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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의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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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국내 SF 장편을 꾸준히 출간하는 그래비티북스가 내놓는 아홉 번째 GF시리즈. 이번에 선보이는 <테세우스의 배>는 <공각기동대>나 <총몽>, <블레이드 러너>와 같은 정통 사이버펑크의 계보를 이어 인간성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담아낸 환상적인 SF 액션 스릴러이다. 초거대 재벌 그룹 트라이플래닛의 회장 ‘석진환’이 사고로 기억을 잃고 깨어나는 장면부터 쉴 틈없이 이어지는, 경영권을 둘러싼 인물들 간의 목숨을 건 사투는 예측불허의 숨막히는 전개로 보는 이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 것이다.

세 차례의 산업 혁명 이후 우리 앞에 다가 온 포스트 휴먼 시대. 단순히 기술의 진보만을 의미하는 시대는 아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개인의 인권을 기반으로 한 여러 담론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어도 다시 태어나는 영원불멸한 인간의 탄생, 죽음에 대한 질문, 뇌를 전부 기계로 교체한 존재에 대한 정의, 뇌와 신체 중 자아를 규정하는 기준에 대한 논의 등 고차원적인 윤리적 문제들이 포스트 휴먼을 둘러싸고 있다. ‘테세우스의 배’는 금세 현실로 다가올 우리의 미래를 그린다.

본작의 제목이기도 한 ‘테세우스의 배’는 그리스 신화 속의 유명한 역설이다. 테세우스의 업적을 기리기위해 아테네 사람들은 그의 배를 수백년간 보존했다. 세월이 흐르고 배가 점점 낡게 되자 그들은 썩은 나무판자를 떼어내고 새 판자로 교체했다. 몇백년이 흘러 모든 판자를 새로 교체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과연 이 배를 ‘테세우스의 배’라고 불러야 할까?

이경희 작가의 첫 장편소설 『테세우스의 배』는 이러한 철학적 질문을 사이보그 시대 인간의 몸에 적용해 사유를 극단까지 밀어붙인다. 하지만 전혀 어렵지 않다. 스릴 넘치는 추격과 스피디한 액션이 결합된 흥미로운 줄거리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독자는 최첨단의 과학과 철학에 흠뻑 빠져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Cyberpunk Is Now

치밀하게 채워진 암투와 반전.
첨단 과학과 철학적 사유의 흥미로운 결합.

블록체인 태블릿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본격 액션 스릴러 『테세우스의 배』

교통사고로 가족도 잃고 기억도 잃은 채, 수술대 위에서 깨어난 진환. 그는 자신의 몸이 기계로 교체되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자신의 존재를 기억해 내려고 애쓰던 그때, 하얀 가운을 입은 한 남자가 다가와 진환의 몸을 재부팅하곤 시설이 습격당하고 있다고 전한다. 점점 가까워지는 총소리. 그는 어색한 몸을 이끌고 도망치기 시작한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또, 그를 죽이려는 자들은 누구인가?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그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거대 그룹 ‘트라이플래닛’의 회장이라는 사실뿐이다. 하지만 온 몸이 기계로 바뀌어버린 자신에게는 지문도, 유전자도 남아있지 않다. 생체인증 보안시스템에 막혀 자신의 집조차 들어갈 수 없고, 블록체인 주식이 담긴 태블릿에도 접속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추격자들로부터 살아남아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선 자신이 진짜라는 증거를 찾아야만 한다!

진환은 그의 세밀한 묘사를 따라 천천히 기억을 더듬었다. 팔다리를 교체한 다음엔 췌장이, 그다음엔 간과 심장이 망가졌다. 하나를 기계로 교체하면 또 다른 하나가., 마치 순서를 정하기라도 한 것처럼 돌아가면 말썽을 일으켰다. 그럴 때마다 의료진은 피사를 일으킨 장기를 떼어내고 하나씩 기계로 교체해 나갔다. -본문 중-

늦은 밤인데도 집 안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벽에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그의 취향에 맞춰 생성한 라흐마니노프 스타일의 피아노 협주곡이 흘러나왔다. 그는 격정적인 건반 소리에 발소리를 겹쳐 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맞은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는 황급히 열려 있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몸을 숨겼다. -본문 중-

세 차례의 산업 혁명 이후 우리 앞에 다가 온 포스트 휴먼 시대. 단순히 기술의 진보만을 의미하는 시대는 아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개인의 인권을 기반으로 한 여러 담론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어도 다시 태어나는 영원불멸한 인간의 탄생. 그리고 죽음에 대한 질문, 뇌를 전부 기계로 교체한 존재에 대한 정의, 뇌와 신체 중 자아를 규정하는 기준에 대한 논의 등 고차원적인 윤리적 문제들이 포스트 휴먼을 둘러싸고 있다. 『테세우스의 배』는 포스트 휴먼 시대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자기동일성 문제 및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윤리적 문제를 사이버펑크 액션 스릴러 장르에 대입해 흥미진진하게 전달한다. 사이버펑크의 고전인 <공각기동대>, <블레이드 러너> 등이 보여준 철학적 사유의 계보를 이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특히 작가 이경희는 『테세우스의 배』의 배경을 근미래(의체 기술의 태동기)로 설정하여 미래의 기술들을 맛깔나고 실감나게 묘사했다. 공기정화 식물로 둘러싸인 울창한 도심 속 숲빌딩과 빌딩과 빌딩 사이를 이동할 때 타는 튜브카(tubecar) 그리고 벨에포크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포스트 휴먼들만의 클럽 ‘서큐버스의 몽정’ 등은 독자의 상상을 불러일으켜 사이버펑크라는 장르에 더욱 몰입시킨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전개, 탄탄한 구성, 지루할 틈 없는 박진감 넘치는 장면 전환으로 완벽하게 점철된 『테세우스의 배』. 독자는 쉼 없이 달려가다가 절정과 결말에 다다랐다고 생각한 순간,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또 한 번 재미를 맛볼 것이다.

