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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 : 이성을 마비시키는 가짜 합리성에 대항하는 논리학 백신

원제 : Believing Bulls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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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교양 철학 베스트셀러,[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의 저자 스티븐 로의 화제작!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온갖 허튼 믿음과 주장에 대항하는 강력한 논리 · 철학 처방전!


    21세기가 되어도, 왜 사람들은 여전히 광신론, 음모론, UFO, 점성술, 뉴에이지 자기계발서, 대체의학, 비합리적인 정치적 열성분자의 주장 등 얼토당토 않는 것들을 믿는 걸까? 어째서 그 폐해가 매년 언론을 장식하는 광신 집단이 꾸준히 신도들을 포섭하고, 효과 없는 대체의술이 첨단의료 시대에 환자들의 주머니를 털고, 황당한 주장을 펼치는 정치적 열성분자가 득세하고, ‘원하는 것을 생생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의 자기계발서가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며, UFO · 초능력 · 음모론 등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걸까? TV 토론에서 나오는 정치가들의 장황한 의견에는 분명 모순이 있어 보이는데 딱히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속시원히 꼬집어 반박할 수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
    인터넷이나 TV는 물론, 우리의 일상 대화 속에서까지 이러한 비합리적인 믿음과 주장이 범람하고, 평범한 사람은 물론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까지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이러한 믿음과 주장에 혹하게 되는 이유는, 이런 것들이 그럴듯해 보이는 나름의 합리화 전략을 만들어 ‘가짜 합리성’이라는 지적 바이러스로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기고, 사람들을 비합리적인 믿음의 덫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철학 입문 베스트셀러인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의 저자이자 런던대학교 철학과 부교수인 스티븐 로는 우리 주변에 만연한 이러한 비합리적인 믿음의 덫을 ‘지적 블랙홀’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적 블랙홀이 무심코 빠져들기는 쉽지만 빠져나오기는 힘든 ‘심리적 파리지옥’ 같은 체계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러한 지적 블랙홀에 빠진 사람들은 주변의 이성적 비판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믿음 체계를 어떻게든 보호하고 합리화하려는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전략이 응용되는 것은 비합리적인 믿음 체계뿐만이 아니라, 국제 정세를 좌우하는 강대국 원수의 전략 결정, 예컨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의 근거에서도, 심지어 한 시대를 열광케 했고 여전히 회자되고 응용되고 있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 포스트모더니즘 사상 같은 학문 분야에서도 이러한 전략에 기대는 경우가 발견된다고 한다.
    스티븐 로는 대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케임브리지 우체국 직원으로 4년간 일했던 집배원 출신의 철학자다. 그는 이 시절 틈날 때마다 독서를 하던 중 철학만이 자기 인생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철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삶에서 철학에서 첨예하게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를 풀어내왔던 스티븐 로가 이번에는 [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를 통해 우리 주변에 도사린 이러한 지적 블랙홀들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이에 대해 철학적, 논리적 매스를 들이댄다. 그리고 이러한 터무니없는 믿음들이 사람들을 미혹하게 하거나, 주변의 반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짜 합리성 전략’들을 낱낱이 해부해 놓았다. 또한 독자들이 이러한 가짜 합리성으로 위장되어 도사리고 있는 우리 주변의 지적 블랙홀들을 꿰뚫어 보고, 이에 이성적,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 자칫 묵직하고 어려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스티븐 로는 [돼지가 철학에 빠진 날]에서 보여 준 것처럼 이번에도, 특유의 유머와 재치를 더해 우리 삶 곳곳에 숨겨진 논리 · 철학적 이야기들을 명쾌하면서도 흥미로운 필치로 풀어나가고 있다.

    모든 부조리한 믿음과 주장에 숨겨진 8가지 전략을 낱낱이 해부하고,
    이에 대항할 논리적, 과학적, 철학적 사고의 힘을 기른다!

    우리 주변의 비합리적 믿음이나 주장들은 사람들을 미혹하게 하기 위해, 혹은 스스로를 이성적 비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각각의 논리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스티븐 로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8가지 가짜 합리화 전략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전략을 (1)미스터리 카드, (2)“어쨌든 들어맞잖아!”, 그리고 나팔총 전략”, (3)핵폭탄 터뜨리기, (4)의미적 골대 옮기기, (5) “난 그냥 알아”, (6)거짓 심오, (7)일화 나열하기, (8)조종 버튼 누르기라고 명명하며, 논리, 철학, 과학, 심리학 등을 근거로 이들 전략이 작용하는 방식과 논리적 맹점을 분석해낸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외계인 · 초능력 · 광신론 같은 독특한 믿음의 사례에서부터 프로이트 정신분석 이론이나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사회문화적 이론, 정치경제 이론과 주장, 대체의료, 자기계발도서 신드롬 사례 등 온갖 분야를 넘나들며 알려준다.

