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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개정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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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용범
  • 출판사 : 페이퍼로드
  • 발행 : 2019년 09월 19일
  • 쪽수 : 44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9679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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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50만 독자가 선택한 한국사의 결정판
    18년 연속 한국사 부문 베스트셀러
    “과거를 직시하여 미래의 길을 찾는다!”


    기억을 둘러싼 역사 전쟁이 한중일 간에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역사에 대한 좌우의 시각 투쟁이 한창이다. 다소 극단적이랄 수 있는 주장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가 하면, 그에 못지않은 다른 방향의 극단적인 주장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부끄러운 과거사를 외면하며 우리 선조는 위대했고, 우리 역사는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많고 많은 사료 중에 일부만을 긁어모아 우리 역사는 부끄럽고, 우리 민족은 열등하다고 주장하는 책도 존재한다. 그런 책을 쓴 사람들이 한때 “자학의 역사관”은 그만두라고 주장했던 건 지금 생각하면 아이러니다.
    이 책은 본격적인 연구서나 독자적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책은 아니다. 다만 사실은 사실대로, 의견은 의견대로 구분해 담담히, 그 가운데 독자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정리해 적어놓은 책일 뿐이다.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 부담 없이 보고 다음 단계의 역사책을 찾을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의 책. 암기 위주의 역사 공부에 질린 사람이라도 이 책이 보여주는 전체 그림으로 우리 역사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게 하는 책.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었다.
    물론 비슷한 의도의 책도 많겠지만 이 책은 그 가운데서도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았다. 증쇄를 100회 이상 하게 되었고, 전국의 각급 단위 학교, 대학의 추천도서로 지정되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도 본격적인 시험 준비에 앞서 한국사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읽는다고도 한다. 무엇보다 50만이 넘는 독자가 이 책을 선택해주셨다. 그러한 독자의 의도와 서점의 요청, 그리고 그간 보내주셨던 많은 분들의 성원과 아쉬움을 반영해, 이 책,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의 개정증보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우선 역사학계의 성과를 반영하여 달라진 내용을 바로잡았다. 한국사만 포함되어 있던 기존의 ‘한국사 연표’에, 같은 시기 일어났던 세계사의 사건을 더해 ‘한국사-세계사 비교연표’를 수록했다. 단순히 ��삼국유사�� 속 단군신화의 설명과 해석에 머물러 있는 시각을 벗어나 고조선의 전개 과정과 멸망 과정, 특히 ‘승리한 장군조차 처형해버린’ 고조선-한 전쟁에 관한 내용을 추가했다. 예를 들어, 수십 년에 걸친 흉노와의 전쟁을 무모하게 전개한 한무제는 고조선의 거센 저항에 고전했다. 그러기에 대 고조선 전쟁에 투입된 자기 장수를 처형하기도 하고 평민으로 전락시켰다. 그 외 조선시대 여성의 입지에 대한 글을 포함, 흥미로울 몇몇 글을 추가했으며, 현대사 부분도 최근 사료까지 끌어올렸다. 기존의 사진을 교체하며 새로이 여러 장의 사진 및 시청각 자료를 추가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가독성에 유리하도록 기존의 디자인을 세련되게 수정하였다. 독자와 역사 사이를 잇는 가교라는 이 책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지기 위해서다.

    연도와 사건을 암기하는 한국사가 아닌
    배경과 흐름을 이해하는 한국사


    역사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흔히 역사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기에, 불변의 어떤 학문일 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할 뿐, 역사의 진실은 하나일 거라는 발상이다. 그러나 역사라는 분야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새로운 내용이 발견되기도 하고, 기존의 학설이 뒤집어지기도 한다. 연도와 사건을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역사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하물며 많은 사료 중에 일부만 갖고 역사의 진실 운운하는 주장은 그 책이 학술서이든 대중서이든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다.
    그러나 고정되어 있지 않은 역사라 하더라도 분명 맥락은 존재한다. 역사 속 인물은 시대의 이야기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으며, 이들이 자아내는 이야기 사이에는 분명 개연성이 존재한다. 그러한 개연성들을 이어 하나의 긴 이야기를 자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나름대로지만 역사를 보는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복잡한 연도와 시대순으로 사건을 외우는 대신, 즐거운 이야기로 파악하는 순간, 역사는 그저 골치 아픈 암기 과목이나 학문이 아닌,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