목차

1. CONTINUUM
컨티넘
미진
현석
진환
태블릿
여울
서큐버스의 몽정

2. BODY
보디
은미
실리카나노셀
견적
현장조사
아버지
마이그레이션
보안프로그램
주주홍회
블랙박스

3. MEMORY
메모리
메타인지
협상
차명 지분
재정비
플래닛하이스트
복도
최상층
리바이어던
자기동일성 시험

EPILOGUE

본문중에서

<첫 문장>
총성. 고막을 찢는 총성에 깜짝 놀란 그는 황급히 눈을 떴다.

<책 속에서>
P.10 “시설이 습격당했습니다.”
“습격? 누가 습격했습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북쪽 광장 1층에 차가 대기 중입니다. 몸을 움직이실 수 있게 되면 제가 직접 안내하겠습니다.
“저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당신은 대체 누굽니까? 또…”
“죄송합니다. 지금은 설명해 드릴 시간이 없습니다. 가면서 다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p.11 이윽고 상반신이 연결되었을 때처럼 감각이 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천천히 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선생님. 다리가 안 움직입니다.”
진환이 말했다.
“아직 드라이버 설치가 남았습니다. 가만히 계십시오. “
가운을 입은 남자가 다시 태블릿을 꺼내 조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누군가 문을 부수고
수술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깜짝 놀란 남자는 반사적으로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p.21 지나치게 성장해버린 샌드박스의 자본은 이제 국가조차 필요로 하지 않았다. 평택은 25년 만에 서울을 능가하는 괴물로 성장했고, 그들만의 독자적인 법과 자치정부를 잉태해냈다. 대한민국 부의 절반이 샌드박스 내부에 고여있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올 정도였지만, 그 소식은 완벽히 통제되어 어떤 언론에도 보도되지 않았다.
트라이플래닛은 가장 먼저 샌드박스로 본사를 옮긴 대기업 중 하나였다. 선대 회장이었던 아버지의 혜안이었다. 배터리 기술 하나만 믿고 샌드박스에 뛰어든 트라이플래닛은 미군과의 독점 계약을 줄줄이 따내며 국내 최대의 군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p.78 여울은 얇은 네글리제 차림 그대로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섰다. 진환은 아무런 반응도 못 한 채 그녀가 이끄는 대로 메가 빌딩을 벗어나 샌드박스의 밤거리를 달렸다. 신호등이 고장 난 횡단보도를 건너, 더는 사람이 살지 않는 옛 도심의 좁은 골목을 지나자 의미를 알 수 없는 핑크빛 네온사인이 보였다. 네온사인 아래엔 붉게 녹슨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그녀는 셔터 아래로 손을 집어넣었다.
“자, 어서 좀 도와줘.”
진환은 영문도 모른 채 그녀와 함께 셔터를 올렸다. 셔터 너머엔 지하로 이어지는 깊은 계단이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짙은 어둠이었다.
“여기가 어딘데?”
“글쎄. 악마들의 소굴?


p.126 그는 자신의 여섯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봐. 나는 몸도 잃었고, 기억도 잃었어. 지문도 유전자도 없는 내가 예전과 똑같은 석진환이라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진환아. 우리 복잡한 고민은 그만하자. 어차피 우린 자신이 진짜라고 믿는 수밖에 없어. 진짜가 무엇인지 기준조차 세워진 적이 없으니까. 네가 사고 전의 석진환과 똑같은 사람인지, 진짜인지 가짜인지 그런 건 생각하지 마. 지금부터 어떻게 다시 석진환으로 살아갈 건지, 어떻게 잃어버린 삶을 되찾을 건지만 생각해. 분명 너는 지금 여기 존재하고 있으니까.”

p.264 선조체가 가속을 시작하며 그의 시간 감각이 극도로 압축되었다. 이제 그의 눈에는 세계가 거의 정지한 것 이나 다름없이 보였다. 심지어 그 자신의 움직임조차 너무 느려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안구에 설치된 이미지 센서의 처리 속도가 인식을 따라오지 못해 주위 모든 것들이 짙은 잔상을 남기며 시야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저자소개

이경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죽음과 외로움, 서열과 권력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첫 번째 장편소설 《테세우스의 배》가 2020 SF어워드 장편소설 부문 대상에 선정되었고, 단편 〈살아있는 조상님들의 밤〉이 2019 브릿G 올해의 SF에 선정되었다. 황금가지 작가 프로젝트,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등 세 차례의 공모전도 수상했다. 〈꼬리가 없는 하얀 요호설화〉, 〈x Cred/t〉, 논픽션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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