    1. 미스터리 카드
    신의 존재, 천사, 유령, 초능력, 심령술, 수맥 탐지 등 초자연적인 것은 인간의 이성이나 과학으로 해석할 수 없는 것으로 제한하고, 이러한 믿음에 대한 이성적 반론을 차단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그건 과학이나 이성이 결정할 수 있는 영역 너머의 일입니다”라는 식으로, 관측 가능하며 과학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 마치 장막 너머에 있는 것처럼 우리에게 감춰져 있는 미스터리한 세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자신의 믿음을 비판하는 상대에 대한 은근한 인신공격, 예컨대 “당신은 자신이, 혹은 과학이 모든 답을 내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오만하고 편협한 사람이군요. 겸손할 줄도 아셔야죠!”라는 식의 비판과 동반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행위자에 관한 믿음을 본질적으로 반박할 수 없고 그저 믿고 순응해야 하는 것일까? 스티븐 로는 이러한 현상들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반박되는 경우의 예시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러한 초자연적인 주장들이 굳이 과학적 반박이 아니더라도, 논리적 개념적인 접근을 통해서 혹은 경험적인 접근을 통해 반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컨대 ‘전지하고 전능하며, 전적으로 자비로운 창조자로서의 유일신’이 존재할 수 없는 개념적, 경험적 반박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들어진 신]에서 도킨스가 유신론자들의 우주 창조론 가설을 반박할 때 유신론자들이 반론을 위해 펼쳤던 논리적 허점들을 짚어 내며, 이러한 유대-크리스트교 신의 우주 창조론 주장이 왜 합리화될 수 없는지를 밝힌다. 이는 비단 종교적인 내용이 아닐지라도, 난해한 것들은 우리 능력으로는 알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쉽사리 믿어버리는 ‘진리에 민감하지 못한’ 사고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2. “어쨌든 들어맞잖아!”, 그리고 나팔총 전략
    이는 증거와 이론을 어떻게든 들어맞게 하는 수법을 써서 반증을 피하는 전략이다. 그 이론으로부터 도출되는 예측의 애매성과 모호성을 이용하여 이론이나 그 이론의 예측 결과를 새롭게 해설할 여지를 남김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관찰 결과에 들어맞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수수께끼 같은 글귀를 남겨 히틀러의 탄생과 9·11 테러 사건 같은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모두 예견했다고 믿어지는 중세의 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도 이러한 모호성이 핵심적 요소다. 노스트라다무스의 글은 너무나 모호하기 때문에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사건들을 ‘예견한’ 문장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128~129) 이러한 전략은 심령술사나 점쟁이들이 즐겨 쓰이지만, 좀 더 정교한 형태로 발전되어 젊은 지구 창조론자같이 성경 창세기에 나온 대로 지구의 역사를 해석하는 종교적 이론에서부터, 과학이나 사회문화 분석 이론 등 학문 분야에서까지 다양하게 사용된다. 이 책에서는 철학자 칼 포퍼의 견해를 빌어, 프로이트나 아들러의 정신분석 이론, 마르크스 이론 지지자들이 모든 증거를 이론에 들어맞게 해석하는 사례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그동안 ‘신기하리만치 모든 현상에 들어맞는 이론’이라고 생각한 것들의 함정은 무엇인지를 밝혀준다.
    ‘나팔총 전략’은 흔히 “어쨌든 들어맞잖아!” 전략과 동반되는데, 논쟁과는 무관한 상대방 이론의 약점 혹은 꾸며낸 문제들로 상대방에게 집중 포화를 해대며 논점을 흐리는 책략이다. 이 책에서는 젊은 지구 창조론자라는 성경 해석주의자들이 진화론자들을 공격할 때 ‘어떻게 생명이 탄생했는가’라는 논점과는 무관한 것을 비판하는 예를 중심으로 풀어가지만, 이는 우리가 각종 토론이나 정치적 논쟁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예이기도 하다.