    “반성할 줄 아는 힘이 근기 있는 자아를 만든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장면은 무엇일까? 최근의 어지러운 국제 관계를 생각해보면 문득 고려시대의 서희 장군이 떠오른다. 서희 장군은 협상전에서 이긴 뒤 거란의 재침략에 대비해 병력을 증강해 조련한 뒤 쳐들어온 거란군을 귀주에서 완파했다. 외교, 군사 모두 탁월하던 때였다. 송宋이란 대국을 대륙의 한 귀퉁이로 몰아냈던 요나라도 고려에는 완패 당했던 것이다. 복잡한 국제정세 속을 헤쳐가야 할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할지를 보여주는 이정표다.
    반면 가장 치욕스러운 장면이라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당시 조선 지배층의 대처 장면을 꼽을 수 있겠다. 당시 조선 백성은 일본군의 길잡이가 되기도 했고, 선조의 장남인 임해군을 붙잡아 일본군에 넘기기도 했다. 탐욕스런 왕자의 수탈에 이를 갈았기 때문이었다. 선조는 도망가기에 바빴고, 도망가는 선조 일행에게 백성들은 돌을 던졌다. 제 백성을 지키지도 못하고 도망가는 지배층에 대한 분노였다.
    이처럼 우리의 역사는 자랑스러운 장면과 잊고 싶은 장면을 모두 합쳐 보여준다. 세상에 위대한 민족, 우월한 민족이란 없다. 굳이 말하자면 우리가 속한 우리 민족이 있을 뿐이다.
    한 개인도 살다보면 잘한 때도 있고, 부끄러운 때도 있는 법이다. 역사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사를 들여다보면 영광과 치욕이 교차한다. 우리의 부끄러운 과거사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자기반성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반성할 줄 아는 힘이 근기根基 있는 자아를 만들고 이는 같은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만든다. 사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추천사

    이 책은 연대기로만 역사를 기술하지 않았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그 시작에서 결말까지 기술했다. 가장 큰 장점은 ‘근현대사’ 서술 부분일 것이다. 대체로 대중용 역사서 또는 역사교과서에서 근현대 서술은 가장 논란거리가 되어왔다. 여기에는 너무나 편향된 금기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이 책에서 이런 금기사항을 깨고 너무나 가치중립적 시각으로 근현대 역사를 기술했다. 일본 역사교과서의 왜곡 문제가 논의되는 시대에, 역사학자로서 흔쾌한 마음으로 이 책을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 이이화 / 역사학자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는 예전 우리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던 페미니즘의 일면을 소개하고 있다. 하나 눈 여겨 봐야 할 점은 당대를 지배하는 ‘사상’이다. 가령 신라에서 고대 모계사회가 고구려나 백제보다 훨씬 오랫동안 유지된 것도 가부장을 내세우는 유교사상이 신라에 가장 늦게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신라에서 세 명의 여왕이 나온 것도 귀족 중심의 제도와 여성의 지위가 보장되는 문화가 함께 작용한 결과였다.
    - 『허핑턴포스트』, 「한국사 속의 페미니즘」

    목차

    추천의 글 재미있으면서도 의미 있는 역사책 4
    책머리에 한국사 서문 개정증보판 머리말을 대신해 7
    들어가며 역사를 의심하면 역사가 보인다 9

