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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분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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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인생이란 그런 거야.
    발을 아주 조금만 잘못 디뎌도
    영원한 비극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거!"


    1950년대 말 첫 소설집 [안녕 콜럼버스]를 발표하고 이 작품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래, 필립 로스는 이후 오십 년 동안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해왔다. "지난 사십 년간 미국 작가 중 가장 훌륭한 커리어를 가진 작가 중 하나"([슬레이트])라는 평도 이 작가 앞에서는 결코 과장된 찬사가 아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라는 말이 당연한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는 이 작가는 칠십대라는 고령에도 여전히 왕성한 창작욕을 불태우고 있다.
    [울분]은 필립 로스가 2008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1950년대 초 미국을 배경으로 한 유대계 청년의 삶을 보여주며, 젊음의 치기, 미숙함, 성(性)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 용기, 선택과 실수에 관해 이야기한다. 미국의 역사가 상처받기 쉽고 취약한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왔던 필립 로스는 이 작품에서도 뛰어난 통찰력과 묘사로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 놓여 있는 한 개인의 비극을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2008년 국내에 소개된 [에브리맨]에서 ‘한 노인의 삶’을 통해 나이듦과 상실 그리고 죽음에 대해 다뤘던 이 작가는 [울분]에서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는 ‘젊은 청년의 삶’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청춘, 그 가없이 격렬하고 연약한 한 시절에 관하여......

    "그런데 왜 이러시는 거예요, 아버지?"
    "인생이 그래서 그래. 발을 아주 조금만 잘못 디뎌도 비극적인 결과가 생길 수 있으니까."
    "이런 맙소사. 꼭 점괘 과자에 나오는 말 같네요."
    "그러냐? 그래?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말 같지 않고 점괘 과자에 나오는 말 같아? 내가 내 아들한테 아들 앞에 놓인 미래, 작은 것으로도, 아주 작은 것으로도 부서질 수 있는 미래에 관해 말하는데, 그게 그렇게 들려?"_본문 p.23∼24
    태평양 너머에선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 초 미국. 뉴어크 유대인 가정 출신의 마커스 메스너는 이제 막 대학교에 들어간 학구적이고 모범적인 청년이다. 뉴어크에서 코셔 정육점(유대인의 율법에 맞는 정결한 고기를 파는 정육점)을 운영하는 근면하고 성실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마커스는 가게 일도 돕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다. 그러나 마커스가 뉴어크의 로버트 트리트 대학에 입학한 뒤, 마커스의 아버지는 자기 아들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아들의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기 시작한다. 그 전까지 자비롭고 자상하던 아버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태도를 바꿔 걱정을 하기 시작하고, 낮이나 밤이나 마커스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려 한다. 심지어 집의 문을 이중으로 잠그고, 마커스의 귀가가 늦어지면 열쇠로 문을 열 수 없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신중하고 책임감 있고 부지런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이며, 늘 착한 여자아이들과만 어울리고, 토론팀에도 늘 활발하게 참여하고, 학교 야구팀에서 만능 내야수로 활동하며 동네와 학교가 정한 규범에서 행복하게 성장했던 마커스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당황한다. 그토록 침착하고 친밀하던 아버지가 자신이 대학생이 된 후 갑자기 평정을 잃고 난폭해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없었던 마커스는 결국 뉴어크를 떠나 집에서 멀리 떨어진 오하이오의 작은 대학 와인스버그로 학교를 옮긴다.
    담쟁이덩굴이 그림처럼 뒤덮인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와인스버그 대학. 법률가가 되어 윤택한 삶을 살고 싶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가진 마커스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에 열중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2차 대전에 끌려가 목숨을 잃은 사촌들처럼, 자기 역시 언제 한국전쟁에 징집돼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마커스는 룸메이트인 플러서와 사소한 다툼을 벌이게 된다. 플러서가 밤늦게까지 클래식 음악을 듣는 통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던 마커스가 드디어 폭발한 것. 아르바이트로 웨이터 일을 하면서 로버트 트리트에 다닐 때처럼 좋은 성적을 유지하려면 잠을 자야 했다. 그런데 플러서가 지금 그 일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마커스는 그 방을 나와 새로운 방을 찾고, 공부밖에 모르는 엘윈과 룸메이트가 된다.
    그 무렵 마커스는 올리비아라는 매력적인 여학생에게 빠진다. 창백하고 늘씬한 올리비아는 초연하고 자신만만해 보여 어딘지 위협적으로 느껴졌지만, 마커스는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 나이 때 남자아이들이 그렇듯 마커스 역시 그녀를 상대로 강렬한 성적 욕망을 느낀다. 그것이 위험한 것임을 알면서도. 드디어 올리비아와의 첫 데이트. 마커스는 올리비아와 스킨십을 하려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다. 그러나 막상 올리비아가 적극적으로 나오고 심지어 펠라티오까지 해주자, 마커스는 그 일이 만족스러우면서도 그녀의 도발적이고 대담한 모습에 적잖이 놀라고 당황한다. 보수적이고 관습적인 규율이 캠퍼스를 엄격하고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은 쉽게 상상하기 힘든 것이었기 때문이다.