    3. 핵폭탄 터뜨리기
    자신의 주장이 결정적인 반대에 부딪혔을 때, 회의주의적이거나 상대론적인 주장으로 모든 믿음이 ‘합리성’에 있어서 동일하다고 우기는 ‘비기기 전략’이다. 회의주의적 핵폭탄 터뜨리기는 “우리의 모든 믿음 체계는 기본적으로 ‘이성’에 근거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이성을 신뢰할 수 있는가?” 같은 문제를 들먹이며, 결국 모든 주장이나 믿음은 불안정한 이성에 기댄 것으로, 그 어느 믿음도 신뢰할 만한 것이 못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상대주의적 핵폭탄 터뜨리기는 “진리는 믿는 사람에 따라 상대적이다”라는 개념을 차용한 것으로, ‘개개인이 진리라고 믿는 것이 진리’라는 입장을 펼친다. 상대주의적 핵폭탄 터뜨리기 전략은 특히 대학생들의 설익은 토론이나 종교적 논쟁에서 단골로 나오는 주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핵폭탄 전략을 쓰는 사람들은 궁지에 몰렸을 때만 이런 카드를 꺼내들 뿐, 논쟁이 자신에게 유리할 때나 평상시에는 분명 이성을 근거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모든 믿음은 결코 진리가 아니며, 여러 믿음 중에 어떤 것(예컨대, 인간은 날 수 있다, 달은 카망베르 치즈로 만들어졌다 등)은 어느 누구에게라도 진리는커녕 말도 안 되는 헛소리임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177) 관대하고 평등해 보이는 이러한 전략은 편의에 의해 모든 믿음이나 주장의 합리성을 동등하게 끌어내리는, 지적으로 매우 부정직한 전략인 것이다.

    4. 의미적 골대 옮기기
    자신이 주장하는 것의 ‘의미’를 상황에 따라 왔다갔다 사용하며 반박을 피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유신론자가 논쟁에서 불리할 때는 “신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초월적 존재다!”라고 하면서, 평소에는 “신은 절대적 선이며, 아름다움, 질서, 평화이다” 등 온갖 표현 가능한 의미로 수식하는 것이다.(184) 의미적 골대 옮기기 전략은 주로 주류 종교의 아카데믹 학파 내 지식인들이 사용하는 전략이지만, 이러한 주장은 온갖 엉터리 믿음들이 자신들의 주장이 반론의 위기를 겪을 때마다, “아, 오해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제 주장은 그러한 의미가 아니라 ~입니다”와 같은 식으로 살짝살짝 의미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TV 토론에서 상대의 반격을 피하기 위해 이 전략을 곧잘 쓰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5. “난 그냥 알아!”
    어떤 증거나 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자신이 어떤 현상이나 사실을 자연스럽게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해 줄 증거를 쉽고 효과적으로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고 시간이 모자란 상황에서, 예컨대 경찰이 긴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직감을 믿고 범인을 좇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난 그냥 알아!”라는 식의 주장이 음모론이나 종교적인 신비 체험, 초능력, 정치적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쓰일 경우, 이는 근거 없는 믿음에 탈옥허가증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저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예로 들며 개인의 직감에 기댄 근거 없는 믿음이 한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 했던 위험한 경우를 보여준다.

    조지 W. 부시대통령의 재임 시절, 부시의 직감이 한 국가의 신탁이 된 악명 높은 사례가 있다. 부시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책을 신뢰하지 않았다. 이라크를 침공하기로 결정한 후에, 회의적인 청중으로부터 이러한 결정이 공격을 받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고 말했다.
    (/ p.222)

    그렇다면 신을 만나거나, 죽은 자를 만나는 등 심령적 · 종교적 체험을 한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난 그냥 알아!”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연 믿어야 할까? 저자는 이러한 경험은 과학적 검증이나 사회문화적 현상 해석들로 미루어 볼 때 충분히 의심 가능한 여지가 있는 것이며, 그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 또한 모든 심령술사의 주장이나 종교적 경험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계시적 경험을 “그냥 안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심리 활동을 연구한 결과, 오랜 기간 종교적 실천에 헌신한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에 대한 최선의 설명은, 그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초월성에 다가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종교와 비종교적 영역 모두에 해당하는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자신들의 정신 상태를 성공적으로 개조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정신 상태의 개조를 신성한 존재에 다가선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셈이다.
    (/ p.249)

