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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 폴리 호배스 장편소설

원제 : (The)canning 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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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블루베리 천지인 그곳에서 아이도 어른도 자란다!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에 벌어진 ‘그들’ 각자의 성장 이야기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2003년 전미도서상 수상작으로, 졸지에 가족이 된 괴짜 쌍둥이 할머니와 만만치 않은 두 소녀의 동거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로알드 달이나 팀 버튼의 작품을 닮은 이상한 세계 속에서 괴팍한 유머와 날카로운 통찰, 성숙한 성장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지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무심한 엄마 헨리엣과 단둘이 플로리다의 작고 우중충한 아파트 지하에 사는 소녀 래칫. 여름 방학이 되자 엄마는 래칫을 메인에 사는 낯선 친척에게 보내 버린다. 91살 쌍둥이 할머니 펜펜과 틸리가 마중을 나오고, 세 사람은 울창한 숲을 지나 바닷가 절벽 위에 있는 낡은 고성에 도착한다. TV와 인터넷은 없고 곰과 블루베리 천지인 그곳에 달갑지 않은 손님들이 원치 않는 선물을 가져오고, 모두의 삶이 각자 조금씩 성장하는데….

출판사 서평

“사람들은 밭이 썩는 꼴을 못 봐 주지만
썩는 것도 있어야 모두 제대로 자랄 수 있단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없고 곰과 블루베리 천지인 곳!
괴짜 할머니들과 함께한 그ㆍ들ㆍ각ㆍ자ㆍ의ㆍ성ㆍ장ㆍ담


쌀쌀맞은 엄마 헨리엣과 단둘이 플로리다의 작고 우중충한 아파트 지하 2층에 사는 소녀 래칫. 여름 방학이 되자 엄마는 래칫을 메인에 사는 낯선 친척에게 보내 버린다. 91살 쌍둥이 할머니 펜펜과 틸리가 마중을 나오고, 세 사람은 울창한 숲을 지나 바닷가 절벽 위에 우뚝 선 낡은 고성에 도착하는데……. 달갑지 않은 손님들이 원치 않는 선물을 가져오고, 모두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시간이 다가온다.

2003년 전미도서상 수상작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은 졸지에 가족이 된 괴짜 쌍둥이 할머니와 만만치 않은 두 소녀의 동거 성공담 혹은 그들 각자의 성장담이다. 로알드 달과 팀 버튼을 닮은 세계 속에서 더욱 괴팍한 유머, 더욱 날카로운 통찰, 더욱 성숙한 성장 이야기가 펼쳐진다.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이 다가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2003년 전미도서상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 부문 최우수 도서
퍼블리셔스 위클리 올해 최고의 책


“기상천외한 익살과 유머는 신랄한 입담에 녹아들어 호배스 특유의 까불까불한 스타일을 완성한다.”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동화 같은 설정에 속지 마시길. 예리한 일침과 철학적인 통찰, 음침한 유머가 넘치는 이 소설은 기술 문명과 사랑, 죽음의 문제까지 파고든다. 자살, 참수, 비참한 어머니들, 가끔씩 등장하는 신성 모독은 양념이다.”
-아마존 리뷰

“호배스는 천재적인 재능으로 여러 세대가 공존하는 흥미로운 대가족을 만들어 냈다.”
-커쿠스 리뷰

“톡톡 튄다. 예측 불허라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이상하고 설레는 풍경, 로알드 달 혹은 팀 버튼적인 세계

