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연극 수업,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연극을 처음 시작하는 교사들을 위한
교육연극의 이론과 생생한 실천 사례

2015개정교육과정으로 인해 가장 낯선 변화는 바로 연극 수업이 교실 안으로 들어온 일이다. 기존에는 몇몇 교사들만 관심을 가졌던 연극 수업이 이제는 모든 교사가 의무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당장 극본, 배우, 소품, 무대 등등 챙겨야 할 것이 많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몫은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연극 수업을 잘 꾸려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수법은 없을까? 아이들이 낯설지 않게 연극 수업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은 교육연극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온 한 교사의 철학과 고민을 담고 있다. 수없이 실패하고 좌절했지만, 연극 수업을 포기하지 않은 덕에 마침내 아이들과 수업이 주는 온전한 기쁨을 누렸던 성공 경험과 생생한 수업 사례를 소개한다.

왜 연극 수업인가?
2015개정교육과정으로 인해 고학년 교육과정에 연극 수업이 들어오면서 많은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사만큼이나 아이들에게도 연극 수업은 낯설다. 그러나 연극 수업은 그 모든 불편을 상쇄할 만큼의 긍정적인 교육 효과를 가지고 있다.
연극 수업은 사춘기에 접어들어 감정의 폭풍을 겪는 고학년 특유의 에너지를 연극이라는 가상의 삶을 통해 수업에 구현하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걸러내어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다. 이렇듯 별도의 생활지도 없이도 삶과 수업을 일체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교사가 아이들의 개인적 특성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 진로지도와 연계할 수도 있다. 또 공동 창작을 통한 성취감과 유대감이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순간을 교사가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연극 수업이 가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연극의 실제를 생생하게 안내하다
저자는 실제 아이들이 쓴 극본을 소개하며 아이들의 삶과 가장 근접한 내용을 담은 극본으로 연극 수업을 꾸릴 것을 조언한다. 그리고 극본 선택에서 수정까지 반 아이들 모두가 참여해야 함을 강조한다. 물론 교사에게는 아이들이 만든 극본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교사의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사가 극본에 개입하는 순간 아이들은 더 이상 그 극본을 자신들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그 여파는 연극 수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연극 수업을 진행하며 겪었던 자신의 실수를 가감 없이 풀어놓는다. 초심을 잃고 아이들 위에서 연출자로 군림하려 해서 첫 연극을 망쳤던 경험, 연기 능력에만 기준을 두고 배역을 선택해 분란이 일어났던 일화 등을 성찰하며 독자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돕는다. 또 공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대처법은 물론 학생 연출가를 세울 것, 배역은 한 사람으로 고정하지 않고 지원자를 모집해 우선순위를 정할 것 등 실제 연극 수업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팁도 안내한다.
본 공연 만큼이나 공연 및 관람을 마친 후 진행되는 참여자와 관람자의 설문지를 이용한 피드백 또한 중요하다. 말로 하는 피드백은 고양된 감정만 남기 쉽고, 과정과 결과를 천천히 돌아볼 여유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진행한 연극 수업의 설문지 양식과 피드백 내용이 상세히 나와 있다. 이를 통해 독자도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단계별로 소개되는 즐거운 놀이 연극
놀이로 진행되는 다양한 표현 활동은 아이들에게 어렵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연극 수업으로의 진입장벽을 낮춰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놀이, 이야기, 사물, 상황극 만들기 등의 주제로 아이들과 즐겁게 나눌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한다. 〈놀이 중심의 표현 활동〉에서는 주인의 뜻에 따라 움직임이 고정되는 마네킹 놀이 등 표현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놀이를, 〈이야기 중심의 표현 활동〉에서는 교사가 소개하는 짧은 이야기에 아이들이 뒷이야기를 덧붙이거나, 이야기 속의 장면을 몸으로 표현하는 놀이를 안내한다. 또 〈사물 중심의 표현 활동〉에서는 익숙한 사물을 낯설게 보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놀이를, 〈상황극 만들기〉에서는 도구나 글, 그림을 이용하여 상황을 표현하며 순발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놀이를 소개한다. 각 놀이에 필요한 준비물과 놀이 방법, 놀이의 팁 또한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어 바로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이야기 속 인물의 고민 상상하기, 고민상담소 브레인스토밍 등의 특별하고 재미있는 놀이도 만날 수 있다. 이런 표현 활동들은 실제 연극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들이 긴장을 풀어주고, 극 전체의 흐름과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들어가는 글

PART1. 연극 수업의 이유를 묻다
01 연극 수업을 왜 하는가?
02 연극 수업의 효과
03 연극 수업이 실패하는 이유
04 성공적인 연극 수업을 위한 요소