    6. 거짓 심오
    지극히 뻔한 이야기를 심오해 보이도록 하는 전략으로, 종교, 라이프스타일 컨설팅, 비즈니스나 마케팅, 온갖 자기계발 강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전략이다. 가령, “행복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진부한 말을 “긍정적인 태도는 높은 전염성을 가진다”라고 바꾸어 표현하거나, 어렵고 복잡한 전문용어들을 나열하거나, “삶이란 종종 죽음의 한 형태다”라는 식의 모순적인 말을 하여 자신의 견해나 믿음이 꽤나 심오한 무엇인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거짓 심오가 학계 일부를 잠식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저 심오한 척하는 글만 양산해 내는 지식인들의 글에서 아카데믹한 용어와 거짓 심오로 가득 찬 참고 자료를 몽땅 빼버린다면 쓸 만한 내용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로 ‘포스트모더니즘 사상가들’을 꼽는다. 카오스 이론, 양자역학, 비유클리드 기하학 등의 언급으로 가득한 장 보드리야르나 펠릭스 가타리 같은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글에 대해 뉴욕대 물리학과 교수인 앨런 소칼과 장 브리크몽이 [지적 사기]라는 책을 통해 비판한 내용을 소개하는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고 흥미롭다.

    한마디로, 보드리야르의 저서에서 과학 용어는 본연의 의미가 철저히 무시된 채, 무엇보다도 너무나 엉뚱한 맥락에서 남용되고 있다. …… 게다가 과학 용어 자체도 엉성한 비과학 용어와 함께 섞여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보드리야르의 철학을 덮고 있는 번지르르한 말의 얇은 막을 걷어 냈을 때 거기에 과연 무엇이 남아 있을지 꽤나 의심스럽다.
    (/ p.266)

    전문가나 권위자의 견해, 특히 뭔가 현학적이고 심오해 보이는 주장은 별다른 반론이나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곤 하는 풍토에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헛소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렇게 대중은 물론 가장 과학적인 영역에서 일하는 학자들까지 기만하는 거짓 심오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스티븐 로는 ‘명료함’이라는 처방전을 내놓는다.

    “거짓 심오를 무장해제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말을 쉬운 문장으로 옮기는 것이다.”
    (/ p.268)

    7. 일화 나열하기
    효험 없었던 일화는 철저하게 배제하고 효험 있었던 일화만을 장황하게 나열하여 대중의 설득력을 얻는 전략이다. 일화적 증거들은 특히 자신들의 치료약으로 효과를 본 극히 일부 사례를 들어 약을 선전하는 엉터리 약장수들이 즐겨 쓰는 수법으로, 들어맞는 것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흘려버리는 사람들의 성향을 반영한 전략이기도 하다. UFO, 외계인, 괴물, 초능력 등도 미디어에 의해 교묘하게 편집되어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기사에 단골로 등장하는데, 이는 일화적 증거에 쉽게 현혹되며, 특히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이야기에 감정적으로 끌리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스티븐 로는 심지어 이러한 것을 봤다는 일화적 증거조차도 사실은 자신이 믿는 바대로 청각과 시각 등이 왜곡되는 ‘암시의 힘’ 등의 효과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일화조차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은 전혀 없이 개인의 간증 사례만 나열된 기도의 치유 효과, 사랑이나 사업 혹은 인생 성공의 비결을 알려주겠다며, 그 증거로 온갖 사례들을 나열하는 자기 계발 도서나 강의의 술수도 대중을 속이는 흔한 전략으로 소개한다. 그리고 정책이나 경제 이론이 옹호되고 홍보하는 방식도 이렇게 일화 나열하기나 “어쨌든 들어맞잖아”와 같은 전략의 힘에 기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디어에서 이들의 전략이 활용되는 방식을 예의주시해서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대부분의 부동산 규제를 풀었을 때 서민의 내 집 마련이 쉬워질까, 어려워질까?'라는 질문에 정치가는 부정적인 사례는 무시하고 몇몇 긍정적인 사례만 강조함으로써 손쉽게 자신들의 정책을 합리화한다. 자기계발서나 성공 스토리 역시 성공한 사례만을 열거함으로써 자신들의 책에서 제시한 방법론이 일반적인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8. 조종 버튼 누르기
    조종 버튼 누르기는 다른 사람에게 특정 믿음을 심어주고 싶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미약하거나 아예 없어서, 속임수가 금방 탄로 날 것 같을 때 쓰는 극단적인 전략이다. 즉 속임수를 이성적 설득으로 위장하는 것마저 포기하고, 상대를 세뇌시키기 위해 체계적이고 집요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 형성 메커니즘으로는 흔히 고립, 통제, 불확실성, 반복, 감정적 조종이라는 5가지 수단이 사용되는데, 이는 개인이 집단 체제나 압력에 순응하려는 사회심리적 성향을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광신 종교나 전체주의 국가 교육 프로그램의 핵심이 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예컨대, 우리는 고립되었을 때 다양한 심리적 조작에 취약해진다. 광신적 종교 수련 캠프나 종교 학교, 고문 장소가 외딴 곳에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심리적 조종에 능숙한 불법 다단계 업체들도 단체 합숙 훈련을 통해 사람들을 세뇌하는 수법을 애용한다. 기존의 믿음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위협적인 믿음과 생각들을 검열하는 ‘통제’ 방법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런 식의 조종은 대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타락하고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는 데서 정당성을 얻는다. 사회 체제에 반하는 내용을 다루면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책, 영화, 음악 등의 컨텐츠나 언론 보도들을 검열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안정성과 확실성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기본 성향에 미루어 ‘불확실성’은 잠재적인 스트레스 요인이므로, 기존의 믿음에 반대되는 믿음이 변덕스럽고 불확실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ale음 형성 전략 중 하나이다. 이 밖에도 이러한 믿음을 경전 구절처럼 암송하게 해서 무의식중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반복’의 방법이 있는데, 이는 국민교육헌장이나 새마을 노래를 국민들이 암송하게 하던 우리나라의 독재 정치를 떠올리게 한다. 공포나 온화함, 익숙함 등 온갖 ‘감정적인 조종’을 통해 사람들이 믿음을 고수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당신의 믿음 체계에 의존하도록 만들어라. 자존감과 삶의 의미, 목적, 그리고 그들이 가진 모든 것들이 당신의 믿음 체계를 고수함으로써 얻어진 것임을 확신시켜라. 그들이 그러한 믿음을 포기한다는 것은, 곧 그들이 깊이 아끼는 것들에 대한 이별이라는 것을 인식시켜라.
    (/ p.318)