    1장 선사문화와 고대 국가 건설 _ 고조선의 성립과 삼국시대의 전개
    훈족이 한반도 출신이라고? 19
    그 많은 고인돌이 말해주는 것 22
    단군신화, 어떻게 볼 것인가? 26
    승리한 장군 모두 처형해버린 고조선-한 전쟁 30
    삼국의 건국설화에 숨어 있는 세 가지 이야기 34
    경제는 일류, 정치는 삼류였던 가야 40
    광개토대왕은 어떻게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을까? 44
    한반도 역사를 바꾼 평양 천도 47
    고대사 최대의 수출국 백제 51
    고구려 삼국통일의 기회를 망친 운명적 수도이전 54
    법흥왕대의 친위쿠데타, 이차돈 순교 58
    왜 신라에만 여왕이 있었을까? 63
    동북아시아 두 강국의 결전, 고구려-수나라 전쟁 66
    의자왕의 향락 때문에 백제가 망했다? 70
    연개소문 일가의 빛과 그림자 73
    신라가 최후의 승자로 남은 이유 77
    신라에 왔던 아랍인들 81

    2장 통일신라와 발해 _ 삼국통일을 거쳐 남북국시대로
    대조영, 고구려 계승을 선언하다 85
    발해를 한국사에 포함시킬 수 있는가? 88
    발해의 목줄이 달린 해외무역 92
    원효가 해골에서 본 것은? 95
    호족 세력의 불교, 선종 98
    장보고는 청해진에서 무엇을 꿈꾸었나? 102
    골품제 사회 6두품 지식인의 좌절 106
    효녀 지은설화에서 통일신라의 붕괴를 본다 110
    궁예가 몰락한 진짜 이유 113
    통일전쟁 승리 직전에 패배한 견훤 116
    왕건의 쿠데타는 계획적이었다 119
    고대사 최초의 사회복지제도 진대법과 을파소 123
    연을 이용한 상징조작으로 내란을 진압한 김유신 124
    매춘녀가 없었던 발해 125

    3장 고려시대 _ 후삼국 통일에서 위화도 회군까지
    왕건, 혈연네트워크로 후삼국을 다스리다 129
    「훈요 10조」, 전라도 사람은 절대 기용하지 말라고? 133
    본관제는 고려에서 시작됐다 137
    천하의 중심은 고려다 140
    ‘광종의 개혁’ 절반의 고시, 과거제의 도입 143
    전시과 도입, 정권의 성격이 경제제도도 결정한다 147
    너무나도 판박이인 왕비들의 꿈 150
    대 거란 전쟁 제1라운드, 외교전에서 완승을 거둔 서희 155
    대 거란 전쟁 제2라운드, 군사력의 승리 158
    최고 권력자 이자겸의 반란 161
    ‘묘청의 난’ 자주적 민족 운동인가, 불만 세력의 반란인가? 164
    고려청자 아름다움의 비밀 167
    금속활자, ‘세계 최초’란 딱지가 부끄러운 보물 170
    한국이 코리아로 불리게 된 이유 173
    사대주의냐, 냉엄한 춘추필법이냐?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177
    무신정권,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지만 181
    우리나라 최초의 천민해방운동, 만적의 난 185
    대몽 항쟁기의 거대 프로젝트, 팔만대장경 188
    반외세 항쟁이냐, 수구세력의 마지막 저항이냐? 192
    어디서 감히 첩 제도 운운하나 197
    친일파가 있었듯 부원파도 있었다 201
    공민왕의 개혁, 신돈은 요승이었나? 205
    열 개의 목화씨로 남은 사나이, 문익점 210
    끝을 모르는 권문세족의 탐욕 214
    거북선의 원형, 고려 군선 218
    송나라 대시인 소동파가 고려와의 무역을 반대했던 이유 219

