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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로스의 건축예술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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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돌프 로스의 건축예술』는 아돌프 로스의 수많은 건축 에세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글들을 가려 뽑아 엮었다. 저자는 장식이 있는 건축과 없는 건축의 논쟁을 넘어 ‘건축이 예술입니까’라는 역설적인 질문으로 건축은 필요를 채우는 기능이고 그 기능만으로 예술적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주장은 건축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예술이라는 개별적 가치에 우선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출판사 서평

디자인, 예술, 건축 분야의 고전을 소개하는 ‘ag 클래식’의 두 번째 책
어느 분야에서나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에게 읽히는 고전이 존재한다. 안그라픽스는 성실한 기획으로 디자인, 예술, 건축 분야의 고전을 ‘ag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한다.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아돌프 로스가 건축에 관해 쓴 글들을 모은 『아돌프 로스의 건축예술』은 ‘ag 클래식’의 두 번째 책이다.

건축인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우리 시대의 교양서!
아돌프 로스의 유명한 명제 “장식은 범죄다”는 과거가 아닌 오늘의 우리를 향한 일침이다.
아돌프 로스의 수많은 건축 에세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글들을 가려 뽑은 이 책은 우리 시대의 고전이자 필독서이다. 19세기 말,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수도였던 빈은 아르누보를 내세운 제체시온(Sezession)의 근거지였다. 아돌프 로스가 보기에 당시 빈의 건축은 근대로 나아가지 못한 채 장식에 기대 시대를 거스르려 하고 있었다. 그는 이러한 빈의 건축계를 향해 “장식은 범죄다.” 라고 일갈하며 “장식이 아닌 고전주의의 합목적성에서 근대건축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실제로 당시 그가 빈의 중심가 미하엘 광장의 모퉁이에 지은 ‘로스하우스’는 이 논쟁에 불을 붙여 당국이 공사를 중단시키기까지 할 정도였다. 그러나 결국 아돌프 로스의 주장은 수많은 근대건축가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르 코르뷔지에가 “아돌프 로스는 우리의 발밑을 쓸었다.”라고 말할 만큼 근대건축에 이바지한 바가 컸다. 그렇다면 아돌프 로스는 왜, 무엇 때문에 ‘장식은 범죄’라고 말했을까. 그 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바로 이 책에 수록된, 짧지만 단순하지 않은, 그의 글에서 우리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 답에 도달하면 할수록 지금 이 시대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릴 것이다. 적어도 예술과 관련한 분야의 종사자라면 더욱.

-편집자의 글
아돌프 로스의 사상과 근대건축의 정신을 가장 쉽고 분명하게 확인할 기회.
“문화의 진화란 일상에서 장식을 배제해가는 과정과 같다.” 아돌프 로스의 이 외침은 현대건축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에펠탑이 산업혁명의 과실로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상징으로 등장하면서 ‘예술의 건축’과 ‘기술(기능)의 건축’은 대충돌을 일으키게 된다. 이는 ‘예술을 표방한 보수주의 건축’과 ‘기술을 표방한 진보적 건축’의 대립이었다. 이 대립은 ‘예술은 곧 장식’이라는 전통적 개념과, ‘기술이 불러온 미(美)가 곧 현대적’이라는 진보적인 개념의 충돌이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아돌프 로스(Adolf Loos)는 당시 보수적인 장식 예술의 중심지였던 빈에서 현대적인 미를 온몸으로 입증하려 했던 인물이었다. 결국, 로스는 역사적으로 승리했고, 15년 뒤 세계 건축계는 ‘장식 없이도 예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증거로 ‘현대건축’이라는 양식을 국제화할 수 있었다.

1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의 우리 건축계에 던지는 화두.
아돌프 로스의 문장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시공을 초월해 지금 이 자리에 우뚝 선다. “이제 우리는 안다. 미래의 건축가는 기꺼이 고전주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그렇다.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모든 종류의 직업 가운데 엄격할 정도로 고전주의의 기초를 닦아야 하는 이는 바로 건축가이다. 그런데 건축가는 모던한 인간도 되어야 한다. 시대의 요청에도 응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시대의 문화 욕구를 정확하게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문화의 첨단에 스스로 우뚝 서야 한다. 건축가는 평면도와 설계도로 문화 형태와 관습에 개성을 부여해야 하며, 뻔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바꾸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라면 반드시 문화를 아래쪽이 아닌 위쪽으로 이끌 것이다.”
건축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분야에서 읽어야 할 필독서.
아돌프 로스가 수행한 장식과의 전쟁은 모방의 혐오에서 비롯된다. 이를테면 시멘트로 석조 건물을 모방한다거나, 종이인 벽지로 실크를 모방한다거나 하는 따위의 행위로는 진정한 예술에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벽지가 종이임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점에 이르러서는 이 외침이 100년의 유통기간을 보냈음에도 그 날짜가 아직 유효한 듯 보인다. 아주 쉽게, 우리가 방에서 고개를 좌우로 돌려보면 인조 합판으로 원목 문양을 흉내 낸 기둥과 천장 마감, 대리석처럼 보이는 합성수지 싱크대, 온갖 시트지가 붙은 MDF 가구들을 빤하게 목격할 수 있다. 아돌프 로스는 이렇게 속삭인다. “이제 예술가의 과제는 새로운 재료를 위한 새로운 형식언어를 발견하는 것이다. 다른 모든 것은 모방일 뿐이다.” 또한, 아돌프 로스가 후배 건축가를 향해 던지는 진심어린 충고는 창작과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이에게 고스란히 적용된다. “도면보다는 현장을 중시하고, 고전을 익히며, 사람의 기억과 마음에서 보편성을 읽어내는 동시에 무엇보다 미래를 생각하라”는 그의 조언은 어떤 예술 분야에 적용해도 너무나 옳다.

