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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창 장편소설『바밀리온』. 이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근간은 세 가지로 보인다. 첫째는 바밀리온[Vermilion주홍색]으로 상징화된‘성적 이미지image’와 둘째는 주인공[강준혁]과 관계하는 여성들과의‘성적 결합의 메시지message’셋째는 인물과 인물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들이 반영하는‘분단의 현실’이다.

김한창의 이 작품은 서사문학의 본령인 스토리의 전개 속에 정신의 질량을 채우려는 시도가 줄기차게 전개되고 있다. 서사문학[소설]이라는 형이하학의 그릇 속에 인간 존재
의 엄숙성이 어떻게 침해되고 무참히 짓밟힐 수 있는가, 형이상학의 세계[道]를 그려내는데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이 작품을 규명할 수 있는 벼리를 찾게 되었는데, 그것은 작품을 통독한 뒤에야 어림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근간은 세 가지로 보인다. 첫째는 바밀리온[Vermilion주홍색]으로 상징화된‘성적 이미지image’와 둘째는 주인공[강준혁]과 관계하는 여성들과의‘성적 결합의 메시지message’셋째는 인물과 인물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들이 반영하는‘분단의 현실’이 그것이다.
분단의 고통은 군사독재 시절의 암울했던 상황과 맞물려 인물의 삶을 전락시키고, 사랑의 행로마저 훼손하는 배경이 되게 한다. 이런 시대상황과 역사적 배경을 특별히 강조
하지 않으면서도 작품의 배면에 자연스럽게 깔려 있게 함으로써, 서사문학의 본질을 유감없이 전개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품에 녹아드는 에피소드들이 그려내는 전개 양상이나, 이런 구체적인 행위를 통해서 의도했던 형이상학적인 작품의 정신[道]은 첫 번째 요소인‘주홍색’이 두 번째‘성적
결합의 메시지’와 세 번째‘분단의 현실’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작품을 끌고 가는 핵심 동력을 세 가지로 보았지만, 내면적으로 또는 통시적으로 보
면‘주홍색’은 뒤의 두 가지 핵심 요소들을 살아 있게 만드는 원천적인 에너지이자 회화의 바탕색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 문학평론가 이동희

작가의 말 ㆍ 4
1. 파경 ㆍ 9
2. 바밀리온(Vermilion) ㆍ 17
3. 도망 길 ㆍ 25
4. 새로운 인연들 ㆍ 61
5. 한탄강 클래식 ㆍ 72
6. 임진강 땅끝 마을 ㆍ 106
7. 기러기 길 ㆍ 140
8. 회귀 ㆍ 154
9. 능욕 ㆍ 187
10. 의식儀式 ㆍ 199
11. 영혼의 교감 ㆍ 213
12. 방황 ㆍ 219
13. 이별 ㆍ 233
14. 악연의 텃밭 ㆍ 242
15. 냉전의 바다 ㆍ 253
16. 고뇌의 진화 ㆍ 262
17. 희망 ㆍ 288
18. 후회 ㆍ 296
19. 회유 ㆍ 305
20. 지성의 밖 ㆍ 312
21. 도주 ㆍ 323
22. 꽃무덤 ㆍ 344
23. 서독 탈출 ㆍ 352
24. 운명 ㆍ 357
25. 포스터 ㆍ 365
26. 피살 ㆍ 372
27. 영혼의 그림자 ㆍ 378

■ 작품해설｜이동희(시인·문학평론가)
주홍색으로 그린 분단의 비극 ㆍ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