    저자는 그동안 들었던 여러 합리화 전략 중에서도, 이러한 조종 버튼 누르기에 기대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이는 조종 버튼 누르기가 우리의 이성적 필터를 꺼버리도록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이 비합리적이고 거짓인 믿음이며, 무엇이 이성적이고 참인 믿음인지 분별해주는 근본 잣대인 이성을 망가뜨리고, 다른 사람의 믿음에 놀아나는 꼭두각시로 전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해하기 쉬운 명쾌한 설명, 위트와 유머가 번뜩이는 문장을 통해
    철학과 논리의 무거움을 ‘지적 즐거움’으로 덜어준다!


    “전문적인 논리학이나 철학적 내용을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글을 쓸 때 항상 겪는 문제는 어떻게 하면 흥미 있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내용을 왜곡하지 않고 정확하게 기술하는 글을 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느끼게 하고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라는 요구와 그 내용을 왜곡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라는 요구는 조화시키기 어려운, 서로 충돌하는 요구다.”
    (/ p.14)

    이 책은 정확하고 명쾌한 내용과 재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아냈다. 이는 스티븐 로가 대학에서 오랫동안 철학을 가르쳐왔고, 대중을 위한 기초 철학 입문서를 꾸준히 펴내왔으며, 대중 철학 잡지 편집자로 활동해온 경력 덕분이다. 그는 이 책에서 철학과 논리 기초 개념부터 꽤 심오한 철학 이론까지 아우르되, 이를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그러나 왜곡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또한 우리 주변의 가짜 합리화 전략이나, 비합리적인 믿음에 대한 분석과 반증에 있어서는 명쾌한 논리를 제시하면서도, 이를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게 시종일관 번뜩이는 위트와 유머를 섞어 풀어나간다.
    그의 유머와 위트, 풍자가 가장 빛나는 대목은 바로 ‘테이프 스크류의 편지’ 부분이다. 이는 영국 문학가 C. S. 루이스가 쓴 [스크류 테이프의 편지]-스크류 테이프라는 선배 악마가 우드웜이라는 후배 악마에게 인간들로 하여금 신을 믿지 않고 지옥으로 가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의 소설-를 패러디한 것으로, 어느 사이비 종교 집단의 선임 지도자가 후배 지도자에게 어떻게 사람들을 자신들의 믿음 체계로 꾀어낼 지 그 방법을 전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미스터리 카드, 거짓 심오, 감정적 조종과 통제 등등 온갖 합리화 전략을 동원하여 ‘믿을 이유가 전혀 없는 믿음’을 믿게 하려는 사이비 종교 집단 간부의 필사적인 시도를 담은 이야기는 유쾌한 문학 작품을 읽는 것처럼 그 자체로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동시에 스티븐 로가 그동안 알려 준 가짜 합리화 전략들이 어떻게 응용되고,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지 그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의미와 형식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스티븐 로식 글쓰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논리와 철학이 어렵고 무겁게만 느껴져서 입문서 읽기조차 번번이 실패했던 독자들, 토론과 논쟁을 위해 이성적, 논리적 사고와 말하기의 기본기를 갖춰야 하는 대학생들, 주변의 온갖 부조리한 믿음과 주장에 휩쓸리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이를 이성적 논리적으로 평가하길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도서다.