폴리 호배스의 소설『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은 국내 성장소설ㆍ청소년소설 독자들에게 낯익은 풍경이 아니다. 여기에는 학교와 입시, 스마트폰으로 쉴 새 없이 메시지를 전하는 ‘현실’이 등장하지 않는다. 피 끓게 하는 사회 문제와 감동의 공식을 따르는 사건도 없다. 대신, 곰이 우글거리는 숲과 블루베리 천지인 늪지가 있다. 바닷가 절벽 위엔 크고 작은 탑들이 비죽비죽 솟아 있는 거대한 저택이 있고, 마녀 같은 아흔한 살 쌍둥이 할머니 펜펜과 틸리가 산다. 하지만 실제로 마녀와 마법사와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판타지는 아니다. 여기에는 ‘플로리다’와 ‘메인’이라는 구체적인 지명이 있다. 열두 살 래칫은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친척이지만, 어쨌거나 메인에 사는 이모들과 함께 여름 방학을 보내고, 어쩌다 이들과 함께 살게 된 열세 살 하퍼는 인터넷 중독이다. 분명히 시간적 배경은 동시대이지만, 고딕 동화 같은 공간 설정은 묘한 해방감과 함께 마술 같은 매혹적 순간을 선사한다.
그러나 실제와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동화적 세계라고 해서 마냥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이 동화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잔혹하고 음산하다. 할머니들의 어머니는 스스로 목을 잘랐고, 엄마들은 자꾸 아이를 버린다. 몇 년에 걸쳐 준비한 결혼식은 실패하고, 사랑하는 사람도 언젠가 죽는다. 아이들이 성장하려면 어른이 필요한데, 사실은 어른들도 성장하지 못했다. 이 소설은, 잔인하게 들릴 위험을 감수하고 그 자체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세상의 진실을 들추어낸다. 그리고 괴팍한 유머 감각과 뼈저린 독설을 뿌리며 이 모든 것을 견디고 마침내 돌파한다.
어쩌면 이것은 누군가에게 낯설지 않은 풍경일지도 모른다. 로알드 달의 동화에 흠뻑 빠졌던 적이 있다면, 혹은 팀 버튼의 영화에 한 번이라도 설?던 적이 있다면 이 친숙함의 정체를 쉽사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세계는 판타지나 동화의 설정을 슬쩍 빌려 오지만, 무시무시할 정도로 현실적이다. 아이들은 아직 덜 자랐는데, 눈앞의 풍경은 호의적이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주인공은 끔찍한 세상에서 비켜나거나 밀려나 있고, 어른이나 애나 하나같이 이상하지만 매력적이다. 게다가 세상 바깥에는 신나는 모험이 있다. 전체적으로 괴상하게 꼬이고 비틀렸지만 명랑함을 잃지 않는 감성이 흐르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어른들의 사회를 향한 냉소가 공존한다. 이렇게 본다면『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은 로알드 달의 청소년 버전, 혹은 팀 버튼의 소녀 버전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폴리 호배스는 로알드 달도 아니고 팀 버튼도 아니다. 로알드 달과 달리, 주인공 래칫의 어머니는 여전히 살아 있고, 래칫은 친척들에게 학대를 받지도 않으며, 또다시 다른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것도 아니다. 팀 버튼과 다르게, 괴짜들은 세상에서 받은 상처를 홀로 떠맡는 것도 아니고, 고립된 세계로 되돌아가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죽거나 계속 아이로 머무르는 것도 아니다. 폴리 호배스는 숭고에 가까운 감정과 익살을 오가며, 의례적인 제스처가 아니라 진심으로, 인간을 존중하고 자연에 감사하며 세상 모든 존재들을 향해 깊은 연민을 보낼 줄 안다. 멀쩡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의 ‘현대적’ 상식과 어긋나 있을 뿐 모두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나쁘고 구제 불능이라고 단정 짓기 쉬운 인간에게조차 이해의 끈을 결코 놓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얽히고 섞이는 관계를 끝까지 밀고 나감으로써, 썩고 문드러진 상처를 ‘발효’시키고 끝내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방식의 ‘성장’을 이끌어 낸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가 자라는 성장담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모습의 가족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아빠 엄마도 없고 핏줄로 연결되지도 않았지만, 두 할머니와 두 소녀가 이루는 가족은 어른(부모)과 아이(자녀) 역할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를 멘토 삼아서 보고 배우며 각자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다.
먼저, 주인공 래칫은 의기소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다. 부모가 병실에 놓여 있던 연장을 보고 성의 없게 지은 이름(‘래칫’은 한쪽 방향으로만 회전을 하는 톱니바퀴를 의미한다)에다가, 축복받아야 할 출생의 순간 의사들을 모두 비명 지르게 한 남다른 어깨뼈만으로 부족하다. 아버지는 얼굴을 본 적도 없고, 서빙과 아파트 청소로 생계를 꾸리던 엄마는 구박만 하다가 딸내미를 먼 친척에게 보내 버린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 눈치를 보는 데 익숙해져 자기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는 법도 배우지 못했다.
래칫의 낯선 친척, 90년이 넘게 외부로부터 고립된 고성에서 폐쇄된 삶을 사는 쌍둥이 자매 펜펜과 틸리. 동네 사람들이 ‘메누토가의 괴짜 자매’라고 부르는 이들은 TV와 인터넷도 없고 전화는 받는 것만 되는 환경에서 채소를 키우고 소젖을 짜고 벌을 치고 블루베리 잼을 만들며 산다. 황당한 유머와 낯 뜨거운 표현을 버무려 혼이 빠지도록 걸쭉한 입담을 들려주지만, 이 푼수 할머니들에게도 ‘과거’와 ‘비밀’은 있다. 아내와 딸들에 통제가 지나쳐 딸들의 무덤조차 가족 묘지에 미리 만들어 둔 아버지와, 권태를 못 견디고 제 목을 자른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이후 이들의 삶을 지배했다. 자신이 어머니한테 부담이 되었다고 생각한 틸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겠다며 마음의 문을 꼭 닫고 여기 숲 속에 가만히 있었다. 펜펜 역시, 피에 젖은 어머니 머리통에 발이 채여 넘어진 기억,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이들의 집을 고아원으로 착각한 손님이 찾아오며 어색한 조합의 가족이 만들어진다. 언니가 버린 아이를 열다섯 살부터 떠맡아 키우던 매디슨은 자기 아기가 생기자 조카를 버린다. 엄마에 이어 이모에게 버림받은 이 불행한 아이의 이름은 하퍼. 뇌가 없는 것처럼 즉흥적으로 말을 뱉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말썽꾸러기. 하지만 몸에 밴 위악과 산만함은 모진 환경을 견뎌 낼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다. 이렇게 해서 펜펜, 틸리, 래칫, 하퍼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펜펜과 틸리는 자신들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벌을 치고 소젖을 짜고 채소를 가꾸듯 래칫과 하퍼를 정성껏 보살핀다.
이 소설의 가장 빛나는 지점은, 성장은 아이들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는 데 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오랫동안 정지해 있던 펜펜과 틸리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그간의 삶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대가 끊길 법했던 이곳의 오랜 전통인 블루베리 잼 만드는 법뿐만 아니라, 자신들은 결코 받지 못했던 사랑을 아이들에게 ‘선물’로 전할 수 있었다.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 받아야 생기는 것도 아니고 활력은 나이에 비례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내면에서부터 불끈불끈 흘러넘쳤다. 특히 펜펜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그 고유의 리듬을 따라 살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말이 아니라 삶 그 자체로 보여 주었다. 그렇게 펜펜과 틸리는 어른이 되었다.
아이들 또한, 이러한 어른들이 있었기에 그들을 버린 세상의 어른들과는 다르게 자라날 수 있었다. 가족은 예기치 않게 방문한 손님도 기꺼이 맞이한다. 돈을 많이 벌어서 비싼 집에 화려한 물건을 들여놓고 싶어 하는 대다수 사람들과 달리 숲에서 살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싶다는 의사 리처드슨도 만나고, 우아하지도 않고 매혹적이지도 않은 에어로빅에 심취한 나머지 월드 챔피언까지 되어 버린 허치도 받아들인다. 소박하고 단단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고 있는 어른 손님(물론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어른 손님들도 있다)들과 어울리고 자연과 함께하면서 아이들은 성장한다. 래칫은 버림을 받은 것이야말로 새로운 삶을 여는 출구였다며 자신에게 못되게 군 엄마를 이해하고, 인터넷에 중독되어 있던 하퍼는 밭을 가꾸며 자연과 생명의 가치를 깨닫는다.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은 블루베리가 익는 시간과 잼 만드는 일에 비유해 삶의 한 국면을 포착해 낸다. 블루베리가 갑자기 자라서 한 알도 빠짐없이 익는 순간이 오는 것처럼, 이들의 삶도 한꺼번에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시간을 맞는다. 블루베리 잼을 만들듯, 각자의 사연과 바람과 진실과 지혜를 모조리 끄집어낸 이야기가 골고루 섞여 끓어오를 때, 자기 안의 ‘염증’과 ‘상처’와 해묵은 ‘곰팡이’들조차 더 이상 부끄러운 것이 아니게 되었을 때, 삶은 썩지 않고 ‘숙성’, 아니 성숙해진다.