    4장 조선시대 _ 근세의 태평시대를 거쳐 민중반란까지
    500년 조선왕조를 연 요동 정벌군의 회군 223
    역성혁명의 기획자, 정도전 227
    고려 말 권문세족의 토지문서를 불태우다 231
    정말 신문고만 치면 됐나? 234
    세종대왕, 그토록 조화로운 인간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238
    15세기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시계 242
    한글을 만든 진짜 이유 세 가지 246
    세조의 쿠데타 ‘왕권 강화냐, 명분 없는 권력욕이냐?’ 250
    속치마 폭까지 규정한 조선 최고의 법전 경국대전 254
    조선의 네로 황제 연산군의 최후, 중종반정 257
    조광조, 어느 깐깐한 개혁주의자의 죽음 261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싸웠는가? 265
    임진왜란은 무역 전쟁이었다! 269
    불패의 게릴라 부대, 의병 272
    이순신이 넬슨보다 위대한 이유 275
    세계로 수출된 지식상품, 『동의보감』 279
    광해군, 조선시대 최고의 외교정책가 283
    인조반정, 성공한 쿠데타는 역사도 처벌 못한다? 287
    병자호란, 그날 인조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289
    소현세자 독살설의 진상 292
    영조, 정쟁의 한복판에서 중흥 시대를 열다 296
    정조가 수원에 열두 번 간 까닭은 301
    조선에도 장사로 큰돈을 번 여자가 있었다 305
    전봉준은 정말 정약용의 개혁론을 만났을까? 308
    검찰이 구속한 신윤복의 춘화 312
    세도정치, 2만 냥 주고 고을 수령을 산다? 317
    용병을 고용한 평안도 농민전쟁 320
    〈대동여지도〉, 김정호는 정말 옥사했는가? 325
    세도가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나간 흥선대원군 330
    조선시대 이혼 이야기 334
    봉급 한 푼 없었던 조선시대의 향리 335

    5장 근대의 전개와 현대사회의 성립_제국주의 침략에서 민주국가 수립까지
    자주적 근대화의 발목을 잡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339
    강화도조약, 새끼 제국주의 국가 일본에 일격을 당하다 343
    임오군란 후 외국군이 주둔하다 347
    노터치No-Touch가 노다지의 어원이라니! 351
    김옥균의 삼일천하, 갑신정변 355
    동학의 창시와 농민혁명의 전개 359
    녹두장군 전봉준의 꿈 363
    이완용이 독립협회의 초대위원장이었다 368
    평민에게 넘어간 의병투쟁의 지도권 372
    을사조약, 불법조약 체결을 강요하다니! 375
    3·1운동, ‘동방의 등불’이 된 코리아 ! 378
    ‘대한민국임시정부’ 신채호, 이승만에게 일갈하다 383
    홍범도, 봉오동·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끌다 387
    일제와의 야합 속에 진행된 예비 친일파의 자치운동 390
    일제하 최대 규모의 독립운동조직, 신간회 394
    김일성은 가짜였다? 398
    잔혹한 수탈과 억압을 자행한 일제 401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반역의 역사, 친일파 문제 404
    8·15해방과 건국준비위원회, 반쪽짜리 독립 411
    찬탁은 재식민화의 길이었나? 414
    식민잔재 청산, 그 통한의 좌절 418
    비전쟁기간에 일어난 최대의 학살극, 4 ·3항쟁 422
    남침이냐, 북침이냐? 425
    한국 민중, 최초의 승리를 거두다 ·‘419혁명’ 428
    박정희 개발독재의 빛과 그림자 428
    광주민주화항쟁에서 촛불항쟁까지 431

    참고문헌 435

    본문중에서

    단군왕검이 1,500년간 통치하다 중국에서 기자가 왕으로 책봉되어 오자 산신이 되어 숨어 살았다는 것은, 단군조선이 주나라의 지배하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자조선이 실재했는가에 대해 학계에서는 중국 측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상하게도 기자조선은 중국 측 사서인 『상서대전尙書大全』이나 『사기史記』등에는 나오지만 우리 측의 사료에서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단군신화, 어떻게 볼 것인가?' 중에서)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남는 것이 있다. 정복전은 성공했다. 그러나 좌장군 순체는 분열의 죄로 기시棄市당했다. 목 베어져 저자거리에 시신이 버려지는 극형이었다. 우거장군 항복 역시 처형당할 뻔했으나 돈을 바치고 목숨을 겨우 부지하고 평민으로 떨어졌다. 곧 고조선 정벌전에 관계됐던 고위직 사신, 장군 모두 극형에 처해진 것이다. 고조선에서 항복한 왕자와 국상 등만이 제후로 대접받았다. 사마천 『사기』와 반고의 『한서』가 전하는 전쟁 전후다. 이상한 정복전쟁이었다.
    ('승리한 장군을 모두 처형해버린 고조선-한 전쟁' 중에서)