    추천사

    전문적인 논리학이나 철학적인 내용을 왜곡 없이 정확하게 기술하면서도 독자들의 흥미를 만족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심오한 철학 이론까지 다루면서도 그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고 있는 동시에, 특유의 재치와 위트로 ‘철학과 논리’라는 주제를 이해하기 쉽고 흥미 있게 풀어내기때문이다.
    - 이종권 / 중앙대학교 철학과 교수

    스티븐 로는 비합리적인 믿음들을 합리화하는 ‘허튼 소리’의 여덟 가지 특징들을 낱낱이 보여주어, 우리로 하여금 지적 블랙홀에 빠지지 않게 할 지혜를 준다. 그리고 이미 지적 블랙홀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빠져 나올 수 있는 튼튼한 이성의 구명밧줄을 던져 준다.
    - 최훈 / 강원대학교 철학과 교수, [논리는 나의 힘] [변호사 논증법] 저자

    어째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엉터리 믿음을 갖게 되는지 이유를 밝히는 동시에, 그러한 헛소리를 믿지 않도록 도와주는 입문서와 같다. 대학 신입생들이나 공직을 구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D. J. 그로테 / 제임스 랜디 교육재단 이사

    안타까운 점은 이 책을 가장 읽어야 할 사람들이 이 책을 가장 읽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우리는 누구나 이따금씩 헛소리에 사로 잡힌다. 설사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자신한다 할지라도 이 책을 꼭 사 보길 바란다!
    - 나이젤 워버턴 / 영국 오픈유니버시티, 부교수

    목차

    이 책에 쏟아진 찬사
    감수의 글_ 무엇을 믿어야 할 것인가

    도입_ 지금 당신 옆에 지적 블랙홀이 도사리고 있다
    거짓은 이성의 가면을 쓰고 당신을 유혹한다 / 이 책의 목적 / 지적 블랙홀, 왜 위험한가 / 저울의 양 끝에 위치한 지적 블랙홀 / 종교 역시 지적 블랙홀을 이용한다 / 가짜 합리성으로 위장한 ‘헛소리’ / 똑똑한 당신도 지적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 / 도입―부록 A / 도입―부록 B

    제1장 미스터리 카드
    “그건 과학이나 이성이 결정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이에요!” / 비과학적 수단으로 반박하는 법 / 과학과 초자연 / 회의적 감쇠 효과 / 신에 대한 과학적 반증이 가능한가? / “당신은 부정문을 증명할 수 없다” / 악의 문제에 대한 미스터리 전략 / 미스터리 전략의 도덕성 문제 / 결론

    제2장 “어쨌든 들어맞잖아!”, 그리고 나팔총 전략
    젊은 지구 창조론 / 홍수 이론 / 개들은 금성의 스파이다 / 적합 입증 모델 / 진정한 입증이란? / 화석 기록에 의한 확고한 입증이란? / 반증으로부터 이론을 보호하는 전략 / 반증에 대한 두 가지 면역화 전략 / 편향과 추정 / 나팔총 전략 / 젊은 지구 창조론 교육이 위험한 이유 / 새로운 시각

    제3장 핵폭탄 터뜨리기
    회의론적 핵폭탄 터뜨리기 전략 / 상대론적 핵폭탄 터뜨리기 전략

    제4장 의미적 골대 옮기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기 / 의미적 시소 전략 / 악한 신에 대한 가정 옹호하기 / 캐런 암스트롱의 신을 위한 변론 / 부정신학 / 설명할 수 없는 비유 / 언어적 활용에 호소하는 전략 / 이랬다가 저랬다가 / 의미적 골대 옮기기 전략, 그 이상

    제5장 “난 그냥 알아!”
    “난 그냥 알아!” 전략이 부적절한 경우 / ‘직감’으로 판단하기 / 앎이란 무엇인가 / 증거주의 / 플라톤 이론의 문제점 / 신빙론 / 신빙론과 초능력 / 신빙론과 종교적 경험 / “그냥 안다”는 심령술사와 종교적 주장에 대한 비판 / 종교적 경험의 의심스러운 특징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초월성’이란? / 종교적 실천의 특징들 / 결론
    제6장 거짓 심오
    지극히 당연한 것에 대해 말하기 / 모순되는 말하기 / 가짜 심오 / 진부한 유비 / 전문용어 사용하기 / 포스트모던 거짓 심오 / 거짓 심오에 대처하기

