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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 김금희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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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금희
  • 출판사 : 창비
  • 발행 : 2021년 05월 20일
  • 쪽수 : 328
  • ISBN : 978893643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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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수상작가
김금희의 첫번째 소설집 개정판 출간!
다시 만나는 김금희의 세계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공간을 찾아나가는 우리 시대 젊은 세대의 초상을 순정하게 그려냈던 김금희의 첫번째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을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다. 사람과 장소의 관계를 신실하게 사유했던 이 책으로 작가는 2015년 “어느 누구와도 구분되는 확실한 개성”이라는 평을 받으며 제33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소설을 출간한 이후 만 7년 동안 세권의 소설집과 두권의 장편소설 등을 발표하며 바지런히 활동해온 작가는 이제는 명실공히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자극적인 소재나 극단적인 전개 없이도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끌고 가는 김금희 소설의 힘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그를 작가로 만들어주었던 그 시작점을 지금 다시 만나볼 차례이다.

출판사 서평

환한 문장에 스민 애틋한 연민과 위트
‘김금희표 소설’의 시작점

김금희의 소설은 우리 시대의 보편이 되어버린 막막한 현실을 정직하게 응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고 집을 나가 자취를 감추었거나(「너의 도큐먼트」), 허울뿐인 베트남 참전 경험만 믿고 허황하게 사업을 벌이다 IMF에 떠밀려 좌초되거나(「장글숲을 헤쳐서 가면」), 일평생을 몸 바쳐 일했지만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에서 밀려나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아이들」). 그다음 세대에게도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아, 소설의 주인공들은 갓 상경해 입사한 회사를 수습기간도 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거나(「우리 집에 왜 왔니」), 다단계 회사에 들어가 몇달씩 헛된 꿈을 쫓기도 하고(「아이들」), 서울의 변두리를 전전하다 회사 사무실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거나(「릴리」), 고단한 일상을 견디며 철거 중인 오래된 판자촌을 지키고 있다(「집으로 돌아오는 밤」).
다양하고 개성 있는 인물들이 품고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그들의 사연을 요령 있게 갈무리해내는 솜씨 역시 김금희의 소설을 특징짓는 미덕이다. 표제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은 재수에 실패한데다 덜컥 임신까지 해버린 스물한살 주인공의 막막한 상황이 이야기의 중심이지만, 그 고민 못지않게 그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지닌 저마다의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특유의 풍성한 서사의 결을 만들어낸다. 스스로의 곤경에 매몰되지 않고 주변 개개인의 삽화를 하나하나 공들여 배치하는 서사의 방식은 곧 김금희 소설의 각별한 마음 씀씀이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김금희 소설의 인물들이 지닌 연민의 정서가 소중한 것은, 그것이 현실에 대한 정직한 이해와 약하고 미미한 기척에 대한 민감한 감각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사라진 밤의 공원에서 사슴들이 내는 울림에 가까운 소리를 듣는 「당신의 나라에서」의 마지막 장면이나, 텅 빈 판자촌의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면서 떠올리는 모든 사람과 사물들의 (…) 어떤 소리들”, “밤 자체가 내는 소리”의 기척을 듣는 「집으로 돌아오는 밤」의 주인공이 그렇고, 귀가 어두운 주인집 할아버지가 자신의 일생을 구술하던 카세트테이프에서 자신의 인기척을 찾아내려는 「릴리」의 인물들의 마음이 그렇다.

자신이 발 딛고 선 현실의 곤경을 차분히 응시하면서 주변의 이들에게 따뜻하고 애틋한 연민의 시선을 보내는 일, 그리고 조심스레 고개를 기울여야 알아챌 수 있는 희미한 기척으로 그들과의 거리를 가늠하는 일. 그것이 김금희의 소설이 세상에 응답하는 우직하고 정직한 방식이다. 담담한 듯 애틋한 그 시선이 더욱더 깊고 넓어지면서 만들어낸 아름다운 소설의 결을, 우리는 이미 확인한 바 있다. 그가 써온 세계의 시작이, 그리고 앞으로 써나갈 이야기의 정수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목차

아이들
너의 도큐먼트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집으로 돌아오는 밤
당신의 나라에서
차이니스 위스퍼
우리 집에 왜 왔니
장글숲을 헤쳐서 가면
릴리
사북(舍北)

해설|정홍수
새로 쓴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본문중에서

이사하던 때가 인천으로 온 지 팔년 정도. 아버지에게 이 도시는 여전히 낯선 곳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런 도시에 집을 마련했다면 어떤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었겠지. 여기에 정착하겠다는, 다시 내려가지 않겠다는 의지 말이다. 당신 인생을 회상하는 아버지에게는 비장함과 결기, 노동의 신성함을 완전히 받아들인 자의 완고함 같은 것이 있다. 나는 그것이 아버지가 고향을 떠나 낯선 도시에서
살아가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나이대의 아버지들이란 그런 그리움이랄까 외로움이랄까 하는 감상들을 되레 그 반대편의 것들로 누르기 때문이라고. 물론 이렇게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아이들」 10~11면)

채주는 여미 별명 앞에 ‘오지랖 넓은’이라는 말을 붙이며 마뜩지 않아했지만, 나는 여행 내내 여미가 좋았다. 모일 때마다 월드컵 이야기로 흥분하는 학생들이나 겨울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냉소하는 교수들과 달랐으니까. 여미는 과외를 셋이나 뛰고 논술 채점 아르바이트도 한다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을 테니, 우선 돈부터 모으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든 다른 길이 열리면 미련 없이 달아날 거라는 여미의 말을 그때 내가 믿었는지 믿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너의 도큐먼트」 41면)

물어보니 마의 닉네임은 ‘슬픔이여 안녕’이었다. ‘문상맨’보다 서정적인 이름이기는 했다. 온라인에서는 슬픔이 사라지느냐고 묻자, 마는 거기엔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소유해야 할 것도, 고쳐주어야 할 것도, 철마다 갈아주어야 하는 것도, 심지어 소리도, 냄새도, 빛도, 어둠도, 내 몸도, 죽음도 없다. 마는 그래도 우리의 흔적들은 그곳에 남을 거라고 했다. 그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들이고 그렇기에 무한한 인터넷을 떠돌며 영원히 남을 수 있다.(「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82면)

이 도시는 참 묘해서 어느날은 영원히 서울 시민으로 살 수 있을 듯하다가도 월급이 밀리거나 생활비가 떨어져가면 완강히 내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파도의 반대 방향으로 헤엄치는 것처럼, 물살을 세차게 가르면 가를수록 무언가가 나를 저만치 내보냈다. 혹은 인파를 헤치며 무언가에 쫓겨 달아나는 느낌이기도 했다. 그렇게 개미굴처럼 이어진 서울의 골목을 내달리다보면 용케 내 이름으로 된 주소를 갖기도 하고, 나만큼이나 우왕좌왕하는 남자들과 연애도 하는 거였다.(「릴리」 245면)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91010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저자 김금희는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이 있다.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2020년 김승옥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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