    『고려사』의 기록에서는 이렇듯 군중들이 궁으로 난입해 들어오자, 궁예가 “왕공이 벌써 승리를 얻었으니 나의 일은 이미 끝났다”고 한탄한 뒤 변장을 하고 왕궁을 탈출했다고 적고 있다. 918년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는 승자의 기록일 따름이다. 비록 궁예가 후기로 오면서 정치적 실책과 친위세력의 약화로 입지가 좁아졌다 해도, 하루만의 거사로 왕권을 이렇게 쉽게 무너뜨릴 수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왕건의 거사 뒤 궁예 복권을 명분으로 한 반란이 각지에서 수년간 진행된 기록이 있다.
    ('왕건의 쿠데타는 계획적이었다' 중에서)

    중국 동북부 지방에는 ‘홍라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홍라녀라는 발해 여인이 장군이 되어 거란과 싸움에 나가 이긴 뒤 남편을 구해 돌아왔다는 전설이다. 집 안에서만 강한 게 아니라 실제 전투를 수행할 정도로 씩씩한 발해의 여성이었다.
    그래서인지 발해에서는 절을 할 때도 남자는 무릎을 꿇고 하는데, 여자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우리 역사에서 여권이 가장 강력했던 나라로 발해를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매춘녀가 없었던 발해' 중에서)

    이런 모순들 때문에 최근에는 「훈요 10조」가 후세의 위작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거란의 침략 때 불타 없어졌던 「훈요 10조」가 다시 등장하게 된 과정도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원본이 불타버렸다던 「훈요 10조」는 우연히 경주 출신 최항의 집에서 발견되어 현종에게 바쳐졌다. 현종은 신라계를 외가로 하고, 지지기반 역시 신라 계열의 신하들이었던 왕이다.
    ('「훈요 10조」, 전라도 사람은 절대 기용하지 말라고?' 중에서)

    그러나 이때 제1차 전쟁의 영웅 서희徐熙(942~998년, 고려 초기의 정치가)가 나섰다. 그는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요의 전략적 목표는 영토 획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려와 송의 국교단절, 고려와 요의 외교관계 회복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서희는 소손녕과 담판을 통해 요와 통교를 하고자 해도 여진족이 방해가 된다며 두 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즉, 여진족을 내쫓아줄 것과 압록강 유역의 땅을 고려에 넘겨줘 통교할 길을 트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고려와의 싸움에 적극적인 의사가 없었던 요는 이를 쉽게 받아들였다.
    ('대 거란 전쟁 제1라운드, 외교전에서 완승을 거둔 서희' 중에서)

    박유가 이런 상소를 올린 데는 일견 타당한 면도 있었다. 원과의 오랜 전쟁으로 남자의 수가 여자에 비해 훨씬 적어 시집 못 간 채로 늙는 여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게다가 당시는 농업사회라 인구가 적으면 생산력도 떨어지고 그만큼 국력도 줄어드는 것이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므로 박유의 건의는 여성도 구제하고 국력도 강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건의는 묵살되고 말았다. 부녀자들의 반대가 거셌기 때문이다. 박유가 임금을 모시고 연등회 행사를 갔을 때였다. 한 노파가 박유를 가리켜 “첩을 두자고 건의한 거렁뱅이 같은 늙은이!”라고 소리치자, 주변의 부인들이 모두 박유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야유를 보냈다. 결국 박유의 건의는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어디서 감히 첩 제도 운운하나' 중에서)

