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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사악해질 때 : 타락한 종교의 다섯 가지 징후[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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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종교는 언제 타락하는가?
종교에서 정의와 평화의 오랜 지혜를 되살리는 법


종교는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인류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쳐왔다. 저자 찰스 킴볼 교수는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인간이 저지른 최악의 행동들이 종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우가 많음을 지적한다. 종교가 타락했을 때 그 어떤 것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오늘날에도 종교의 이름으로 세계 곳곳에서 학대·살인·테러·전쟁 등이 벌어지고 있으며, 때때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한다. 그렇기에 종교가 타락하는 징후를 밝히는 것은 중요하다.
책은 주요 종교에서 나타나는 다섯 가지 기본적인 타락 현상을 묘사한다. 절대적인 진리 주장, 맹목적인 복종, ‘이상적인’ 시대 확립, 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일, 성전 선포가 그것이다. 저자는 이 다섯 가지 징후를 분석함으로써 종교 안에서 타락의 행위들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종교적 약속을 이해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종교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들을 풀어가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종교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종교 그 자체가 문제인가?
저자는 2001년 9.11 테러를 종교 문제에 관한 주요한 성찰의 계기이자 사례로 언급한다. 비행기를 납치한 범인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왜 이슬람교를 평화의 종교라고 일컫는가? 수천 명에 이른다는 알카에다 조직원들은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가? 9·11 테러 이후 이러한 의문들의 답을 찾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한층 더 긴급한 일이 되었다.
한국 사회 역시 종교를 둘러싼 갈등으로 잠잠할 날이 없었다. 특히 최근 팬데믹 국면을 맞닥뜨리면서 이전에 경험한 적 없는 유형의 새로운 문제들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사회적 합의나 상식이 종교 집단 내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것이 사회문제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리는 드물지 않게 접한다. 이러한 사건을 다룬 기사에는 특정 종교를 향한 조롱과 비방의 댓글이 수없이 달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종교 그 자체가 문제일까?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아니기도 하고 그렇기도 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살아남은 종교 안에서 우리는 수 세기 동안 수백만 명의 삶을 지탱해주고 의미를 부여해준, 생명을 긍정하는 신앙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사람들을 타락시켜 악행과 폭력으로 이끄는 힘 또한 모든 종교에서 발견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이상에 못 미치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종교의 본질과 중요성이 무엇인지 살피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타락한 종교의 다섯 가지 징후
『종교가 사악해질 때』는 종교가 사악해지는 다섯 가지 징후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다. 우선 첫 번째 위험신호는 자기들만이 절대적인 진리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경전의 오용과 악용이 빈번히 일어난다. 경전에서 자신들이 이용할 만한 일부 구절만 가려 뽑아 그것을 절대 진리라 주장하면, 그 종교는 타락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악이 고개를 들 수 있음을 경고하는 첫 번째 징후다. 진리에 대한 인간의 시각은 역동적이고 상대적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현상이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려는 노력을 멈출 때, 종교 지도자가 사람들의 합리적인 의문을 억누를 때 커다란 위험이 생겨난다.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종교는 오히려 스스로 타락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저자는 “진정한 종교는 존재의 수수께끼와 불완전한 세상에서의 삶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씨름하는 사람들의 지적인 면을 끌어당긴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은 부처의 말을 인용한다.

“남에게서 들은 얘기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전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며, 책 속에 있는 말이라거나 너희들의 믿음과 일치한다거나 너희 스승의 말이라고 해서 어떤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말라. … 너희가 스스로 등불이 되어라. … 지금이든 내가 죽은 후든 자신만 의지하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하지 않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이 가장 높은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173쪽)

