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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화 위원회 : 유령과 볼셰비키 그리고 죽음을 극복하려는 이상한 시도

원제 : The Immortalization Commission: The Strange Quest to Cheat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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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불멸화위원회
    - 유령과 볼셰비키, 그리고 죽음을 극복하려는 이상한 시도
    The Immortalization Commission: The Strange Quest to Cheat Death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과학은 죽음을 공격하는 데 쓰이는 도구가 되었다. 인간을 필멸의 운명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목적에서 지식의 힘이 소환되었다. 과학은 과학에 반反하여 쓰였고 마법으로 가는 통로가 되었다.”_본문 중에서

    |과학, 그 이면의 거대 기획을 파헤치려는 시도|

    ‘반反휴머니즘의 기수’, ‘우상 파괴자’, ‘철학계의 선동가’, 존 그레이가 다시 돌아왔다. 전작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에서 서구 계몽주의라는 거대한 유산을 거침없이 비판하며 단숨에 대중 지식인의 반열에 오른 뒤로, 존 그레이는 이 시대 가장 도발적이며 논쟁적인 저자라는 평을 받아 왔다. 1998년 신자유주의의 위기를 예언한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환상]에서부터 2007년에 쓴[추악한 동맹]까지, 존 그레이는 우리의 정치 현실을 가로지르는 이데올로기의 성격을 밝히고 그 파괴적 결과를 예측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세상을 전체화하려는 정치 기획과 그 안에 내재한 유토피아적 이상이 주된 비판 대상이었다면 진보에 대한 희망이나 종교적인 구원의 약속 따위를 배제한 ‘현실주의’는 그의 공격 무기였다.
    [추악한 동맹]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존 그레이는 "다음에는 과학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리고 2008년,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글을 쓰는 데 할애하겠다며 런던 정경대 교수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이 이 책, [불멸화위원회]다. "지적인 문제든 윤리적 문제든, 모든 문제를 과학의 힘을 빌려 풀 수 있다는 생각"에 물음표를 던져보고 싶었다는 존 그레이는 역시 이 책에서도 "과학은 마법으로 가는 통로일 뿐이었다"고 말하며 적잖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다윈의 발견 이후, 세상은 충격에 빠졌다|

    "인간도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자연 선택의 우연한 결과일 뿐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이 함축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러나 다윈의 발견은 당대 사람들에게는 피하고픈 끔찍한 현실이었다. 인간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지구상에서 언젠가 영원히 사라져 버릴 그런 존재라면 삶의 의미나 가치, 그리고 이상 따위는 다 쓸모없어질 게 뻔했다. 그 혼돈과 허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사람들은 더욱 삶에 집착했고 이는 죽음을 거부하려는 시도로 이어졌다. [불멸화위원회]에서는 두 가지 시도가 다뤄진다. 빅토리아시대 저명인사들이 비밀리에 행하던 ‘교령회’와 소비에트의 볼셰비키 지식인 분파가 주도한 불멸화 기획이 그것이다. 영국 심령주의자들이 과학으로 영혼의 사후 지속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었다면 러시아 지식인들은 아예 죽음을 정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존 그레이는 여기서 종교와 과학, 그리고 주술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지점을 발견함으로써 인간의 부조리와 어리석음을 꼬집는다.

    |죽은 자의 귀환과 냉동된 시체, 그리고 주술적 과학의 헛된 약속|

    [불멸화위원회]는 찰스 다윈이 교령회에 참석했던 일화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날 교령회에서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다윈은 지인에게 "교령회는 속임수였다"는 편지를 쓴다. 찰스 다윈은 탐탁지 않았을지 몰라도, 어쨌든 교령회는 다윈의 발견이 낳은 부산물이었다는 게 존 그레이의 주장이다. 다윈과 더불어 자연 선택 이론의 공동 발견자인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심령주의를 ‘전적으로 사실에만 기초를 둔 과학’이라며 옹호했던 건, 다윈 이후 세계가 재주술화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영국의 지식인들은 유령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받아쓰는 ‘자동 기술’과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자동 기술된 문서를 대조해 사후 세계의 존재를 증명하는 ‘교차 통신’에 몰두했다. 교차 통신은 엄격한 과학적 방법론을 따라 이루어졌다. 과학이 세계를 탈주술화했다면 과학만이 세계를 재주술화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케임브리지의 철학자 헨리 시지윅, 영국 수상을 지낸 아서 밸푸어, 프로이트 이론을 영국에 처음 소개한 프레더릭 마이어스, 여권주의자인 위너프리드 쿰브-테넌트 등, 내로라하는 저명인사들이 모였다. 참석자 대부분은 그저 영혼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서 만족하지 않았다. 그들은 죽은 자들이 내세에서 현세로 ‘메시아’를 보내 인류를 혼돈에서 구원해 줄 거라 믿었다. 20세기 ‘영적 혁명’을 이끌었던 크리슈나무르티도 그렇게 선정된 ‘메시아’ 가운데 한 명이었다.
    러시아에서도 과학이 드러낸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학에 기대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스스로를 다윈의 후예라 여겼지만, 사실은 다윈 이론의 변종인 라마르크의 진화론에 경도돼 있던 볼셰비키 지식인 분파, 건신주의자들이었다. 작가인 막심 고리키나 비밀경찰의 간부들이 대표적이었지만, 어느 정도는 트로츠키나 스탈린도 여기에 속해 사실상 볼셰비키의 혁명 사상을 뒷받침했다. 그들에게 진화는 목적 없는 과정이 아니라 진보를 향해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진보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어김없이 숙청되었다. 농장 집단화와 강제 수용소, 즉결 처형이 횡행했고, 최소 2천만 명에서 6천만 명이 희생되었다. 진보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을 완전히 새로운 종, 즉, 사회주의 혁명에 적합한 인간형으로 탈바꿈하는 데 있었다. ‘창조된 인민’이라는 말이 쓰였고 ‘순수한 사고’로 존재하는 불멸의 초인이 궁극적 목표가 됐다. 레닌은 세 개의 육면체로 이뤄진 묘 안에 안치되어 불멸과 부활의 상징이 되었다.

