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이 책 [마음을 상품화하는 사회]은 오자와 컬렉션 5권 ≪마음의 전문가는 필요없다≫에서 거론했던 문제들을 바탕으로 각 주제를 상세히 정리한 것이다. 오자와 컬렉션 1~5까지가 오자와 마키코의 단독 저서였다면 6권은 오자와 마키코와 나카지마 히로카즈의 공동 저서이다.

일본 사회임상심리학의 회원인 저자들은 ‘마음의 케어’를 비롯한 심리주의적 이론이나 수법이 생활영역에까지 파고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심리주의가 사람들의 내면에 스며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조작되고 관리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그러한 사회에 미래가 있을까 걱정하면서 위기감마저 느낀다. 그러면서 현재 사회에 깊이 스며들고 있는 심리주의에 대해 의문과 비판을 던지고 있다.

개인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통제사회,
‘마음을 상품화하는 사회’를 말한다.

상담이란
개인의 분노나 실의를 달래서
국가가 특별히 우대하는 사람들을 시기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으며, 분수를 알아 권력에 순종하게 한다.
따라서 사회를 원만히 유지하는 역할을 감당한다.

예방적 관점의 심리학은
개인이 보이는 약간의 신호도 놓치지 않고,
교사, 부모, 심리학자, 의사, 복지담당자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철저히 개인을 감시한다.
즉 쉴 틈 없이 개인을 관리, 감독한다.

결국 마음을 돌보고 치료한다는 것은
통제사회 궁극의 관리 기술이 아닐까?

한국어판 머리말_ 마음의 통제를 목표로 하는 상품화 사회 ㆍ 5
들어가며_ 모든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심리주의ㆍ12

제1장 심리주의란 무엇인가 ㆍ15
1. 심리주의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 17
2. 심리주의가 스며든 사회적 배경 / 23
3. 개성의 서열화와 심리학 / 36

제2장 현대생활에 스며든 심리주의 ㆍ 41
1. 만들어낸 '마음'의 대유행 / 43
2. '마음의 캐어'가 증가하는 현상 / 47
3. 여성문제와 심리주의 / 58
4. 사회의 심리주의화가 초래하는 문제들 / 72

제3장 ≪마음의 노트≫와 심리학 ㆍ85
1. ≪마음의 노트≫의 배경 / 87
2. ‘마음의 교육’에서 ≪마음의 노트≫로 / 95
3. 국가를 위한 아이 만들기 / 111

제4장 예방적 심리학적 관점의 확산 ㆍ 125
1. 확산되는 예방적 심리학적 관점 / 127
2. 치료에서 예방으로－예방적 관점의 심리학 / 144
3. 통제사회와 예방적 관점 / 154

제5장 성장촉진의 관점과 자기실현 ㆍ 167
1. 심리학과 자기실현의 확대 / 169
2. 자기실현을 요구하는 사회 / 175
3. 자기실현의 문제성 / 185

제6장 해결이 아닌 문제를 중시하는 관계 ㆍ195
1. 문제해결을 서두르는 사회 / 197
2. 해결보다도 문제를 / 206

나가며_ ‘마음의 케어’와 심리주의 확산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ㆍ214
옮긴이의 글_ 새로운 생각을 심어준 한 권의 책 ㆍ217
인용ㆍ참고문헌 ㆍ220

‘마음의 조작’에 대한 지식이나 기법은 세상에 스며들고 있다. 마음은 모르는 사이에 조작되고 관리가 진행된다. 그렇게 표면의 온화함 뒤에서 사회의 웃음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흡사 로봇 무리와 같다. 관리가 진행된 사회에서는 웃음이 없어질 뿐 아니라 사람들의 말소리도 작아진다. 사람들로 꽉 찬 전철 안의 고요함은 섬뜩할 정도다. 같이 탄 어린아이에게 웃으며 말을 거는 모습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뿐만이 아니라 아이의 소리가 시끄럽다고 하는 사람들로 인해 젊은 부모가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자주 본다. 심지어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소리 때문에 주변 주택가에서 항의를 듣기도 한다. 온화하게 관리된 사회는 아이들이 자라기 힘든 사회이다. 과연 그런 사회에 미래가 있을지 걱정이 된다. (p.6)

이전에 일본에서 아이였던 사람들은 “사람의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다”라는 말을 어른으로부터 자주 들었다. 그리고 “그러니까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해”라는 그 말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하지만 현재 사람의 마음은 입장이 강한 사람에 의해 농락당한다.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온화하게 조작하는가 하는 기법이 일상생활에도 스며들어 마치 마음도 돈으로 살 수 있게 된 것 같다. 마음을 사려는 책들이 서점에 넘쳐난다. 예를 들면 상담 기법이 응용된 ‘부모 노릇 잘하기’는 아이가 온화하고 기분 좋게 부모를 따르게 하기 위한 것이고, 비즈니스 분야의 ‘코칭’ 또한 경청이라는 상담 기법을 핵으로 노동자의 의욕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p.7)

기업사회나 학교사회, 의료나 복지의 영역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의 관리를 담당하는 상담사가 배치된 지 오래다. 이와 같이 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상대를 편안하게 조작하는 기법이 다양한 생활영역에 도입되어 보급되고 있다. 인간관리의 영역에 심리학적 기법이 스며들고 마음이 매매되는 듯한 사회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pp.7-8)

‘마음의 상품화’가 사람들의 삶에 들어오면서 마음의 치료를 나타내는 ‘테라피therapy’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숲을 걸으면 숲 테라피, 개와 놀면 동물 테라피, 꽃을 키우는 곳에서는 원예 테라피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거기다가 ‘마음의 케어’라는 말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실제 마음의 케어가 아니라 생활의 케어가 필요한 재해지역 같은 곳에서까지도 말이다.
물론 시대를 막론하고 매일의 기분전환이나 그것을 위한 궁리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술의 힘을 빌리기도 하고, 친구와 긴 통화로 마음을 나누기도 했다.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눈을 감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하며 숫자를 세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성가시게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없다. 즉시 잠이 오게 하는 수면제 같은 상품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분이 우울해지면 병원에서 간단하게 처방받아 항우울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마음’ 관련 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제약회사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정신의료나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마음 업계’는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며 새로운 판로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