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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땅에 정착하고 사사시대를 거쳐 왕국을 건설하며 살아간 이스라엘 ‘공동체’에 대한 묵상을 담았다. ‘을’ 공동체의 대안적 비전이 현실의 욕망과 맞닥뜨리면서 어떻게 제한받았으며, 때론 좌절되고 또 종종 배반되는지를 사람과 사건에 주목하여 조명한다. 개인과 공동체의 욕망과 갈등 이 오롯이 드러난 모습을 통해 현재 우리 삶의 경계로 삼고자, 성공적이고 영웅적인 사건들 못지않게 넘어지고 깨지고 아파하고 후회하는 이야기들도 거르지 않았다. 인간으로서의 자유혼을 포기하지 않되 이웃 위에 군림하려는 교만함을 품지 않고 ‘사람’으로서 사는 길은 오직 ‘임마누엘’ 여호와의 영과 동행함이라는 것을 신앙 선배들의 삶의 여정을 통해 배운다.

저자는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지만, 상아탑에만 안주하지 않는다. 그의 눈은 대중들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대중들의 욕망이 오롯이 투영된 다양한 문화 현상을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풀어내는 일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가 그에 못지않게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성경 속에 깃든 가장 심오한 진리를 일상적인 언어로 번역해내는 일이다. 그는 비범한 이야기를 본래의 의미를 훼손함 없이 평범한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백소영 교수의 가장 큰 미덕은 성경 이야기가 탄생한 맥락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그것은 저자가 다양한 성서 해석 방법론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평이한 언어로 기술되고 있는 저자의 성경 해석은 실은 역사 비평, 양식 비평, 전승 비평, 문학 비평, 구조주의적 비평, 수사학적 비평 등을 거친 결과물들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까닭은 해석에 이르는 긴 사유의 과정을 저자가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이야기의 맥락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성경 속에 감춰진 숨은 메시지와 접하게 된다. 이에 더해 저자의 성경 해석은 생명 살림의 지혜와 새로운 세상의 꿈과 늘 접속되어 있다.

여는 글/ 성경 사랑방 문을 열며…
22번째 만남/ ‘세겜’ 이야기, 언약 공동체 이스라엘
23번째 만남/ 이스라엘의 통치 근거, 여호와의 영
24번째 만남/ 싸우시는 여호와와 인간의 몫,
25번째 만남/ 여호와만이 우리 왕, 기드온 이야기
26번째 만남/ 왕이 되고 싶었던 자, 아비멜렉 이야기
27번째 만남/ 공인의 사의가 부른 참극, 입다와 그의 딸 이야기
28번째 만남/ ‘그침’의 신앙, 엘리와 사무엘 이야기
29번째 만남/ 이스라엘의 마지막 사사, 사무엘
30번째 만남/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 사울 이야기
31번째 만남/ 구약의 구원, 현재적 살림
32번째 만남/ 다윗을 만든 사람들(1), 요나단과 아비가일
33번째 만남/ 다윗을 만든 사람들(2), 우리아 이야기
34번째 만남/ 용기와 지혜의 인물, 나단 이야기
35번째 만남/ 다윗의 헤세드
36번째 만남/ 어머니 밧세바와 아들 솔로몬
37번째 만남/ 과녁을 빗나간 화살, 솔로몬의 지혜
38번째 만남/ 르호보암의 선택, 전통을 버리다
39번째 만남/ 여로보암의 선택, 중심을 잃다
40번째 만남/ 마주보는 배필, 아합과 이세벨 이야기
41번째 만남/ 남겨진 자의 몫, 사르밧 과부와 오바댜 이야기
42번째 만남/ 엘리야의 ‘예’와 미가야의 ‘아니오’
43번째 만남/ ‘참’의 바통터치, 엘리야와 엘리사
44번째 만남/ 눈 먼 신앙, 게하시 이야기
45번째 만남/ 복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길, 네 사람의 나병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