    |죽음이 있어 삶은 더 생생하다!|

    "달콤한 필멸"이라는 제목이 붙은 마지막 장에서 존 그레이는 불멸주의가 오히려 인간 소멸 프로젝트가 되는 역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세에서 영원한 안식을 추구하려 했던 영국의 심령주의자들은 현세에서 유령과 같은 삶을 살았고, 현세에서 불멸을 꿈꿨던 러시아 사람들은 죽음 같은 내세의 삶을 살았다. 죽음을 피하려는 시도가 여전히 생명 연장의 노력 속에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류는 늘 죽음의 눈치를 보며 생기 없는 삶을 살아간다.
    다른 저작과 마찬가지로 [불멸화위원회]에서도 존 그레이는 모든 희망과 바람이 제거돼 앙상하게 뼈다귀만 남은 현실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고 지식이 성장해도, 인간을 인간이라는 조건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과학은 대량 살상 무기나 열악한 자연 환경처럼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만을 자꾸 만들어 낸다. 그 결과 우리는 매번 과학이 드러내는 혼돈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 우리를 좌절하게 하는 이 모든 전망 앞에서 중요한 건, 그레이가 제시하는 현실을 온전히 껴안을 수는 없다 할지라도 그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에 있다.

    추천사

    "존 그레이는 의심할 바 없이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하고 통찰력 있는 논객 가운데 하나다. [불멸화위원회]는 흥미로운 일화와 아이러니한 일면들로 가득하지만 강력한 철학적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 진보를 바라는 우리의 전망이 유사 종교적이고 주술적인 사고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려는 저자의 오래된 기획, 그 시도가 매 장마다 매력적으로 펼쳐진다."
    - 스티븐 케이브Stephen Cave /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

    "불멸의 욕망을 다룬 이 놀라운 명상록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 리처드 홀러웨이Richard Holloway / [옵저버The Observer]

    "인간의 어리석음을 존 그레이만큼 포착해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 짧지만 심오한 책에서 존 그레이는 우리에게 제발 정신을 차리고 불멸을 향한 꿈을 그만 꾸라고 간청한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지구를 위해서 말이다."
    - 존 밴빌John Banville / [가디언The Guardian]

    "존 그레이의 철학은 위험할 정도로 흥미롭고 재미있다. 이 책에서는 불멸을 추구하려는 시도에서 마치 돈키호테 같은 우스꽝스러운 대담함과 부조리함을 발견한다. 지적인 역사에서 매혹적인 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클랜시 마틴Clancy Martin /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다윈 이후 세계에 대한 오싹한 성찰"
    - 질 레포레Jill Lepore / [뉴요커The New Yorker]

