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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910년대 항일 결사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단체(제6차 교육과정 국정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의 표현)’인 ‘대한광복회’의 결성과 활동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실시된 판사 시험에 합격하지만 스승 허위가 의병 전쟁 중 전사하는 것을 보고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박상진과, 한국 진위대에서 복무하던 중 군대 해산 조치가 내려지자 산남의진에 들어 선봉장으로 활약하게 되는 우재룡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후반부는 독립지사들이 해방 이후에도 친일파들의 탄압을 받는 일그러진 역사를 보여준다.

“모두가 침묵했다. 데라우치의 무단통치 아래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그 시절에 나라를 되찾고자 분연히 일어선 사람들이 바로 광복회다. 의병과 개화인물이 독립군화 되었지만, 시대가 비밀결사로 이끌었다. 광복회가 역사라는 바다의 수면 아래 잠기게 되는 시초였다. 그 결과 100년이 지나도록 모두가 아쉬워할 때 한 권의 소설이 나왔다. 문학으로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무척 기쁜 일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고 믿고 싶다” (박중훈/대한광복회 총사령 박상진 의사 증손)
“구한말 의병의 후신이자 1920년대 무장투쟁의 상징 의열단의 전신이 바로 광복회이다. 그래서 제6차 교육과정 국정 고교 국사 교과서는 ‘1910년대 항일 결사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단체는 광복회였다.’라고 기술했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 소설이 탄생한 것은 뜻깊은 일이다.” (우대현/대한광복회 지휘장 우재룡 의사 아들)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의 저자 정만진 작가가 1910년대 최고의 무장 항일결사체인 대한광복회를 소재로 소설을 저술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가 컸는데, 드디어 탈고가 되었다. 역시 기대한 바대로 감동적인 작품이다. 구한말 의병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내용이 눈물겹고, 해방 이후 친일파의 득세 속에 왜곡된 역사가 가슴 아프다. ‘통일이 되어야 진정한 독립이다.’라고 절규하는 독립 지사의 외침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배한동/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 경북대 명예교수)
“1919년의 독립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여러 학술행사가 개최되고 양서들도 출간되고 있다. 그 중 한 권이 바로 이 소설이다. 구한말 의병부터 해방 이후까지 독립운동가들이 어떻게 활동했는지를 스토리로 형상화한 이 소설은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하며, 민족정기가 바로서기를 바라는 국민들 또한 반드시 필독해야 할 것이다.” (이상식/전 부산 경찰청장, 대구 경찰청장)

아버지와 아들, 산에 숨다
산남의진 선봉장 우재룡
왕산 허위의 제자 박상진
드디어 대한광복회가 결성되다
‘반도의 민심을 뒤흔든 대한광복회’
들불로 되살아난 대한광복회
16년 만에 옥문을 나선 우재룡
아직 독립이 되지 않았다
* 소설에 대한 소개

9쪽 : 어리지만, 아이는 이런 심부름을 벌써 몇 번이나 해보았다. 아버지는 어쩌다 한 번씩 꼭 깊은 밤을 타 집에 왔는데, 그럴 때마다 뒷산에 숨어 있다가 새벽같이 사라지곤 했다. 그리고 다음날이면 어머니는 잊지 않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아무한테도 아버지가 왔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돼. 알겠지?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따른 것이니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란다.”
아이가 뒷문을 나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광경을 지켜보던 어머니 김소전은, 조금 전에 남편이 한 말을 되새긴다. 그녀는 35세로, 남편 우재룡보다 무려 31세나 젊다.
“이사를 가야겠소. 모레 새벽에,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말이오.”
그녀가 조용한 음성으로 반문했다.
“백범 선생이 암살되신 것 때문에……?”
“대략 그렇소. 여기 이러고 있다가는 나도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가 없는 지경이오. 당신도 진작부터 짐작해온 바 아니오?”
“……그래요.”

236쪽 : “지난 4월 9일에는 장택상의 수족 하수인인 노덕술이가 약산 김원봉을 끌고 가서 고문을 했다고 하오. 일제 때에도 일본놈들에게 단 한 번 잡히지 않고 강력한 항일 투쟁을 해온 약산이 해방된 조국에서 친일 반민족 경찰에게 체포되어 가서 온갖 욕설을 듣고 갖은 고문을 당하고 보니 너무도 억울해서 풀려난 뒤 사흘밤낮을 통곡했다는 겁니다.”
“노덕술 같은 놈이 활개를 치는데 더 말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259쪽 : 정환직·정용기 의병대장의 묘소에 참배를 하고 난 우재룡은 이윽고 자신의 일대기를 기록해줄 정노용과 마주앉게 되었다.
“나는 일생을 두고 독립운동에 몸을 바쳤으나 그 흔적은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말았소. 이제는 지날 일을 기록해 두어야 한다는 아내의 권고가 있어 그대와 의논을 하고자 이렇게 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