    제7장 일화 나열하기
    놀라운 우연의 일치 / 인과 관계와 선후 관계 혼동의 오류 / 맞는 것만 세고, 틀린 것은 무시하기 / 암시의 힘과 없는 것을 ‘보려는’ 심리 / 와전 효과, 속임수와 사기 /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축적된 일화의 놀라운 설득력 / 크리스천 사이언스

    제8장 조종 버튼 누르기
    믿음 형성 메커니즘 / 고립, 통제, 불확실성, 반복, 감정 / 세뇌 / 자신도 모르는 좋은 의도의 세뇌자 / 자발적인 피해자 / 이성 VS. 세뇌 / 세뇌, 작은 변화가 만드는 큰 차이 / 조종 버튼 누르기의 비인간성 / 결론

    결론_지적 블랙홀에 숨겨진 전략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지적 블랙홀 / 아홉 가지 전략 활용의 사례

    테이프스크류의 편지

    주석 /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책의 가장 큰 목적은, 자신만의 논리로 단단히 무장한 채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주요 속임수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독자들이 음모론자, 광신자, 정치적 열성분자, 종교적인 광신도, 얼토당토않은 대체의학자들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돕는 데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믿음이, 어떻게 해서 가짜 합리성이라는 벽돌로 한 장 한 장 견고한 성벽을 쌓아 올려 어떤 이성적 비판에도 굳건히 버티는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드는지 살펴 볼 것이다. 누구나 터무니없는 신념 체계를 고수하는 사람들과 이성적인 대화를 해 보려고 하다가 좌절감을 느껴 봤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경우 이 책에서 제시한 몇 가지 전략을 떠올려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터무니없는 믿음을 정당화하는 여덟 가지 핵심 전략을 파헤치는 데 있다.
    (/ p.24)

    시공간적 우주의 창조자인 신, 즉 빅뱅을 일으킨(빅뱅은 시간 자체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에 빅뱅‘이전’은 없으며 단지 빅뱅 ‘이후’만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하라) 신은 시간의 제약을 받는temporal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우주가 시작되기 전에는 신이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신은 우주 탄생 이전의 시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주 탄생 전과 후에도 존재하는 시간성을 초월한nontemporal 행위자가 존재한다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다. 예컨대 내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산, 즉 비공간적인 산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가정해 보자. 나는 나 스스로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알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곧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산이란 각각의 부분이 서로 특정한 공간적 관련을 맺고 있는 물리적 실체다. 산은 나머지 다른 부분보다 더 높이 솟은 꼭대기와 그보다 낮은 골짜기들이 있어야 하고, 또한 면sides이 있어야 한다. 즉, 산이라는 개념은 공간적 틀framework 안에 있어야 한다. 그러한 공간적 틀이 없다면 아무의미도 없는 말이 된다. 비공간적 산이란 말은 모순이다. 시간과 공간의 창조자인‘시간성을 초월한 행위자nontemporal agent’라는 말에서도 이와 유사한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행위자’란 자신의 믿음과 욕구에 기초하여 어느 정도 이성적 행동을 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믿음과 욕구는 정신적인 상태며, 그러한 정신적 상태는 시간성을 필요로 한다. 마찬가지로 행동이라는 개념 역시 시간적 설정이 요구된다. 즉, 신이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그 신이 우주를 창조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이미 존재해야만 한다. 엄밀히 따져 보면 ‘시간성을 초월한 행위자’라는 개념은‘비공간적인 산’보다 딱히 더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
    (/ pp.54~55)

    어떤 이론이 강하게 입증되기 위해서는 그 이론이 ‘증거에 대해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 이론은 거짓으로 판명날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대담해야 한다. 만일 어떤 이론이 아무 예측도 내놓지 못하거나, 혹은 모호하고 불분명하거나, 특별히 기대할 수 있는 것을 내놓지 못한다면-즉 증거에 대한 중대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그 이론은 강하게 입증될 수 없으며, 또 그렇게 될 리도 없다.
    (/ p.131)