목차

젊은 건축가들
가짜 도시 포템킨
빈의 건축
오래된 새것과 건축예술
건축 재료
장식과 범죄
건축이란
나의 첫 집
미하엘 광장의 로스하우스
오토 바그너
산에 지을 때
성의 몰수
요제프 호프만

본문중에서

건축가의 위신이 곤두박질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는 국가 제도이며, 두 번째는 건축가 자신이다. 국가는 빈공과대학이 주관하는 자격시험을 도입했고 수험생은 이 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건축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장난은 도가 지나쳐 정부 지도자들은 ‘건축가’의 자격을 법으로 규제했다. 건축 관련 학과의 졸업생을 보호하려는 이유였다.
그런데도 빈 도시 전체가 이 사실을 비웃지 않았는데, 이미 많은 시민이 시험 제도에 길들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건축을 익힐 수 있다고 믿었고 자격증만 획득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현상은 음악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음악학교에서 치르는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작곡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제도와 관계없이 음악은 절대적인 예술 그 자체일 뿐이다. (…) 그런데 시험 제도보다 더더욱 건축가에게 피해를 주는 존재가 있다. 그것은 건축가 자신이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을 깎아내린다. 세상도 수긍하는 사실이다. 이 나라의 젊은 건축가들은 어렵게 자격증을 땄음에도 기껏 건축 설계도를 그리는 존재일 뿐이다. 여기에선 그들이 가졌다는 예술가의 능력조차도 별반 소용이 없다. 그들은 그저 카운터 점원이 받는 정도의 월급을 위해 건축 청부업자, 건축기사, 건축가의 밑으로 기어들어간다. 고용주는 자신의 아틀리에를 상업적으로 유지해야 하니, 기꺼이 젊은 건축가를 노동자로 고용한다.
노동자가 된 ‘건축가’는 고용주 앞에서 자신이 가진 예술가의 신념을 기꺼이 포기한다. 애초에 예술가의 신념은 있지도 않았다. 고딕 양식으로 오늘 하루를 마치고 나면 내일부터 출근하는 다른 사무실에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에 매달려 구원받길 기다린다. 그러고는 “다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며 반문한다. 젊은 건축가들은 동료끼리 잘들 지내며 사람들이 자신들을 상업적으로 대하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게다가 이들은 퇴근 후 자기들끼리 둘러앉아 술김에 고용주의 촌스러운 안목을 흉보면서 서로 안위한다. 다음 날 정각 여덟 시, 이들은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업무에 임한다.
‘젊은 건축가들’ 중에서(9쪽-11쪽)

대대로 인간은 자신들이 사는 시대의 건축과 하나였다. 누구나 새로 구입한 집을 마음에 들어 한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 집은 오로지 두 사람만 마음에 들어 한다. 바로 건축주와 건축가이다.
집은 모두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예술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예술은 예술가의 사적인 영역에 속한다. 집은 그렇지 않다. 예술은 수요가 없어도 세상에 나온다. 집은 필요하니까 만든다. 예술은 책임이 없지만 집은 책임이 있다. 예술은 인간이 느끼는 편안함을 벗겨내지만 집은 안락함을 제공해야 한다. 예술은 혁명적이지만, 집은 보수적이다. 예술은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미래로 인도한다. 집은 현재를 생각한다. 인간은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인간은 안정의 기반을 흔들어대며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것을 증오한다. 그래서 그들은 집을 사랑하고 예술을 증오한다.
그렇다고 해서 집이 예술과 관련이 없으며 건축이 예술 아래로 기어들어가야 하는가? 아무렴 그렇다!
건축에도 예술이라 부를 것이 있긴 하다. 바로 묘비와 기념비다. 그밖에 목적을 지닌 모든 것은 예술의 영토에 속할 수 없다.
‘예술은 목적을 지닌다’는 말은 대단한 오해이다. 이 오해가 극복되고 ‘응용예술’이라는 기만적인 상투어가 국민 어휘에서 사라진다면 우리는 비로소 우리 시대의 건축을 가지게 될 것이다. 예술가는 오직 자기에게 헌신하고, 건축가는 보편에 헌신한다. 이것이 맞다. 그런데 우리는 예술과 수공업을 짬뽕해 우리 자신과 상대편 모두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혔다. 이로써 인류는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까먹었다. 인류는 쓸데없이 화를 내며 예술가를 몰아붙여 ‘창작’을 거세해왔다.
‘건축이란’ 중에서(87쪽-89쪽)

수공업자는 책 볼 시간이 없다. 건축가는 모든 것을 책에서 배운다. 엄청난 양의 서적이 건축가가 배워야 할 것들을 남김없이 알려주었다. 사람들은 교묘하고 노련한 출판업자들이 찍어내는 무수한 출판물이 우리의 도시 문화에 얼마나 독극물 같은 영향을 끼쳤으며, 우리의 자기 성찰에 얼마나 방해가 되었는지 헤아리지 못했다. 건축가가 형태에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아 그것을 머릿속에서 모사해내든, ‘예술적 창조’로 독창적인 도안을 내놓든 결국 모두 같은 것으로 귀착됐다. 그 효과는 항상 똑같았다. 항상 흉측했다. 그리고 이러한 흉측한 짓은 무한 성장했다. 건축가는 자신의 작품이 책에 실려서 영원해지길 바랐다. 신문과 잡지도 앞다투어 건축가의 허영심을 북돋아주었다. 이런 상황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건축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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