    알코올중독 이력이 있고, 면도날로 자살 시도를 했다가 실패하고 정신병원에 간 이력이 있으며, 이혼한 부모를 둔 아름다운 올리비아. 그녀의 손목에 남아 있는 자실 시도의 상흔은 마커스에게 올리비아의 위험성을 똑똑히 경고하지만, 그녀를 멀리하려 하면 할수록 마커스는 점점 더 그녀에게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룸메이트인 엘윈이 올리비아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을 하자, 이에 격분한 마커스는 또다시 방을 옮겨 아무도 들어가려 하지 않은 기숙사의 가장 안 좋은 방을 혼자 쓰게 된다. 이 일로 마커스는 학생과장 코드웰과 면담을 하게 된다.

    학생 시절 와인스버그의 스포츠 영웅이었으며, 열렬한 기독교 신자인 코드웰은 이 보수적인 와인스버그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코드웰과 면담하며 마커스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그와 대립하게 된다. 격렬한 논쟁을 벌이던 중 마커스는 갑자기 오바이트를 한다. 단순한 오바이트가 아니라 마커스의 충수에 문제가 생긴 것. 수술을 마치고 회복하는 동안 올리비아가 병문안을 오고 둘은 병실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데, 이를 한 간호사가 목격한다. 마커스는 이 일이 곧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오리라 생각하며 불안해하지만, 올리비아는 별일 없을 거라며 태연하다. 곧 마커스의 어머니가 병원에 도착하고, 올리비아의 손목 흉터를 본 어머니는 아들에게 그녀와 헤어질 것을 호소한다.
    퇴원을 하고 학교에 복귀한 뒤, 마커스는 올리비아가 학교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커스는 올리비아의 신상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닌지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을 느낀다. 그때 코드웰 학생과장으로부터 연락이 오고, 그와 면담을 하며 마커스는 또다시 자제력을 잃는다. 일은 이상한 방향으로 꼬여가고, 마커스는 점점 좋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린다.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가
    희극과 비극을 오가며 그려낸 청춘의 격정과 분노!


    소설의 초반부에서 이미 밝히고 있듯, 이 소설은 채 스무 해도 살지 못한 청년 마커스의 짧은 삶을 조명하며, 그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그리고 있다. 필립 로스는 [울분]을 통해 "매우 평범하고 우연적인, 심지어 희극적인 선택이 끔찍하고 불가해한 경로를 거쳐 생각지도 못했던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가감 없이 냉정하게 보여준다.
    [울분]은 불길한 기운을 예감하면서도 차마 떨치지 못하는 격정, 자기 파멸적인 분노, 그리고 그것을 통제할 수 없는 젊음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논리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역사와 개인의 비극을 절묘하게 엮는 필립 로스의 특기가 발휘되고 있는 작품이다. [울분]에서 로스는 한국전쟁과 매카시즘 광풍이라는 역사적 상황 속에 청년 마커스를 놓아두고, 역사적 사실과 마커스의 개인사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준다.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이는 미국 중동부의 작은 대학교. 그러나 그런 모습 뒤에 숨어서 개인의 숨통을 조이는 보수적이고 관습적인 분위기. 작가는 역사 속에 놓인 개인의 비극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서도 독자로 하여금 충분히 그것을 감지하게 하고, 실감하게 한다.
    칠십대.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들이 더 많은 나이이다. [울분]은 죽음을 목전에 둔 이 노작가에게 어떻게 이토록 격렬한 청춘의 격정과 분노가 남아 있는지, 새삼 놀라게 하는 작품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평이야말로 이 작품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말이 아닌가 한다. "청춘의 격정으로 불탈 만큼 여전히 분노하고 동시에 그 격정이 스스로를 파멸시킬 수 있음을 이해할 만큼 충분히 현명한 작가로부터 나오는 폭발을 볼 수 있는 소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시선을 붙잡는 강렬한 캐릭터, 극적 흥미와 희극적인 생기, 읽는 이의 안락한 자기 충족을 격렬하게 휘젓는 언어로 이루어진, 간결하고 힘 있는 소설. 모든 것을 벗어던진 적나라한 필립 로스의 힘을 느끼려면 [울분]을 읽어라. _뉴욕 옵저버

    언제나처럼 필립 로스의 글은 강렬하고 기품 있다. 언제나처럼 독일제 칼날 같은 날카로운 위트를 품고 있다. 당신이 거장의 작품을 찾는다면 로스의 소설을 집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은 없을 것이다. _O: 오프라 매거진

    청춘의 격정으로 불탈 만큼 여전히 분노하고 동시에 그 격정이 스스로를 파멸시킬 수 있음을 이해할 만큼 충분히 현명한 작가로부터 나오는 폭발을 볼 수 있는 소설. _워싱턴 포스트