    우리는 ‘들어맞은 것’만 중시하고 ‘빗나간 것’은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일화를 이야기할 때 극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고, 다소 밋밋하다 싶은 사소한 내용들은 무시한다. 듣는 사람을 흥분시킬 만한 일화일수록 효과가 좋으며, 심지어 금전적인 이득까지 기대할 수도 있다. 타블로이드지와 TV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독자나 시청자들이 극적이고 특별한 이야기에 의혹을 제기하기보다는 더 열광한다는 사실을 지극히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자연적 현상에 관한 기사나 프로그램들은 언뜻 보기엔 중립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를 다루는 것 같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자칭 초능력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무게를 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일단 책이나 방송을 타면, 사람들의 의심은 점점 더 사그라진다. 그 결과 이러한 일화가 모이고 쌓여서 각종 미디어에 의해 확산되어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유령이 존재한다는 풍부한 증거가 있다고 믿거나, 혹은 실제로 초능력이 있거나, 외계인에게 납치된 사람들이 있다고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 pp.282~283)

    특별한 정치 혹은 경제 이론을 홍보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이 선호하는 이론을 뒷받침해 주는 일화적 증거들을 어떻게든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해 주면 가난한 사람들의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믿는가? 그렇다면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해 주었을 때 가난한 사람들이 더 부유해진 사례를 한두 가지만 찾아서 “이것 봐!”하며 들이대 보자. 일화 나열하기의 힘에 의해 당신의 이론적 근거가 ‘입증될’ 것이다! 부자들의 세금 감면이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고 믿는다면 어떨까? 그래도 문제없다. 당신의 이론을 ‘입증’해 줄 사례를 확실히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부자들 을 위해 세금을 감면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더 부유해질 수 있다는 당신의 주장에 누군가가 반대 사례를 들이대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면 “어쨌든 들어맞잖아!” 전략을 통해 그러한 반대 증거를 물리치면 된다. 물론, 정치·경제 이론이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부 이론은 분명 합리적이다. 하지만 당신이 어떤 이론을 순수하게 이성적으로 믿고자 한다면,“ 어쨌든 들어맞잖아!”나 일화적 증거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 pp.348~349)

    도덕성은 상당 부분 진화적 역사의 부산물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신경 쓸 것은 없다. 스웨덴 같은 가장 덜 종교적인 서구 민주사회들이 많은 점에서 사회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가장 건강하다는 것도 신경 쓰지 마라. 전통적인 중국 사회에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한 문화적 힘은 종교가 아니라, 세속적인 윤리적 교리인 유교였다는 것도 상관없다. 초월적인 종교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도덕성 수준이 비슷하다는 것도 알 바 아니다. 왜냐하면 종교인들이 끝없이 “도덕성은 종교에 달려 있다”라고 말하고, 그것이 그들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의 주문이기 때문이지. 그러한 관념은 세계 문화 곳곳에서 별다른 의문 없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단다. 그게 과연 진짜인지 진심으로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사람들은 그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심지어 다수의 무신론자들까지도 말이야. 이들은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종교적 믿음이 어떤 사람 이들은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종교적 믿음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매우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 종교적 믿음 덕분에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집을 털거나 하는 등의 나쁜 짓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낮은 계층의 사람들에게는 종교가 바람직하다는 거야. 이처럼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 있는 신화를 잘 이용해라.
    (/ pp.392~393)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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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대학교 헤이스롭 칼리지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런던 소재 영국왕립철학회(Royal Institute of Philosophy)가 발행하는 대중 철학 잡지 "싱크(Think)"의 편집자이기도 하다. 스티븐 로는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다, 케임브리지 우체국 직원으로 4년간 일한 집배원 출신 철학자다. 이 시절 틈날 때마다 독서를 하면서 철학만이 자신의 삶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대답해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철학에 심취하게 됐다. 결국 24살이 되던 해 런던시티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여 정식으로 철학을 공부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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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책을 기획 및 집필, 편집하는 일을 해 오다 오랫동안 꿈꿔 왔던 출판번역에 발을 담근 후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원서와 독자를 잇는 중간자로서, 원서를 최대한 즐겁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바꾸어 독자들에게 대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신화와 미신 그 끝없는 이야기], [내가 만난 유령], [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 [멋지게 나이 드는 법 46], [아이의 실행력], [나의 자존감, 안녕한가요] 외 다수가 있다.

    이종권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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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학교 철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였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논리학회 회장과, 한국분석철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역서로는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인가], [수리 철학]이 있다.

    언론사 추천 및 수상내역

    이 책과 내용이 비슷한 책 ? 내용 유사도란? 이 도서가 가진 내용을 분석하여 기준 도서와 얼마나 많이 유사한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비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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