우리 삶을 향한 속사포 독설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은 ‘가족’과 ‘성장’에 대해 따뜻하고 깊은 통찰만 들려주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은 무비판적으로 표준화된 현대적 삶을 향해 날카로운 비수를 꽂는다. 속사포로 날리는 독설에 무너지지 않으려면 단단히 긴장해야 한다.
여기에는 젊음을 숭배하고 노화와 노인을 혐오하는 삶, 죽음 이야기를 금기시하는 삶, 세대 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경험이 더 이상 전수되지 않는 삶에 대한 슬픔이 있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 더 이상 친밀감을 주지 못하는 삶,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남들을 모방하기에 급급한 삶에 대한 예리한 일침이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꽉 찬 정보 과잉의 세상, 생산과 돌봄 없이 ‘신용’으로 소비만 하는 세상, 인공적인 화려함을 좇는 세상, 자연에 대한 경이를 잃어버린 세상에 대한 염증도 존재한다. 이곳저곳 폐부를 찌르는 재치 있는 경구들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한편, 밑줄을 긋고 싶은 충동까지 자극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메누토 부인, 머리를 잃다
머틀 트라우트
무덤
짧지만 묘하게 좋았던 틸리의 결혼식
블루베리 사업
하퍼
리처드슨 선생의 기다란 팔
모자
하퍼 투
그것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내가 여름을 나던 때부터 이미 할머니들이었어. 지금은 분명히 저승길 갈 날이 오늘내일할 거야. 펜펜은 좀 뚱뚱하고 늘 행복해 행복해 하는 타입이고, 틸리는 꼭 괄약근처럼 생겼어.”
“뭐처럼 생겼다고요?”
래칫은 대답을 듣지 못했다. 차장이 재촉하는 바람에 허둥지둥 기차 승강대에 올라섰다. 모녀는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오래전, 엄마는 래칫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기 집안은 첫인사를 하는 것도 젬병이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것도 젬병이고, 그 중간도 마찬가지로 잘하는 게 없다고.
-19쪽