    칠십대에 들어서도 계속해서 자신의 최고작을 쓸 수 있는 작가가 얼마나 되겠는가? [울분]을 통해 필립 로스는 자신이 그 그룹에 속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단숨에 입증한다. _북페이지

    [울분]에서도 로스의 힘과 강렬함은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그는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도 일상적인 특별함과 인정사정없는 회의론으로 무장한 채 대담하게 천국을 헤집으려 시도한다. 왜냐하면 그는 천국은 없다는 것을 완전히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_뉴욕 타임스

    사람을 홀리는 작품. 자신의 이야기를 투영시킨 듯한 로스의 이 소설은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읽게 된다. 대단히 멋지고, 대담하며, 흡인력 있다. _시애틀 타임스

    필립 로스는 날카로운 어둠과 코믹한 아이러니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고 있다. [울분]에서 로스는 뉴어크로 돌아가 모든 오래된 강박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_AP통신

    마커스가 아버지의 정육점에서 일하며 보낸 따뜻한 기억과 그가 휘두르는 칼이 언젠가 자신을 향할지도 모른다는 악몽을 결합하는 것이 분명 거장의 솜씨답다. _보스턴 글로브

    본문중에서

    “그런데 왜 이러시는 거예요, 아버지?”
    “인생이 그래서 그래. 발을 아주 조금만 잘못 디뎌도 비극적인 결과가 생길 수 있으니까.”
    “이런 맙소사. 꼭 점괘 과자에 나오는 말 같네요.”
    “그러냐? 그래?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말 같지 않고 점괘 과자에 나오는 말 같아? 내가 내 아들한테 아들 앞에 놓인 미래, 작은 것으로도, 아주 작은 것으로도 부서질 수 있는 미래에 관해 말하는데, 그게 그렇게 들려?”
    (/ pp.23∼24)

    “실제로 아버지는 미쳤다. 소중한 외아들이 성인이 되어가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삶의 위험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걱정 때문에 미쳐버렸다. 어린 소년이 성장하고, 키가 크고, 부모보다 찬란하게 빛난다는 것. 그때는 아이를 가두어둘 수 없으며 아이를 세상에 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바람에 겁에 질려 미쳐버렸다.”
    (/ pp.15)

    “나는 그애가 두려웠다. 나는 아버지만큼이나 나빴다. 내가 바로 아버지였다. 나는 아버지를 뉴저지에 두고 온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불안에 나도 둘러싸이고, 불길한 예감에 나도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오하이오에서 나는 아버지가 된 것이다.”
    (/ pp.78)

    밖으로 나가니 햇빛이 환하게 빛나는 굉장하고 멋진 날을 맞이한 중동부 대학의 아름다운 캠퍼스 안이었다. 또 하루의 장엄한 가을날이었다. (…) 나는 녹색 사각형 안뜰을 가로 세로로 교차하는 돌길을 따라 걸어다니는 다른 학생들을 부러운 눈으로 보았다. 왜 나는 학생들의 모든 요구에 답해주는 작은 대학의 광채 속에서 저들이 누리는 기쁨을 함께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그러기는커녕 왜 모든 사람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일까? 갈등은 집에서 아버지와 시작되었다. 거기서부터 여기까지 끈질기게 쫓아왔다. 처음에는 플러서, 다음에는 엘윈, 다음에는 코드웰. 누구의 잘못일까? 그들의 잘못일까? 전에는 문제라고는 한 번도 일으켜본 적이 없는 내가 어쩌다 이렇게 빠르게 문제투성이가 되어버렸을까? 그러면서 왜 불과 일 년 전에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한 여자애에게 알랑거리는 편지를 써서 더 큰 문제를 자초하고 있을까?
    (/ pp.123)

    “그 캠퍼스를 지배하던 관습을 재구성해보고, 그 관습을 피하려던 괴로운 노력, 결국은 열아홉의 나이에 죽는 것으로 끝이 나게 되는 일련의 불운한 사건을 낳게 된 과정을 개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 pp.64)

    저자소개

    필립 로스(Philip Roth)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미국 뉴저지
    출간도서 25종
    판매수 7,926권

    1998년 [미국의 목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해 백악관에서 수여하는 국가예술훈장(National Medal of Art)을 받았고, 2002년에는 존 더스패서스, 윌리엄 포크너, 솔 벨로 등의 작가가 수상한 바 있는, 미국 예술문학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Letters) 최고 권위의 상인 골드 메달을 받았다. 필립 로스는 전미도서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펜/포크너 상을 세 번 수상했다. 2005년에는 "2003∼2004년 미국을 테마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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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 옮긴 책으로 《로드》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 《책도둑》 《미국의 목가》 《에브리맨》 《울분》 《포트노이의 불평》 《굿바이, 콜럼버스》 《네메시스》 《죽어가는 짐승》 《달려라, 토끼》 《제5도살장》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 문화사》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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