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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 비현실적인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서
삶의 교훈을 찾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수많은 고대의 신과 인물들이 문학적 수사에 빈번히 등장한다. 철학자들은 신화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사색하고, 역사가들은 신화에 담긴 역사적 사실을 탐구하고, 신학자들은 이 신화를 통해 종교의 본질을 성찰한다.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일부 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 신화에는 일반인들이 가슴깊이 새겨 삶의 자양분을 삼을 만한 지혜가 담겨 있다. 물론 재미로 읽는 신화도 있지만, 신화의 스토리 그 자체에 고대인들의 지혜가 담겨져 있다.

베이컨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숨겨진 교훈과 풍자가 담겨져 있다고 여겼다. 심지어 신화가 엉뚱하고 비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수록 그 신화는 무언가를 풍자하고 시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이 책은 이러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들 중에서 특별히 선별한 권력자들의 통치술, 인간의 처세술, 전쟁, 인간 본성과 조건, 사물의 본질, 자연과 기술의 조화 등 오늘날을 사는 우리들이 꼭 새겨둬야 할 내용들을 수록하였다.

옮긴이의 글 ㆍ 7
머리글 ㆍ 12
카산드라, 예언 - 때를 못 만난 조언에 관하여 ㆍ 21
튀폰, 반역자 - 반란에 관하여 ㆍ 26
키클로페스, 공포의 집행자들 - 야비한 법 집행자에 관하여 ㆍ 33
나르키소스, 자기애 - 나르시시즘에 관하여 ㆍ 39
스틱스 강, 맹약 - 군주들의 신성한 맹약에 담긴 불가피성에 관하여 ㆍ 44
판, 자연 - 자연철학에 관하여 ㆍ 49
페르세우스, 전쟁 - 전쟁에 필요한 준비와 수칙 ㆍ 64
엔디미온, 총애 받는 자 - 궁정의 총아 ㆍ 75
페메, 거인들의 여동생 - 대중들의 험담 ㆍ 79
악타이온과 펜테우스, 호기심 많은 사람들 - 호기심 혹은 군주의 비밀과 신성한 수수께끼 엿보기 ㆍ 82
오르페우스, 철학 - 자연철학과 윤리학에 관하여 ㆍ 88
카일루스, 시초 - 만물의 창조 혹은 기원에 관하여 ㆍ 96
프로테우스, 물질 - 물질과 물질의 변화에 관하여 ㆍ 107
멤논, 너무 앞서간 청춘 - 청춘의 치명적인 경솔함에 대하여 ㆍ 112
티토노스, 싫증 - 주체할 길 없는 욕정에 관하여 ㆍ 116
헤라, 결혼 - 예언과 재앙에 관하여 ㆍ 120
쿠피도, 미립자 - 입자철학에 관하여 ㆍ 126
디오메데스, 열정 - 종교 박해 혹은 종교에 대한 열정에 관하여 ㆍ 134
다이달로스, 기술 - 왕국과 국가의 기술과 장인들에 관하여 ㆍ 142
에리크토니오스, 사기행위 - 자연철학에서 힘의 부적절한 사용에 관하여 ㆍ 150
데우칼리온, 원상회복 - 자연철학에 담긴 유용한 암시에 관하여 ㆍ 155
네메시스, 사물의 영고성쇠 - 운명의 역전에 관하여 ㆍ 159
아켈로오스, 전쟁 - 침략전쟁에 관하여 ㆍ 166
디오니소스, 바쿠스 - 열정에 관하여 ㆍ 171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이익 - 기술과 자연 간 다툼에 관하여 ㆍ 181
프로메테우스, 인간 조건 - 압도적인 신의 섭리와 인간 본성에 관하여 ㆍ 188
이카로스, 스킬라, 카리브디스, 중용 - 자연철학과 도덕철학에서의 중용에 관하여 ㆍ 212
스핑크스, 학문 - 학문에 관하여 ㆍ 217
프로세르피나, 영혼 - 자연 속 사물에 담긴 영혼에 관하여 ㆍ 225
메티스, 조언 - 왕과 그의 상담역에 관하여 ㆍ 234
세이렌, 쾌락 - 쾌락을 향한 인간의 욕정에 관하여 ㆍ 238
영역자 후주 ㆍ 247
부록 ; 그리스 로마 신화 이름 대조표 ㆍ 254

카산드라 신화에서 예언은 어떤 사안을 조정하거나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법, 대화의 높낮이, 사려 깊은 귀와 저속한 귀 간의 차이, 발언과 침묵의 적절한 시기를 배워 알기 위해서는 조화의 신 아폴로의 교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카산드라, 예언 -

오르페우스 신화의 음악은 두 종류다. 하나는 하계(下界)의 신들을 달래고 다른 하나는 맹수와 나무들을 모두 매혹시킨다. 전자는 자연철학, 후자는 윤리학 혹은 시민사회와 연관되어 있다. 부패하고 타락할 수 있는 것들을 제자리에 복원하고 회복시키는 것은 자연철학의 가장 고결한 작업이다. - 오르페우스, 철학 -

디오니소스 신화에는 간략한 도덕 체계를 담겨 있는 듯하다. 모든 윤리를 훑어보아도 이보다 더 좋은 발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바쿠스의 역사 하에서는 불법적인 욕망 혹은 애착과 무질서의 본성이 공공연히 모습을 드러낸다. 명백히 선한 것처럼 보이는 식욕과 갈증은 늘 지나치게 파괴적인 모습을 띠는 모든 불법적인 욕망의 어머니다. 그리고 모든 불법적인 욕망은 불법적인 소망과 요구 안에 담겨 있다. 사람들은 이들 욕망이 과연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심사숙고하기도 전에 이미 그 욕망을 허락하고 충족시킨다. - 디오니소스, 열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