    목차

    여는 글: 죽음을 벗어나려 했던 사람들

    1장 교차통신, 유령과 나누는 대화

    다윈, 교령회에 참석하다 / [심령연구학회] 설립자 F.W.H. 마이어스, 죽은 뒤에 메시지를 보내기로 윌리엄 제임스와 약속하다 / 자동 기술과 교차 통신 / 자연선택 이론의 공동 발견자인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심령주의자가 되다 / 시지윅의 사후 세계 추구와 윤리학의 블랙홀 / 영혼의 불멸에 대한 다윈의 견해 / 조지 엘리엇, 트리니티 칼리지 정원에서 ‘의무’에 대해 논하다 / 내세의 / 가지 버전들 / 사후 세계에서의 진화에 대한 마이어스의 견해 / 사후 세계에서 ‘시지윅’이 보낸 메시지, "나는 아직도 추구한다" / 무의식에 대한 / 가지 견해 / 식역하 자아와 체현의 위력 / 헨리 시지윅과 마담 블라바츠키 / 시지윅, 마이어스, 그리고 동성애 / 마이어스와 비밀스런 사랑 / 과학, 신앙, 의심에 대한 아서 밸푸어의 견해 / 오래 / 숨진 연인이 밸푸어에게 메시지를 보내다 / 종려 주일 / 교차 통신: ‘이야기’와 ‘계획’ / 사후 세계의 우생학과 예언자 아기 / 화성에서 / 편지 / 마이어스의 기묘한 뮤즈 ‘클레리아’의 출현과 사라짐 / 식역하 로맨스, 끝이 나다 / 영원한 환생에 대한 우스펜스키의 견해 / 런던을 뒤덮은 화염

    2장 건신주의자, 과학으로 죽음을 정복하려 / 사람들
    H.G. 웰스, 러시아에서 사랑에 빠지다 / 모라, 막심 고리키의 여인이자 웰스의 ‘그림자 연인’ / 로버트 브루스 록하트와 모라, 그리고 ‘록하트 작전’ / 웰스, 모라의 비밀스런 삶을 알게 되다 / 모라의 웃음 / 꿀 냄새 / 웰스, 다윈, 모로 박사: "소멸하는 존재인 야수들" / "‘다가올 일들의 패턴’ 같은 / 없다" / 막심 고리키, 건신주의자 / 아나톨리 루나차르스키, 신비주의자이자 소비에트 인민 계몽 위원회 위원장 / 신경과학자이자 초심리학자 블라디미르 베흐테레브, 스탈린을 방문한 대가를 치르다 / 라마르크와 리센코 / 백해 운하의 휴머니즘 / 고리키, 쥐와 비슷한 존재는 박멸돼야 한다고 이야기하다 / 불멸과 로켓 과학: 콘스탄틴 치올콥스키 / 스탈린, 거대한 벼룩 / 고리키의 여행 가방 / 고리키의 마지막 / ? 레오니드 크라신: 소비에트 인민위원, / 세탁꾼, 그리고 저온학의 개척자 / 니콜라이 페도로프: 러시아 정교 신비주의자이자 기술적 불멸주의자 / 불멸화 위원회 / 카지미르 말레비치: 입체 미래주의 건축가, 레닌 묘의 형태에 영감을 / 사람 / ‘태양에 대한 승리’ / 두 명의 체카 초인 / 스탈린의 커피 기계 / 살인 기계 / 향수, 재, / 구운 / ? 월터 듀런티: 알레이스터 크롤리의 사도이자 스탈린 옹호자 / 메소드 연기법과 모스크바 공개 숙청 재판 / 모라의 모닥불

    3장 달콤한 필멸
    자동 기술에서 저온 보존까지 /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해 몸을 얼리거나 굶기기 / 지구온난화와 필멸하는 지구 / 레이 커즈와일과 특이점 / 인공 지능과 가상 진화 / 불멸주의, 인간 소멸의 프로그램 / 풀 / 없는 문제들을 만들어 내는 과학 / 자연법칙이냐, 태고부터의 혼돈이냐 / 비 / 카사블랑카에서 나는 죽음의 달콤한 향기 / 낙엽의 떨어짐

    - 감사의 글
    - 옮긴이의 /
    - 참고 문헌
    - 저작권 관련 사항

    본문중에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과학은 죽음을 공격하는 데 쓰이는 도구가 되었다. 인간을 필멸의 운명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목적에서 지식의 힘이 소환되었다. 과학은 과학에 반反하여 쓰였고 마법으로 가는 통로가 되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존 그레이(John Gra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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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스퍼드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하버드와 예일 등에서 방문 교수를 지내다 2008년까지 런던 정경 대학(LSE) 유럽 사상 교수로 재직했다. 지금은 [가디언]과 [뉴 스테이츠먼]을 비롯해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구 계몽주의는 끝나지 않은 기획이며, 그 본질은 ‘구원’이라는 기독교적 관념에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견해를 바탕으로 나치즘과 공산주의, 전 지구적 자본주의, 테러와의 전쟁 등, 세상을 전체화하려는 모든 기획에 일관된 칼날을 들이댄다. 그의 글은 숨 가쁠 정도로 집요하고 예리하지만 한편으로 광활한 사색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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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시카고 대학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글로벌 거버넌스, 물질세계와 사회 등을 주제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물건 이야기』, 『큐브, 칸막이 사무실의 은밀한 역사』, 『건강 격차』, 『계몽주의 2.0』, 『친절한 파시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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