“왜요? 그런 걸 뭐에다 써먹게요? 지금까지 피블스 씨가 얘기한 대로라면, 세상 사람 전부가 다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그런 일이 일어나는 눈 깜짝할 순간까지 다 아는 모양인데요. 그런 정보를 갖고 뭘 하는데요? 그 사람들 밥이라도 먹여 주나? 평화로운 시간을 어지럽힐 뿐이지. 지금까지 설명해 주신 걸 들어 보니까 이제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누리는 사람은 하나도 안 남은 것 같구먼. 텔레비전? 흥! 라디오? 흥! 신문, 잡지? 흥흥! 이 세상이 앞뒤 가리지 않고 설치는 통에 사람들은 쥐꼬리만 한 정보에도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걸로 들리거든요. 정보 없이는 하루도 못 살아. 그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흥, 나도 한번 널뛰게 해 봐요. 전염병이 따로 없지.
-139쪽

“매디가 목욕탕에서 검은과부거미를 발견한 적이 있어요. 거미가 죽을 때까지 프라이팬으로 내려치다가 타일을 네 개나 깨뜨렸죠. 집주인이 손해 배상을 받겠다니까, 매디는 집 안에 독충이 있었다고 고소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거미가 죽은 뒤에서 계속해서 프라이팬으로 찧고 또 찧던 모습을 저는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매디는 거미가 거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장한 것 같았거든요. 나중에 매디한테 벌레 혼백까지 다 빠져나간 뒤에도 한참 동안 후려쳐 댔다고 하니까, 매디가 그러더라고요. 벌레 때문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벌레가 거기 있다는 것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뭘 해도 결국 다 똑같아지는 것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뭘 해도 결국 다 똑같아지는 것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흉측한 타일부터 시작해 우리가 살고 있는 거지 같은 돼지우리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그랬대요. 남자가 필요한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개미 새끼 한 마리 없는 게 미치게 화가 났대요. 매디가 그렇게 정신이 나간 모습은 다시는 보지 못했어요. 매디가 분통을 터뜨린 상대가 제가 아니라 거미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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