PART2 연극 수업을 준비하다
01 연극 수업을 할 때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
02 본격적인 연극 수업을 위한 사전 지도

PART3 연극 수업의 단계별 지도
01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연극 시작하기
02 0단계 : 자기소개하기
03 1단계 : 연극 구성원에 대한 이해
04 2단계 : 연극 준비 및 역할 안내하기
05 3단계 : 연극?연습하기
06 4단계 :?공연하기
07 5단계 : 조언 및 정리하기

PART4 연극 놀이를 통한 표현 활동 지도
01 놀이 중심의 표현 활동
02 이야기 중심의 표현 활동
03 사물 중심의 표현 활동
04 상황극 만들기

PART5 연극 수업의 실제
01 연극 수업의 교육과정 재구성
02 극본 읽기
03 연극 공연 준비
04 연극 공연을 마치고

발령 첫해에 무작정 덤벼들었던 수업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연극이었다. 열정과 패기로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공연을 마치고 작은 성취감에 뿌듯해했던 그 순간, 힘들어했던 아이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신규 교사를 격려하는 주변 선생님들의 칭찬에 젖어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도 모른 채, 나는 이듬해까지 연극을 끌고 갔다. 그러다 도저히 못하겠다고 우는 아이들의 모습에 연출가도, 교사도 아닌 내 모습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순간에 느꼈던 열패감은 새로운 학교에 와서도 계속되었다. 새로운 학교에서 동학년 선생님들끼리 연극을 해보자고 의기투합을 하게 되었다. 예전 연극 수업이 떠올라 내키지 않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적극적인 반대를 하지 못했다. 그 결과 다른 반에서 연극을 진행할 때 혼자 연극을 하지 않게 되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고학년 2학기에는 수업보다 생활지도가 어려운 경우가 상당히 많다. 학교에는 여러 행사가 있고 수련회 혹은 교육 여행으로 정신이 없는데 다양한 아이들의 문화까지 교실 안에 흘러 들어오면 교실은 불협화음으로 몸살을 겪게 된다. 이런 불협화음을 조율할 수 있는 활동이 연극이다. 아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연극 안으로 들어올 때, 공동의 목표는 명확해진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뛰어들면 아이들 간의 불협화음은 서서히 조율이 되어간다. (중략) 아이들이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서 여러 요소들을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은 어른들이 살아가는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의 생활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늘 일어나지만 연극 수업은 이런 문제들을 수업 속에서 해결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 〈PART1. 연극 수업의 이유를 묻다〉 중에서

교사가 내면의 두려움을 넘어 확신에 찬 모습으로 수업을 진행하니 아이들도 한마음으로 따라주었다. 두려움은 강하게 전염된다. 교사가 두려워하면 아이들은 더 크게 두려움을 느낀다. 실체가 없는 두려움은 스스로를 위축시킨다. 교사가 가르치는 것은 죽어 있는 지식이 아니다. 연극 수업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실수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업이다.
연극 수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은 두려움을 넘어서는 것이다. 교사가 두려움을 넘어서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두려움을 극복한다.
- 〈PART2. 연극 수업을 준비하다〉 중에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아무런 극본 없이 잘 논다. 아무리 놀아도 노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쉬는 시간에는 그렇게 잘 놀던 아이들도 극본이 주어지고 약속된 연기를 할 때는 경직되어 행동을 과하게 표현하거나 얼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 장에서 소개할 놀이는 연극 수업 시간에 힘이 잔뜩 들어간 아이들의 힘을 빼는 데 필요한 지도 방법이다. (중략)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언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몸짓으로 표현하는 의사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표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비언어적 표현에 대해 감각적으로 경험하고 무대에서의 제스처를 어떻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지를 배우게 된다.
- 〈PART4. 연극 놀이를 통한 표현 활동 지도〉 중에서

연극 수업과 관련된 국어 단원은 작게는 독서 단원과 연극 단원으로 볼 수 있는데, 범위를 좀 더 넓게 잡으면 앞의 문학 단원과 글 고쳐 쓰기에서 극본을 수정하는 과정을 포함할 수 있다. 또한 연극 단원의 목표와 문학 단원의 목표를 성취목표로 가져올 수 있다. 즉 ‘연극 공연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삶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과 관련지을 수 있다.’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했을 때 성취목표나 평가에 큰 부담 없이 재구성이 가능하다. 그 외에 음향과 관련해서는 음악 감상을, 무대 배경이나 연극 안내 포스터 그리기는 미술의 표현과 감상의 영역을 수업 시수에 포함하여 재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연습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면 창체 활동이나 체육 교과를 활용할 수 있다.
- 〈PART5. 연극 수업의 실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