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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빵 : 오월의 종 베이커 정웅의 빵으로 가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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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정웅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9년 05월 16일
  • 쪽수 : 26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56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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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밀, 물, 불, 효모가 만나 하나의 빵이 되기까지
베이커의 하루는 오늘도 분주하다

천연효모를 이용한 건강한 빵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베이커리 오월의 종의 베이커 정웅의 『매일의 빵』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제과를 중심으로 한 달콤한 디저트용 빵 일색이던 국내 제빵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그는, 잘 팔리는 빵을 만들라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우직하게 빵을 만들어왔다.

그가 만드는 식사빵은 천연효모 특유의 산미와 다소 딱딱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낯설었기 때문에 개업 초기에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다른 빵들에서 느낄 수 없는 풍미와 담백함 덕분에 이제는 늘 줄을 서서 사야만 하는 인기 있는 빵집이 되었다. 첫 가게인 고양시 행신동의 가게는 아쉽게 접어야 했으나 이후 절치부심하여 한남동 지근거리에 1호점과 2호점을 내고, 유명한 로스터리인 커피 리브레와 함께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등록문화제 건물인 구 (주)경성방직 사무동에도 입점했다. 점포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과 재료로 매번 다채로운 빵을 만들어내 호평을 받았다. 겉보기에는 계속 똑같은 빵을 만드는 숙련된 장인으로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는 늘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타고난 실험가이기도 하다.

하얀 밀가루를 뒤집어쓴 광부
이제 완연히 최고의 베이커리로 자리잡은 오월의 종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성공했다 말하지만, 정작 그는 그런 말들에 연연하지 않는다. 오로지 매일 새벽 빵을 굽고, 손님들과 웃으며 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 팔리면 문을 닫는 삶을 원한다. 매일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는, 쌀밥 같은 빵을 만들기 원한다.
사실 그는 빵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다. 남들이 사오면 조금 먹어볼 뿐이었다. 제빵학원에 다니던 초기에는 케이크에 관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만들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 손님들에게 팔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케이크 파트에서 일하던 그가 점심시간에 빵 파트에서 일하는 이들과 밥을 먹다보면, 그들에게는 늘 향긋한 냄새가 났다. 그들의 옷에는 흡사 공사판에서 일하다 잠시 쉬러온 사람처럼 하얀 밀가루가 묻어 있었다. ‘화이트 마이너white miner.’ 검은 석탄가루 대신 하얀 밀가루를 뒤집어쓴 광부라는 뜻이다. 빵을 만드는 작업은 조용한 연구실 같은 케이크 작업실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였던 것이다. 정웅은 그 분위기에 매료되었고, 이후 빵을 만드는 작업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기 시작했다.

오븐 앞에서 한없이 행복한 사람,
그가 들려주는 향긋하고 담백한 삶에 관한 이야기

정웅은 대학에서 무기재료공학을 배운 후 시멘트회사에 취직하여 영업직으로 일했다. 처음엔 건설회사 정문 관리실조차 통과하기 힘들었지만, 적응을 마치고 나서는 꽤 우수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성과를 올리기 위해 점점 거짓말이 늘었다. 1000만 원이 넘는 술값이 통장을 늘 바닥으로 만들고 있었다. 회사 앞을 오가던 어느 날, 근처에서 빵을 만들고 파는 제법 큰 가게가 보였다. 자신의 손으로 온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싶어 망설임 없이 사표를 냈다. 사표가 수리되던 날, 양복 차림으로 제빵학원 계단을 올랐다.
서른한 살에 처음 반죽을 잡았다. 학원에서 가장 나이 많은 학생인 그에게 다들 늦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들보다 조금 일찍 학원으로 가서 가장 늦게 나왔다. 제법 큰 규모의 베이커리에 취직해 다시 막내직원으로 일을 배웠다. 곧 아이도 태어났지만, 아내는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오는 그를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그는 그렇게 베이커가 되었다.

어느 날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옆에 앉아 계신 나이 지긋한 어른이 나에게 빵 만드는 사람이냐고 물어보셨다. “어떻게 아셨는지요?” 놀라서 여쭤보니 내 몸에서 온통 빵냄새가 난다며 미소지으신다. 빵 만드는 사람. 내가 나의 일을 찾아가는 길 위에 서 있음을 새삼스레 확인할 수 있었다.
(/ p.32)

열심히 준비해 첫 가게를 열었지만, 그가 만들고자 했던 유럽 스타일의 빵이 처음부터 쉽게 받아들여졌던 것은 아니다. 가게 안에는 몹쓸 빵을 만들어 판다며 고성이 오가기 일쑤였다.

손님 한 분이 경찰관 한 분과 함께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더니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저 사람이 빵 만드는 사람이요!” 전날 호밀빵을 사갔는데 맛이 시큼하고 아무래도 오래된 딱딱한 빵을 팔아먹은 것 같다는 것이다. 한참 동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뒤 겨우 ‘맛없는 빵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고 나서야 그날 사건이 끝을 맺었다.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 쫄깃한 식감의 빵들 속에서, 재료 본연의 풍미를 끌어내어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빵을 만들어보고자 했던 나의 시도는 이토록 험난하게 시작되었다.
(/ pp.65~66)

정웅은 간절했다. 머릿속에 매출표만 아른거렸지만, 오히려 천연효모를 이용해 만드는 빵의 가짓수를 늘리고 본연의 맛에 접근하기 위해 좀더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빵이 다 팔리기 시작했다.