셋째, ‘이상적인’ 시대를 확립하려는 태도다. 희망적인 미래에 대한 욕구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특히 모든 종교는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이상적인’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을 특정 종교의 세계관과 연결하고, 그 비전을 실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신의 뜻을 안다고 확신한다면, 재앙이 일어날 조건이 갖춰진다. 이상적인 사회를 편협하게 정의하고 자기들이 신의 대리인으로서 신정을 확립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넷째,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정당한 방법으로 종교적 목표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숭고한 목적만을 강조하며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면 이미 타락한 종교가 된 것이다. 이 장에서 저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을 다시 한번 조명한다. 기존의 정치 체제와 종교 제체에 저항하면서, 종교적 진리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영국의 식민 통치에 반대하는 비폭력 혁명을 이끌었으며, 힌두교의 카스트 제도를 거부하고 그 제도의 폐지에 기여한 ‘마하트마 간디’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목적과 상충되는 수단을 택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종교의 이름으로 전쟁을 선포하는 현상이다. 세상 만물의 평화로운 공존에 대한 종교의 가르침을 실천하기는커녕, 이기적인 명분으로 전쟁을 ‘거룩하다’고 선포하는 것은 종교가 타락했다는 명백한 징후다. 진정한 종교의 핵심에는 항상 평화의 약속이 자리하고 있다. 신자들의 내적인 평화에 대한 약속, 그리고 다른 창조물들과 평화로운 공존을 꾀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오늘날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
비교종교학자인 저자는 각 종교의 역사를 비교하며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써내려나갔다. 서로 다른 것들을 비교하는 방법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우선 다양한 종교가 공유하는 구조, 패턴, 경향 등을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각각 다른 시대 다른 지역에서 특정 종교의 어떤 점이 사람들에게 의미와 희망을 부여해주었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여러 종교의 공통적인 경향과 함정 역시 파악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믿는 종교를 옳은 기준으로 삼고 다른 종교를 손쉽게 판단해버리는 오류를 저지른다. 비교연구 방법을 이용하면, 종교들 사이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파악해 종교를 더 넓은 의미의 인간적인 현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찰스 킴볼 교수는 『종교가 사악해질 때』를 통해 종교가 쉽게 빠질 수 있는 오류와 함정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지만 종교계의 앞날을 마냥 비관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의 비판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종의 처방으로 읽어낼 필요가 있다. 자기비판적인 의식, 타인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는다면 건강한 미래를 일궈나갈 길을 분명히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종교와 정치를 논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배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빨리 버려야 한다. 이미 존재하는 가설에 도전하지 못하고, 발상을 새롭게 전환하지 못해서,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종교적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못한다면 재앙이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몇 발짝 뒤로 물러나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되었는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2쪽)

추천사

산업화한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탈종교 현상을 보이지만, 아직도 종교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의 경우만 봐도 무종교인이 종교인보다 더 많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서 종교가 일으키는 문제가 얼마나 많은가.
왜 그런가? 종교가 본래의 사명을 망각하고 사악해졌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종교에서 어떤 현상이 나타날 때 사악해졌다고 할 수 있는가? 저명한 종교학자 찰스 킴볼 교수는 종교가 사악해지는 징후로 크게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그의 주장을 무조건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지만 하나의 진단으로 생각하면, 지금 내가 가진 종교, 나아가 우리 사회에 편만한 종교 현상을 재점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내가 학생들에게도 소개하고 내 글에 자주 인용했던 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널리 읽혀질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 책으로 사악해진 징후가 분명한 종교는 한국 사회에서 퇴출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오강남 /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종교학 명예교수

목차

개정판 서문
들어가는 말
1 종교 그 자체가 문제인가?
2 자기들만 절대적인 진리를 알고 있다?
3 맹목적인 복종
4 ‘이상적인’ 시대의 확립
5 목적은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
6 성전 선포
7 전통에 뿌리를 둔 포용적인 믿음
감사의 말
핵심 용어 설명