    그리고 고발 내용에도 여러 가지 제한규정이 있었다. 반역 사건이나 불법 살인 사건을 제외하고는, 하급관리나 노비가 자신의 상관, 주인, 양반, 수령을 고발하는 경우는 오히려 처벌을 받아야 했다. 이처럼 신문고는 주로 양반 중심으로 운용됐으며, 결국 정치 안정을 위한 방책을 제시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백성들이 억울함을 풀기 위한 방법으로는 오히려 왕의 행차 때 직접 글을 올리는 상언上言, 징을 울려 민원을 호소하는 격쟁擊錚이 더욱 효과적이었다. 대對백성 정치를 중시했던 정조가 경기도 일원에 있는 왕가의 능을 70여 회나 행차하면서 접수 해결한 상언이나 격쟁은 2,671건에 달했다.
    ('정말 신문고만 치면 됐나?' 중에서)

    역설적이게도 연산군은 즉위 과정에서 선대의 어느 임금보다 큰 정통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적장자 계승이란 원칙에 걸맞게 연산군은 아버지 성종의 장자로 태어나 9세 때인 1484년 세자로 책봉됐다. 그로부터 11년간 당대 최고의 학자들에게서 제왕학을 익혔다. 조선 세자의 일과는 공부로 시작해 공부로 끝나는 것이었다. 그런 준비 끝에 1494년 젊음이 넘치는 19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당시 19세이면 지금의 20대 후반이라고 볼만한 나이였다. 그는 말 그대로 ‘준비된 군주’였다. 당시 백성들과 신하들 역시 연산군이 즉위할 때 ‘영명한 왕’이라고 칭송하며 그의 덕치를 한껏 기대했다.
    ('조선의 네로황제 연산군의 최후'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은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환향녀의 처리 문제였다. 양반들은 이혼을 원했다. 효종의 장인이 되기도 했던 의성부원군 장유도 환향했던 며느리를 거부하고 나라에 이혼을 청했다. 이때 주화파로 목숨을 걸고 대청 교섭에 나서기도 했던 최명길은 이에 반대했다. 자신의 뜻과 달리 청에 끌려갔고, 몸을 더럽혀졌다는 증거도 없는 부녀자를 내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남성들은 다시 장가들고 부인들을 버렸다. 참으로 치사한 남자들이었다. 양반 여성들은 부친을 통하지 않으면 이혼을 청할 수도 없었다.
    ('조선시대 이혼 이야기' 중에서)

    당시 독립협회가 독립을 위해 싸운 대상은 일본이 아닌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아관파천 초기에는 내각의 자율성을 보장하다 이듬해인 1897년부터 내정 간섭과 이권 침탈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조선의 군사고문을 자청하면서 160명의 군사교관을 파견해 6,000여 명의 군사를 양성한 뒤, 이 부대를 자신들의 휘하에 두려고 했다. 또한 재정고문으로 알렉세예프를 보내 한러은행을 설치(1898년)하여 전국의 재정을 관할하고, 부산 앞바다에 있는 절영도를 조차해 러시아 해군의 석탄 기지로 쓰려고 했다.
    독립협회는 러시아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만민공동회를 열어 대중적인 반러운동을 조직했다. 그러나 미국, 일본, 영국의 이권 침탈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개화파와 마찬가지로 이들 국가들을 이용해 러시아를 견제하려 했는지도 모르지만, 냉혹한 국제관계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이다.
    ('이완용이 독립협회의 초대위원장이었다'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8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 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월간 『사회평론 길』에서 취재 기자로 일하다, 2000년 『월간중앙』에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를 연재하면서 역사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50만 독자가 선택한 한국사의 결정판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하룻밤에 읽는 근현대사』(공저)를 비롯, 『역사 인물 인터뷰』 『하룻밤에 읽는 고려사』 『만약에 한국사』 『난세에 간신 춤춘다』 『대학문예운동의 이론과 실천』(공저) 『너희가 대학을 아느냐』(공저) 등 역사와 사회 전반에 관한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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