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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을 스친 찰나의 모든 것은
우리가 보듬어야 할 귀한 생명이다

조화롭고 아름다운 시 세계를 구축해 온 백암 권동기의 스물다섯 번째 시집에는 그의 25년 문학 인생을 밀도 있게 함축한 100수의 시가 담겼다. 무엇보다 솔직한 화법과 간결한 시어에는 시인만의 진실성과 소탈함이 드러난다. 또한 풀잎, 함박눈, 낙엽 같은 사소한 대상에 주목함으로써 잊고 있던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시적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1부
001 여정의 시간들
002 함께 할 몫들
003 전원의 뜨락에서
004 어느 심장 소리
005 지구
006 추억이 머무는 곳에서
007 회심의 길
008 때론 우리는
009 숨겨진 보석들
010 한해의 꿈자리
011 삶의 몫처럼
012 내가 나를 책망하며
013 서두르지 않을 꿈
014 보통 사람들의 미소
015 어느 밤
016 삶이 있는 뜨락
017 허상의 목소리
018 소중한 인생들
019 묻어나는 꽃길 따라
020 열정 앞에서

2부
021 책향 피는 뜨락
022 그날의 굴레들
023 새벽의 외침들
024 사람 사는 세상에는
025 터전에 희망을 안고
026 스치는 삶의 길에서
027 빛바랜 꿈들
028 개구리의 기지개
029 빛 좋은 개살구
030 모래 위에 얹힌 정자
031 다가설 수 없는 인연
032 함께 갈 인연들
033 어느 낯선 길에서
034 허상의 눈빛
035 요동치는 심장의 노래
036 잊은 옛길
037 바른생활에 얽힌 사연들
038 나를 돌아보는 눈
039 초야의 바람 소리
040 꿈길 따라

3부
041 용꿈에 젖은 정치인들
042 굽히지 않은 삶
043 전원의 발자취
044 무너지지 않을 땅
045 맞추기식 인생살이
046 길은 그냥 길이 아니다
047 작품에 대한 자화상
048 낙엽도 한때 잎새였다
049 나를 찾아
050 엇박자에 물든 그들
051 현기증
052 춤의 노래
053 허상의 길목에서
054 겉과 속
055 넋두리
056 빚어질수록 아픈 상처
057 그냥 걸어야 한다
058 뇌의 생각들
059 하루의 일과표
060 흘러가는 강물처럼

4부
061 곁눈에 녹아내리면
062 전원에 피는 노을
063 인류의 역사는 흐른다
064 바로 살기 운동
065 태극기 휘날리는
066 갈등의 침묵
067 속물에 대한 외침들
068 함박눈
069 쓴웃음
070 인연은 운명
071 힘이 힘을 부르고
072 속된 말처럼
073 까마귀의 열정
074 그리운 아버지
075 흐르는 대로
076 시련의 시간들
077 자연 속에 얽힌 사연
078 알 수 없는 일들
079 홀로 아리랑
080 휘어진 나무도 열매는 달다

5부
081 그리운 길 따라
082 헤아릴 수 없는 사연들
083 참모습에 핀 꽃
084 인간다운 세상
085 시간 속으로
086 엇박자에 흔들리는 사회
087 모로 걷는 생명들
088 진실은 헛될 수 없음에
089 둥지의 숲에서
090 스치는 바람도 생명이다
091 만남
092 숨긴 죄
093 소우주의 꿈들
094 한반도
095 네가 내라면 모를까
096 음률의 변
097 시의 노래
098 어머니의 마음
099 이어가는 한해살이
100 농경사회의 꿈

진정 터무니없다는 그 뜻 속엔
진실의 맥박이 뛰고 있다는 것인지

죄가 없어야 법률을 두려워하지 않고
육신이 아파야 의료의 믿음이 강해진다는 느낌처럼

돈을 없애야 금융을 가까이 아니하며
마음이 굳어야 정치의 욕망이 부풀린다는 다짐처럼

헤아릴 수 없는 삶의 목적에 따라
더 풍성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것인지.
_「겉과 속」 전문

좁은 책꽂이 위에
연필의 몸부림이 일어날 때

넓은 창문 틈 아래
풀잎의 속삭임이 들려올 때

습작 전에 흐트러진 빛깔처럼
떠돈 넋에 맛을 짜내야 향기롭고

퇴고 후에 가지런한 정서처럼
박힌 혼에 멋을 적셔야 가슴 설렌다.
_ 「스치는 바람도 생명이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