다음날도, 또 그다음날도 빵이 다 팔려나갔다. 나와 직원들은 빵 만들기에 바빠졌다. 생산량을 점점 늘려갔고 어느 날부터는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으며, 매장 안이 크지 않아 열댓 명이 들어서면 가득차기 때문에 결국 가게 문 밖으로 줄이 이어져 기다리는 모양새가 되었다.
(/ pp.93~94)

빵과 함께하는 내일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빵은 더이상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다. 예전에는 아이들의 군것질이나 가끔 먹는 디저트로만 소비되었지만, 근래에는 이미 주식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동네마다 있는 제과점에는 늘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의 점포 수는 해마다 늘어나다가 이제는 포화상태라는 말이 나온다.
빵은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아주 밀접하게 들어와 있다. 빵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막상 베이커의 고단함과 빠르게 변화하는 업계의 실상을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갈수록 산업화되는 생산방식으로 인해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일정 수준의 빵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되자, 천연효모를 이용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작업하는 소규모 베이커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웅은 이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며, 어설프게 따라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럴수록 개성 있고 독특한 빵을 만드는 데 좀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님 없는 새벽, 반죽의 촉감을 오롯이 느끼며 오렌지색 빛을 내는 오븐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는 그는 빵을 만드는 일이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이라고 이야기한다. 스스로 찾은 이 행운을 빵이라는 매개체로 소소히 나누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다. 사람이 손으로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일. 어쩌면 우리가 입에 넣는 빵 한 조각은 베이커가 전하고자 하는 행복한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

세상 한가운데서 나는 밀가루와 물을 섞고 그 반죽에 내 체온을 더한다. 그렇게 고스란히 빵 하나를 만든다. 나는 원하는 빵을 만들고 있고, 바쁘고 고단하지만 몸에서 빵냄새를 풍기며 가게를 나온다. “수고했고, 멋지다”라고 오늘도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따뜻한 마음으로, 혹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어야 할 때 차갑지 않게 잡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에필로그’ 중에서)

*

목차

프롤로그 반죽의 촉감 _ 013

빵으로 가는 여정

내가 하고 싶었던 작은 일 _ 017
빵이 식기를 기다리며 _ 021
시멘트와 밀가루 _ 025
지하철에 은은하게 풍기는 빵냄새 _ 029
종소리를 따라서 _ 033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_ 036
저기에 저렇게 큰 나무가 있었나? _ 042
가게를 준비하면서 _ 047
물물교환의 행복 _ 051
빵 하나의 희망 _ 055
맛있는 빵의 비법 _ 059
맛없는 빵을 만드는 사람 _ 064
나쁘지 않다, 지금 나는 _ 070

처음으로 빵이 다 팔리던 날

내가 빵을 좋아해, 많이 _ 075
솔직한 빵을 만들어야 한다 _ 079
추저울과 자전거 _ 083
새로운 시작 _ 088
처음으로 빵이 다 팔리던 날 _ 093
단풍나무가게에서의 짧은 추억 _ 097
오직 빵을 위한 공간 _ 104
빵 만드는 사람과 커피 만드는 사람 _ 112
‘경성방직’에서 만든 빵? _ 120
직업으로서의 제빵 _ 126
빵은 왜 밀가루로 만들까 _ 130
빵의 시간을 존중할 것 _ 135

빵이 있는 풍경

아이들과 처음 빵을 만들던 날 _ 141
케이크는 사먹자! _ 145
일기를 쓰듯 만드는 빵, 호밀빵 _ 150
가장 만들기 어려운 빵, 바게트 _ 153
달콤한 기다림의 빵, 슈톨렌 _ 156
모두가 좋아하는 빵, 소보루빵 _ 159
막걸리로 만든 빵 _ 162
한 장의 레시피를 위하여 _ 169
반드시 천연효모로 만들어야 할까? _ 172
발효에 관한 생각 _ 179
재료에 관한 생각 _ 185
내가 빵을 만드는 방법 _ 196

빵과 함께하는 내일

일본의 평범한 동네 빵집 _ 207
빵 속에 숨은 사람들 _ 213
친구 같은 손님들 _ 218
Achso! _ 227
함께 빵 만드는 동생들 _ 231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 _ 235
큰 빵집과 작은 빵집 _ 239

에필로그 “오늘” _ 247
베이커가 소개하는 여섯 가지 레시피 _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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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시멘트회사에서 영업직으로 일했다. 빵을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았다.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이 스스로 원하던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대책도 없이 사표를 냈다. 자신의 손으로 온전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회사 근처에 있던 제빵학원에 등록했다. 2004년 차린 베이커리 ‘오월의 종’에서 여전히 빵을 만들며 살고 있다.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는 쌀밥 같은 빵을 만들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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