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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 사회사상사탐구』는 저자가 근현대시기에 살았던 사람들이 당시 사회에 대해 지녔던 태도나 생각 혹은 체제ㆍ제도 등에 관해 품었던 사상 등을 더듬어 연구한 글들을 한데 묶어 펴낸 것이다. 천주교ㆍ동학ㆍ수구와 개화ㆍ민족 및 교육 등 4편으로 나누어,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의 여러 측면을 오밀조밀하게 살폈다.

이 책은 저자가 그간 한국사와 관련하여 이것저것 공부해오면서, 특히 근현대시기에 살았던 사람들이 당시 사회에 대해 지녔던 태도나 생각 혹은 체제ㆍ제도 등에 관해 품었던 사상 등을 더듬어 연구한 글들을 한데 묶어 펴낸 것이다. 그래서 굳이 책 제목의 중간에󰡐사회사상사󰡑가 포함되었으며, 끝에는󰡐탐구󰡑가 붙여졌다.
천주교ㆍ동학ㆍ수구와 개화ㆍ민족 및 교육 등 4편으로 나누어,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의 여러 측면을 오밀조밀하게 살폈다. 특히 <조선후기 천주교를 통한 서양화법의 수용과 진경산수화의 발달>, <잔반 전봉준, 동학도를 이끌고 새로운 세상을 열려 하다>, <이찬갑의 풀무학교 설립을 통한 인간 중심 사상의 구현> 부분 등은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거의 언급된 바가 없는 새로운 사실들을 꼼꼼히 조사하여 밝히고 그 역사적 의의를 조망했다는 점에서, 전문연구자는 물론이고 한국사에 관심이 깊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주는 감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책머리에

제1부 천주교 편
제1장 조선후기 천주교를 통한 서양화법의 수용과 진경산수화의 발달
제2장 조선후기 천주교 한글 필사본 교리서의 유통
제3장 서울의 천주교 신자들이 세운 것은 명동성당이 처음이었을까?

제2부 동학 편
제1장 집강소의 설치와 실제 운영
제2장 잔반 전봉준, 동학도를 이끌고 새로운 세상을 열려 하다

제3부 수구와 개화 편
제1장 대원군, 고뇌와 결단의 나날들
제2장 종친의 유배와 지방관 부임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제3장 대한제국 수구파의 '구본신참책'은 무엇이었나?

제4부 민족 및 교육 편
제1장 대한제국기 자신회 관련 고문서에 대한 검토
제2장 오기호ㆍ나철의 결의 : 을사5적을 처단하여 스스로 새로워지자!
제3장 대구의 서상돈이 국채보상운동을 펼치게 된 배경은?
제4장 이찬갑의 풀무학교 설립을 통한 인간 중심 사상의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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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갑의 풀무학교 설립 이념은 한마디로 교육에서 무엇보다도 민족 구원의 길을 찾자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럼에 있어 그 모본으로는 물론 반성의 귀감으로도 삼은 것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오산학교 그 자체였음이 분명하다. 그의 표현에 그대로를 따른다면󰡐新約的인 福音의 아들󰡑이자󰡐生命의 아들󰡑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五山學校이자 朝鮮 그 자체인 것이다. 풀무학교를 오산학교 못지않게 정신적인 학교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대단하였고, 그럼으로써 이를 통해 민족 구원의 길을 찾고자 했던 것이라 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풀무학교의 설립 이념이 단지 민족 구원의 길을 찾는 데에만 그쳐 있는 게 아니었다.
세계의 시민을 양성해내겠다는 원대한 포부 역시 지니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이 점은 홍순명이 개교식 장면에 대해 술회하면서󰡒개교식 때 발표한 학교 설립 취지문에 보면󰡐그리스도인, 농촌의 수호자, 세계의 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지역과 국가의 백년대계인 학교를 세운다󰡑고 젹혀 있습니다. 인간 교육의 목표와 함께 요즘 말하는 세계화와 지역화의 내용이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고 한 대목에서 가늠해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풀무학교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나갈 생각까지도 품고 있었는데, 그는 낙망하지 말 것을 권하는 동시에 이제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하면서,󰡐산 제 정신만 들면, 뜨거운 정성만이 어리면󰡑될 수 있으며,󰡐더욱 근본적인 새로운 정신으로 참 마음을 지어가며󰡑가장 근본적인 새로운 의미의 새 역사를 지어 가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여기에서의 이󰡐새 역사󰡑란 무엇일까. 그것은󰡐죽음을 삼키고도 남을 영원한 생명을 발휘하는 역사󰡑로서 하늘나라의 역사를 의미하는 듯하다. 한마디로 기독교 신앙 속의 하나님 나라의 구현을 의미함 외에 다름이 아니었다고 보인다. 결국 그는 개인 중심 사상 구현의 최종적인 새 역사는 하늘나라의 완성에 있다고 보았던 게 틀림이 없다고 하겠다.
한편 풀무학교의 운영 방침 중 가장 특징적인 것으로는 所謂 無頭無尾이었음을 꼽아야 옳겠다. 기성회 등의 도움이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을 하면서도 교장과 소사의 차별성도 없이 모두 주인이 되어 동등하게 지내는 것을 지향하였던 것인데, 권력과 물질에 의존하는 게 아니며, 교장도 없고 학교 규칙도 굳이 만들 필요도 없이 모든 게 오로지 생명의 진리만이 주인공이 되는 것임을 제시한 것이었다. 이러한 자신의 학교 운영 방침에 대한 확신은 영국의 교육 제도와의 비교 속에서 더욱 확고해져만 갔다. 그는 영국의 제도와 비교해보면서 자신의 풀무학교에서 행해지고 있는󰡐무두무미󰡑의 방식 등에 대한 확신과 아울러 안심을 크게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당시의 풀무학교는 그에게 있어서는 일생일대의 모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