리는 한계령 그 밤의 꿈 같은 기억도 그러할 것’이나 화자 자신의 스키마(schema)로 기억에 담아낸 ‘세상의 모든 연서 또한 사람과 사람, 사랑의 관계성에 연연하기에’ “눈 내리는 밤의 한계령은/낙화보다 아찔한 절정을 꿈꾸게 하였다/더는 서로 목말라 하지 않아도 될 그 밤을 뚫고/우리는 포옹도 없이 이별의 말 한마디 없이/친구처럼 악수를 하고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첫눈 내리는 밤에)”에서처럼 감미로운 시적 상상력의 발현도 그렇지만 “어리석었든가 용감했든가는 중요하지 않다/익숙한 곳에서 혼자 생각이 깊어질 때/칼날에 베인 혀를 입안에 가두고/달콤한 기억들/오! 제기랄/사랑을 다물고/깨지기 쉬운 반지를 빼면/결국 사랑은 사람의 일이다(세상의 모든 연서)”라는 체념은 니힐리즘에 빠져드는 깊은 허망감을 전율처럼 안겨줄 것이다.

보편적으로 연서(a love letter)의 문자적 개념을 서술하지 않더라도 그 대상과 관계는 사람의 일이다. ‘첫눈 내리는 한계령 그 밤의 꿈 같은 기억도 그러할 것’이나 화자 자신의 스키마(schema)로 기억에 담아낸 ‘세상의 모든 연서 또한 사람과 사람, 사랑의 관계성에 연연하기에’ “눈 내리는 밤의 한계령은/낙화보다 아찔한 절정을 꿈꾸게 하였다/더는 서로 목말라 하지 않아도 될 그 밤을 뚫고/우리는 포옹도 없이 이별의 말 한마디 없이/친구처럼 악수를 하고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첫눈 내리는 밤에)”에서처럼 감미로운 시적 상상력의 발현도 그렇지만 “어리석었든가 용감했든가는 중요하지 않다/익숙한 곳에서 혼자 생각이 깊어질 때/칼날에 베인 혀를 입안에 가두고/달콤한 기억들/오! 제기랄/사랑을 다물고/깨지기 쉬운 반지를 빼면/결국 사랑은 사람의 일이다(세상의 모든 연서)”라는 체념은 니힐리즘에 빠져드는 깊은 허망감을 전율처럼 안겨줄 것이다.
모름지기 비정한 후기산업화 사회에 몸담고 있는 현대인들의 피폐된 영혼을 정화시키고 일상의 감동을 회복시켜주기 위하여, 다정한 이들과 삶의 공간에서 더불어 숨 쉬며 오랜 날의 침묵을 깨고 상재한 시집 『잔혹 봄』은 우리에게 갈등이나 거부감 없이 신선한 감동을 안겨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바로 그 같은 시적 동기는 마치 ‘밀리고 떠밀려 물가에서 쫓겨난 자잘하고 가녀린 풀꽃 같은 목숨’처럼 그 어느 시간대보다 소외된 타자들이 정의와 순수함이 변질되고 무너져 내린 이 시대의 현상이지만, 시대적 소임을 지닌 예언자적 시인이라면 최소한 '풀꽃 향 풍겨내는 감미롭되 지조 있는 삶을 살아가리라.'는 신념과 언어에 대한 분별력을 지녀야 할 것이다. 이 점에 있어 '문학적 유산을 소홀히 하는 국민은 야만해지고 문학을 낳지 못하는 국민은 사상과 감성의 활동을 낳지 못하는 국민이다.'라는 엘리엇의 교시적 가르침에 견주어 한 편의 시가 상상과 감정을 통한 생명의 재해석임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 사람(人間)은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사유의 깊이를 더하되 절박한 삶의 현상 앞에서도 밤에 입은 잠옷이 한순간 수의가 되는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는 존재인 까닭에 가치와 의미 있는 삶을 위해 그 자신을 물음 앞에 겸허히 놓아보며 삶의 본질적인 물음 앞에서 치열한 언어의식을 지닌 그 자신의 새로운 도전과 시적 작위는 때로는 측은지심이다. 이 같은 동질성의 양상은 인용한 시편인 <변하지 않은 풍경>이나 <패턴에 따른 시에 대한 두 가지 인식>의 보기처럼 이채롭게도 자유로운 실험시적인 시의 틀 짜기로 새로운 변주로 재래시의 잔재를 탈바꿈하려는 처절한 ‘몸의 시학’으로의 전위다. 그 같은 실재는 “종기처럼 평면의 삶에서 불거져/작은 경적소리에도 놀라는 경기 같은 날들”의 보기인 <7080>도 그러하지만, ‘영원히 변하지 않는/하느님의 풍경이/거.기.있.었.다’로 시의 말미를 가름하고 있는 “미친 개식이는...늙은 아이가 벗어놓은 하이힐을/머리에 꽂고팔딱팔딱 뛰어가다가오천년전에갇혔다/7색 돔이 있던 자리는 전 인류의 심장을....꺼내다가/ 파랗게 멍든 구멍을 만들어 사람들을 볼수있게했다//그 구멍으로 극월의 바람이 지나자/빛나는 태양은 대지를 비추고/물은 강으로 흘렀으며/죽은 나무에 잎이 솟고 꽃이 폈다(변하지 않는 풍경)”도 관심 있게 지켜볼 시적 환경이지만 그만의 다양한 시 형식은 또다시 명백하게 입증된다.

저자의 말

제1부 개와 늑대 사이
누구지?
개와 늑대 사이
무명시인에게
궐곡 저수지에서
첫사랑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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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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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의 전말
따듯한 슬픔
무엇이 더 소중할까
잔혹 봄
살아가는 이유

제2부 세상의 모든 연서
비밀 - 썸머 스노우
간구
고백
우리가 쓸쓸할 때
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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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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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취조
무녀
잔혹 동화
변하지 않는 풍경
환절통煥節痛

제3부 너무 먼 당신
우리는 무엇이었기에
고독
개
꿀렁꿀렁
오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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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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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먼 당신
편지. 2
시, 가을 앓이
인어
너의 발자취를 따라서

시집 평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