참고문헌
발문

본문중에서

한 교회사 교수는 기독교 내부의 다양성을 설명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과제를 내준 적이 있다. 연구 리포트를 써내고 싶지 않다면, 대신 이단을 하나 만들어내라는 과제였다. 그 이단의 교리는 기독교적인 가르침의 중요한 요소 하나에 완벽히 대응하는 것이어야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완전히 새로운 이단이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 어떤 지도자나 집단이 이미 전파한 이단의 교리를 이용할 수는 없었다. 도전을 즐기는 학생들은 2주 동안 어떤 교리를 세울 수 있을지 토론을 벌였다. 결국 우리는 교수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했다. 우리가 성경에서 끌어낼 수 있는 거의 모든 해석이 이미 다른 사람들에 의해 제시된 바 있으며, 이단이라는 용어를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 말이다.
(/ p.48)

우리는 모두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 생각하거나, 관찰하거나, 귀 기울이거나, 책을 읽거나, 아니면 뭔가 다른 방법으로 매일 접하는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계속 크고 작은 변화를 경험한다. 그리고 그 변화 중에는 종교에 대한 시각도 포함되어 있다. 조금도 변하지 않고 가만히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머릿속으로 어떤 자료가 들어오든 항상 같은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종교에 대한 이해는 항상 진행형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며, 지극히 인간적인 과정이다.
(/ p.48)

종교의 자유는 좋은 것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종교를 강요하려는 사람들에게서 자유로울 수 있는 종교로부터의 자유 역시 마찬가지다.(/ p.49)

신앙의 체계도 중요하지만, 결국 더 중시되는 것은 정통 교리보다 바른 행동이다.
(/ p.123)

불변의 진리는 없다. 매일 공부와 교육에 시간을 바치는 사람들조차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성직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번 던져보라. 2년 전, 5년 전, 혹은 10년 전에 했던 설교를 꺼내 다시 읽어본 적이 있는가? 당신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가? 내가 아는 모든 성직자들은 이렇게 과거의 설교문을 읽어봄으로써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다고 인정한다. 때로는 자신들이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갔던 보석 같은 통찰력을 발견하고 기쁨에 잠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계속 성장하면서 공부를 한 덕분에 지금은 여러 이슈들을 약간 다르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음을 깨닫는 경우가 더 많다.
(/ p.126)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거룩한 안식일이란 그 자체로서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쉽게 종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수단이라는 뜻이다. 예수는 사람에게 이로운 것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 p.252)

요즘 많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WWJD라는 글자가 눈에 잘 띄게 새겨져 있는 천 팔찌를 차고 다닌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What Would Jesus Do’의 약자인 이 글자는 예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을 끊임없이 되돌아봐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사람이 잠시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 간단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면, 너무나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목적들 상당수가 다르게 보일지도 모른다.
(/ p.252)

기독교인과 무슬림 모두 자기들 종교의 핵심이 평화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각자 거룩하다고 선포된 대의를 위해 파란만장한 싸움을 벌여온 오랜 역사가 있다.
(/ p.262)

서구에서 자란 대부분의 기독교인에게 십자군 운동은 그저 역사의 일부일 뿐이다. 그들은 『캔터베리 이야기 The Canterbury Tales』라는 대중적인 렌즈를 통해 남의 일처럼 십자군 운동을 바라본다. 그러나 무슬림, 유대교인, 일부 동방교회 신도, 그리고 대부분의 그리스정교 신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십자군 운동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그것을 옛날 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 p.274)

공동의 선을 위한 협동은 앞으로 종교 간의 대화에서 반드시 중요한 초점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손에 손을 잡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거나 공평한 교육 기회와 마약 같은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신학적인 합의에 도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 p.341)

저자소개

찰스 킴볼(Charles Kimbal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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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례교 목사로 안수받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이슬람 연구로 비교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교의 종교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오클라호마 대학교 종교학과의 학과장으로 있다. 중동의 종교와 정치에 대한 전문가로서 자주 강연하면서 전문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두려움 너머의 진실Truth over Fear』, 『종교가 위기에 처할 때When Religion Becomes Lethal』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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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모스트 원티드 맨』, 『살인자들의 섬』, 『나보코프 문학 강의』, 『소설 11, 책 18』,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분노의 포도』,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신은 위대하지 않다』, 『푸줏간 소년』, 『그들』 등 10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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